50대 명사 - 지금의 삶이 내 인생의 전성기라 말하는 우리의 헤이데이 피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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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ORY 1 : G&M 글로벌 문화재단대표 문애란

G&M 글로벌 문화재단대표 문애란

“남들이 전성기라고 말해주는 건 의미가 없어요. 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야죠. 전 매일매일이 저의
전성기라고 생각해요. 범사에 감사하며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 생각하면 못할 것도 안 할 것도 없죠.”

열심히 일한 당신, 내일 또 열심히 일하라
‘한때’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 없다. 광고 회사 ‘웰컴’의 대표로 칸 국제 광고제에서 상 받고 국민훈장을 받으며 카피의 여신으로 잘나가던, 이라고 말할 일말의 건덕지도 없을 만큼 그녀는 지금도 잘나가며 여전히 일과 뜨거운 관계를 맺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실행을 향해 열정을 쏟아붓는 분야가 달라졌다는 것. 문화 콘텐츠 지원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실천하는 배움을 후원하는 단체인 G&M 글로벌 문화재단에 몸담으면서 그녀는 인생의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광고쟁이로 살면서 쌓아온 인맥은 훌륭한 자산이 되어 기꺼이 그녀의 일에 동참하고 있으며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배워온 여러 가지 스킬은 그녀다운 후원을 만드는 가장 필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매일매일이 자신의 전성기라고.” 여기에는 작위적인 설명도 필요 없고 사사로운 분석도 필요 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올라온 하얀 머리카락들은, 불란서 여배우보다 우아하고 짱짱한 웃음소리는 강원도 깊은 계곡 물소리보다 시원하고 청량하다. 곱절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날마다 새롭게 움트는 그녀만의 ‘원 데이 전성기’는 내일도 계속된다.


PEOPLE STORY 2 : 패션 디자이너 박윤수

패션 디자이너 박윤수

“인생을 여유롭게 바라보게 되면서 늘 바쁘다는 핑계로 묻어두었던 아이스하키가 생각났죠.
한 시간 땀 흘린 열정은 고스란히 일로 연결되기에 더더욱 이 시간이 소중해집니다.”

얼음장 위에서 찾은 인생 최고의 짜릿한 즐거움
뉴욕 컬렉션에 다녀온 그는 각종 보호대로 꽉 채워진 울퉁불퉁한 유니폼에 스케이트를 신고 아이스링크장에 나타났다. 피곤에 시달릴 법한데도 그의 얼굴에는 상남자의 시원스런 웃음기가 실려 있다.
주름이 훨씬 적었던 그 시절에 했어야 마땅할 이 거친 아이스하키를 세월의 흔적이 확연히 드러나는 나이에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인생을 몇 발자국 멀리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여유’란 자가 나타나면서부터였다. 예나 지금이나 옷을 디자인하는 일은 똑같다. 하지만 열정은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지면서 더욱 더해졌고 거기에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빅박(Big Park)을 론칭하면서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나이 먹고 생긴 여유와 거기에 옵션으로 따라온 너그러움은 스케이트광이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냈고 그를 이내 열정의 아이스 하키장으로 내몬 것이다. 부딪히고 쓰러지고 때론 뼈가 부러지는 고통이 있을지언정 이 얼음장 위 거친 운동은 인생의 연륜에서 찾은, 즐거운 인생이 뭔지를 가르쳐준 현자의 큰 선물이다.


PEOPLE STORY 3 : 작가 김욱

작가 김욱

“어째 나이를 하루하루 더 먹을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이 떠오를까? 언제가 전성기냐고?
나이 들어서 못 할 일이 없고, 늙어서 안 된다는 마음도 사라졌지. 그 통쾌함을 맛보지 못한 채 죽는것 보다 억울한 죽음이 어디 있겠어.”

글 쓰고 마시고 놀며 즐기는 80대 청춘 실록
숫자로 보는 김욱은 굵고 길며 화려하다. 서울대 신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신문과 경향신문, 중앙일보 등에서 30년 넘게 기자생활, 퇴직 후 10년 동안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기막힌 불운으로 68세에 가진 돈 다 날리고 70세 넘어 작가로 등단, 일본어 번역서 200여 권 및 책 7권 출간, 현재 나이 85세. 95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연애할 거라는 꿈을 꾸는 노장이다. 생애 마지막 대출 창구로 선택한 번역 일로 돈 벌기 시작해서 이젠 출판사에서 모셔야 할 작가가 되기까지 별별 취급 다 당해봤지만 나이가 들어도 머리가 잘 돌아가서 일할 수 있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동생이 선물로 안긴 만년필로 쓴 그의 글, 그 금은보화 같은 글을 빌어 얘기 하자면 늙음에 굴하지 않고 쿨하게 박력 있게 노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욕이 넘치는 건강한 마음으로 젊은 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무엇이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의 마사지가 경직된 노년의 몸을 주물러준다. 그러면 머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몸과 머리가 제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다. 나이 들어서 못 할 일이 없고, 늙어서 안 된다는 마음도 사라진다. 그 통쾌함을 맛보지 못한 채 죽는 것보다 억울한 죽음은 없다.


PEOPLE STORY 4 : 화가 이희재

화가 이희재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찾아온 열정은 하루가 다르게 더 큰 기쁨과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저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어요. 전 성격이 지랄 같아서 그림도 지랄같이 그려요.
그 지랄 같음으로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고 있죠.”

붓 들면서 시작된 전직 모델의 진짜 마이 웨이
모두들 예쁘다 예쁘다 해주던, 대한민국 톱 모델이던 그때가 화양연화인 줄 알았고 이름 석 자 걸고 시작한 패션 사업과 차밍 스쿨로 대박 나고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그때가 인생의 절정인 줄 알았다. 그러다 쓸개 수술로 시작된 길고 긴 휴식은 그녀의 손에 색연필을 쥐게 했고 그 색연필은 미친 듯이 그림 그리는 지금의 그녀를 만든 첫 번째 도구였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오십. “전 성격이 지랄 같아서 그림도 지랄같이 그려요.” 그녀의 솔직 화법은 그림과 상통하기에 지랄같이 한 작품 완성하고 나면 뼈는 삐거덕 소리를 내고 근육은 씰룩거리며 성질을 부린다. 일주일을 누워 앓다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캔버스 앞에 선다. 그리고 다시 몇 배는 더 지랄같이 그림을 그린다. 이 지랄 같은 열정은 모델이나 사업가였을 때보다 더 큰 희열과 벅차오르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중추이긴 하지만 ‘지금 화가로서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세월 따라 더욱 리드미컬하게 변하는 그녀 인생의 포물선은 또 다른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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