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지켜다오 지방선거 전(前), 공약 왕중왕전(戰)

기사 요약글

선거철이 돌아왔다.

기사 내용

각종 공약이 쏟아지는 때다. 이쪽에서는 ‘무상 틀니’를 끼워주겠다고 난리, 저쪽에서는 재취업을 시켜주겠다고 난리니 이거 눈 돌아간다. 투표장으로 달려갈 50+에게 묻고 싶었다.
어떤 공약이 마음에 드세요?

 

 

무상복지 정책

‘품 안의 자식’ 못지않은 게 바로 ‘수중의 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겠다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이 무상 정책 중 1위를 차지했다(참고로 올 7월부터 65세 노인에게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데 이는 소득이 하위 70%인 경우에 한해서다). ‘공짜 버스’는 현장 투표에서는 2위를 차지했지만 실제 경기도 시민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6.6%는 지자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 이를 반대했다. 공짜가 아무리 좋아도 막상 ‘내 고장’ 문제가 되면 표심이 현실적으로 변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10만원 내외의 효도 수당’에 대해서는 ‘너무 적다’는 반응이 대다수.

  • 현장에서
    결과와 다르게 ‘무상’이란 글자에 펄쩍 뛰는 어른들 참 많았다. ‘다 거짓부렁’이라며 지팡이를 탕탕
    내려치던 노인은 “이거 다 니들(젊은이) 주머니에서 걷힐 세금”이라고 핏대를 세웠고, ‘국민성’을
    운운하던 한 아저씨는 “정몽준 아들 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폭탄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설문에 응했으니 선물 2개를 달라던, 꽃분홍 립스틱 아주머니는 연금 20만원으로 친구들과 여행
    계를 붓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자랑했다.

 

 

거주 정책

지난해 기준 국내 독거노인은 119만 명, 오는 2035년이 되면 343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독거’는 외로움이나 생활비 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뭉쳐야 산다’는 의견들이 유독 많았다. 이런 심리를 반영한 결과 독거노인 공동생활 공간 조성이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오른 ‘실버 전용 임대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의료, 건강, 생활 서비스를 다 갖춘 ‘꿈의 공공임대 주택’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외에도 건설사와 연계해 아파트 1층에 공동식당, 보건소를 설치하겠다는 후보(정용 무소속 세종특별자치시장)도 있었고, ‘민간사업자만 좋은 일 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던 장기요양기관 문제에 대해 공공 비율을 최소 30%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후보 윤병태 통합진보당 경북도지사)도 있었다.

  • 현장에서
    거주 문제가 나오자 설문과 아무 관련도 없는 아들, 며느리 얘기가 쏟아졌다. 한집에 살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긴 싫으니 공동주택에라도 들어가 속 편하게 살고 싶다는 것. “굳이 돈 들여 인공적인
    실버타운 조성할 게 뭐 있냐, 내 집 주변 병원, 식당을 연계해 기존의 동네를 실버타운화하는 방법도 있다” 며 나름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어른도 있었는데 그 주장이 꽤 설득력 있어 솔직히 놀랐다.

 

 

의료 정책

1위를 차지한 무료 간병인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출근하는 자식한테 부담을 주기 싫어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정당 10대 정책 중 하나로 이를 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건강보험에
간병보험을 별도로 신설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시행 시 연간 소요액은 약 3조877억원 정도. 이 경우 직장인은 1인당 월 2,610원을 부담하게 된다. 두 번째 지지를 받은 새누리당의 무료
독감 예방접종은 그간 보건소에 한정돼 있던 혜택이 동네 병· 의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여기에 예방, 진단, 치료, 재활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치매 상담 서비스’로 유권자를 공략하는 중.
어르신들의 ‘등골브레이커’로 꼽히는 틀니는 현재 만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들에게는 전액 무료,
75세 이상 노인에게는 부분 틀니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모두 무상 틀니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2013년 <치과의사협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자기 치아를 온전히 보유한 비율은 6.5% 정도. 이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어르신들이 늘어날까?

