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돌봄이란, 한 번 가볍게 툭 내려놓고 날려버리는 것

기사 요약글

<자기돌봄캠프>는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은 뒷전으로 미뤄둔 돌봄가족들의 삶을 앞으로 꺼내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다치고 상처 난 곳을 살피고, 함께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화창한 봄기운이 가득한 5월 9일~10일, 17명의 돌봄가족들이 서로의 삶을 함께 꺼내고 나누었습니다.

기사 내용

 

 

 

# 미안함, 걱정, 억울함. 오늘만큼은 잠시.

 

 

 

“친정엄마를 모시는 중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울증에 치매 판정을 받으셨어요.

시골에만 살던 어머니인데 도시에서 강제로 모시는 게 너무 죄송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는데,

제가 화를 많이 내서 미안해요.”

 

“가끔 내가 왜 엄마를 모셔야 하는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형제들도 조금 도와주다가 이제는 자연스레 멀어지고 저게에만 맡기는 것 같아 억울한 생각도 드네요.”

 

“아들이 발달장애인데 제가 먼저 죽으면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이 많아요.

아들이 사회 속에서 당당히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발달장애인 아들과 중풍이 온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을 케어하느라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미안해요.” 

 

 

자기돌봄캠프는, 가족을 돌보느라 그동안 어디에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꺼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심리 상담 전문가 문기옥 선생님이 건넨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17명의 돌봄가족들은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하다가도 결국에는 하나같이 아픈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고백합니다. 함께 다독일 시간, 우리는 풍선을 하나씩 크게 불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날려버리고 싶은 내 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풍선에 담기로 했습니다.

 

아픈 가족에 대한 걱정, 돌보는 삶에 대한 무기력함과 게으름, 슬픔, 분노, 불안, 짜증, 두려움,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까지우리를 무겁게 누르던 것들이 가벼운 풍선에 담겨, 훅 날아갑니다.

 

 

 

 

# 싫다고 말해도, 착하지 않아도, ...

 

 

풍선 하나 날리는 것으로 모든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가 날라가지는 않겠지요. 지금부터는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7명의 돌봄가족들은 서로에게 나 자신에게 다짐하듯 이야기했습니다. 그동안 충분히 헌신적이고 그래서 대단한 삶이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박수 쳐주는 시간.

 

 

 

힘든 돌봄의 삶 속에서도 조금만 더 여유롭고 자유로울 수 있기를!”

 

하루에 한번 웃을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기! 좋아하는 영화 보고 책 읽기!”

 

치매 엄마와 함께 하는 좋은 시간과 감정들 기억하기

 

무엇보다 내가 건강하기.”

 

 

캠프가 끝나고, 가족을 돌보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 뒤, 어쩌면 그전처럼 또 무겁고 부정적인 마음과 상황들이 찾아올지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함께 해봤던 것처럼, 그저 가볍게 한 번 툭 날려보세요. <자기돌봄캠프>에서 한없이 가볍고 자유로웠던 시간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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