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행 관련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휴가차 떠난 여행이 시작이었습니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을 여행했는데 그저 관광만 하고 오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언어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싶어 중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날 바로 중국어 학원에 등록했어요.
중국어를 시작으로 이후 어떤 공부를 했나요?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했고 한자지도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중국어와 한자를 공부하다 보니 일본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공부하는 거 한중일(韓中日)로 가자’라는 생각에 일본어 공부도 바로 시작했죠.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부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세계 여행에 필요한 가장 기본 언어는 영어잖아요. 영어 통역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어요.
이 자격증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하는 유일한 통역 분야 국가공인 자격증인데, 그 전까지 제 영어 실력을 확인해 보려고 아들과 함께 시험 봤던 토익 공부가 전부였던 제게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죠.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도전한 결과 합격했습니다.
언어 공부로 시작해 이후에는 역사 공부까지 범위가 점점 늘었다고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시험 과목 중에 관광국사와 관광자원해설이있는데, 그 과목을 공부하면서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선조들의 업적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 길로 ‘우리 역사를 처음부터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마음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도 도전했어요.
이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하고 숭의여자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강의까지 하게 되었어요.
하나만 따기도 벅찬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할 수 있었던 공부 비결을 알려주신다면요.
저는 자투리 시간을 야무지게 활용했어요. 출근 시간이 50분 정도 걸리는데, 이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단어를 외웠습니다. 언어를 배울 때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공부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더라고요.
또 그 나라의 노래로 외국어를 익히면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고요. 그리고 언어는 발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튜브나 TED의 다양한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며 정확한 발음을 익혔어요. 그렇게 공부해서 틈틈이 해외여행 갔을 때 현지에서 실전 테스트를 하며 실력을 향상시켰죠.
한참 공부할 때는 저녁 약속도 안 잡고 독서실에서 공부했어요. 대부분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라 ‘저 아저씨 뭐야?’ 하는 눈총도 받았죠. 2010년 6월에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나갔더니 제가 최연장자더라고요. 그래도 ‘나는 꿈이 있다’는 신념으로 힘들지만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공부를 향한 제 열정이 아들에게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집에서 자연스럽게 면학 분위기가 조성됐고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겠다 하더군요. 또 제 노후계획도 생겼습니다.
지금 당장은 겸직할 수 없어 회사 생활에 집중하고 있지만, 퇴직 후에는 경복궁이나 창덕궁에서 가이드로 활동하고 싶어요. 외국 관람객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그들의 언어(일어, 중국어, 영어)로 들려주면 좋겠지요.
아직 공부할 결심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 주세요.
‘활도로 학도로(活到老 學到老)’, 즉 늙을 때까지 움직이고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는 뜻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배움은 계속됩니다. 공부 안에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의 방법이 다 들어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조혜련, 김예분, 권영찬이 계속 공부하는 이유
>> 여행에 관심 있다면, 공정여행 기획자 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