  • 현장에서
    “덮어놓고 퍼주다간 거지꼴을 못 면한다.” 잘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사람이나 똑같이 퍼주는 게
    제일 불평등한 것이라던 방배동 토박이 B 씨는 끝으로“나는 안 줘도 된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새정치민주연합 : 아파서 누워 있으랴 아들, 딸 밤새 간병시키랴 고생이셨죠? 무료 간병인제 저희가 도입합니다~, 새누리당 : 저희 당을 찍으면 독감예방주사 공짜로 놔드려요~ , 통합진보당 : 어르신들 씹고, 뜯고, 맛보셔야죠. 무상 틀니 쏩니다~

 

 

취업 정책

‘가장 좋은 복지는 좋은 일자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니어에게 취업은 생존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무릎을 탁 칠 만한 공약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눈에 띄는 일자리 정책을 꼽아보자면 새정치민주연합의 65세 이상 근로 어르신 고용보험 적용, 겨레자유평화통일당의 노인 대리보모제(고아, 유아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도. 대개 고용안정센터, 은퇴자맞춤협동조합 등의 기관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이 많았다. 취업이야말로 가장 제시하기 어려운 공약임을 알기 때문인지 설문조사 현장에서도 스티커 부착률이 미미했다.

  • 현장에서
    반응은 크게 3가지였다.
    체면이 밥 먹여주냐형 : “왕년에 뭘 했는지가 대수냐, 경비원이든 마트 캐셔든 나갈 곳 있다는 게
    좋은 거다.”
    내가 뭐라고형 : “창창한 젊은 애들도 취업 못해 안달인데 나이 든 우리가 무슨 재주로?”
    안빈낙도형 : “적게(연금)받아 적게 쓰면 되지 뭘.”

 

 

후보들이 제안한 황당 공약들, 유권자가 제안한 우수 공약들(아래 텍스트 참조)

 


후보들이 제안한 황당 공약들

‘시민 봉사에 앞장서는 웨이터 시장! 나태한 공무원들에겐 호랑이 시장’- 서울시장을 노리는 모 후보의 ‘카바레 돋는’ 자기소개.

OO자치시장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OOO 후보입니다. (실제 한나라당이 있긴 하지만, 이 문제적 인물(?)은 본래 새누리당 출신이었다) - “저… 후보님… 언제 적 한나라당 인가요… 자기 소속은 알고 나오셔야죠.”

저는 이런 어마무시한 공약을 실천할 것입니다. 믿어주십시요. 사업 목표 : 새로운 느낌, 이행 방법 : 의견 모으기 - 저… 후보님 막 던지다가 당선되시면 의견을 모아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실 건가요?

유권자가 제안한 우수 공약들

버스 승강장의 의자가 도로에 너무 가까이 있어 어르신들이 위험해요.

횡단보도는 우측통행인데 좌측에 보행 신호등이 있어 어르신들이 보기 불편해요.

학교에서 만드는 단체급식 중 일부를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으로 배달시켜주세요.

근무했던 직장에서 명예 근무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후배들의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도록이요.

어르신을 부양하는 가족에게 의료비 혜택을 주세요.

실버기금센터를 만들어 1천원이라도 기부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사랑의 봉고차를 운행해 농촌 지역 어르신들이 편하게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노인을 모시고 보건소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세요.

공무원 업무 시간 외에 독거노인에게 1시간 봉사하기 운동을 전개해주세요.
 

  • 본 설문조사 문항은 지난 5월 7일 기준, 선거관리위원회에 공개된 예비 시·도지사 후보 75명의 공약을 토대로 작성했으며
    제시 문항에는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일시: 5월 13일~15일 3일간
  • 장소: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중구
  • 대상: 50대 이상 유권자
  • 일부 문항의 경우 참여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두 설명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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