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화제 - 네 이웃의 여자를 탐하지 마라

기사 요약글

최근 2건의 살색 뉴스로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기사 내용

뉴스는 살색 소식을 싣고

검찰 고검장과 법무부 장관, 국회의장을 역임한 박희태 전 의원이 ‘딸 같고 손녀 같아서’ 골프장 캐디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찌르다가 까마득한 후배 검찰들에게 소환될 위기에 처한 게 하나고, 절세 미녀 톱스타 이민정을 아내로 둔 톱스타 이병헌과 관련된 소송 사건이 또 하나의 화젯거리다. 박희태 전 의장의 소식을 보면 일반인의 법 감정과 사회 지도층의 법 상식 사이에 괴리감이 존재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인은 바쁜 라운딩 시간을 쪼개가면서 딸이나 손녀의 가슴을 만지진 않으니 말이다. 이병헌의 소송 사건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 내연 관계였다고 말하는 미녀 모델과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 50억원을 뜯어내려는 꽃뱀, 협박범을 용서할 수 없다는 이병헌의 주장이 상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진실이든 ‘나에게 이민정 정도의 아내가 있다면 외출도 하지 않고 두문불출 사랑에 빠져 시간을 보낼 텐데’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남자들은 ‘복에 겨워 살색소송까지 일으킨’ 이병헌을 분노의 눈초리로 쏘아보고 있다. 도대체 왜, 우리 남자는 지천명의 나이를 넘겨서도 하늘의 말씀보단 여자의 호르몬에 더 강렬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성 추문의 어제, 어우동에서 윤창중까지

조선 최대의 스캔들로는 어우동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성종 재위 기간인 1400년대 후반 인물인 어우동은 외교부 문서관리과에 해당하는 승문원 고위 관료의 딸로 왕실 종친과 결혼했다. 하지만 은세공 기술자와 눈이 맞아 쫓겨난다. 그리고 두 명의 왕실 종친들(세종의 손자, 정종의 증손자), 다수의 고위 관료들과 성추문을 일으켰다. 제3공화국에선 정일권 총리가 정인숙 스캔들로 낙마했다. 정인숙의 아버지는 대구 부시장이었는데 4.19 이후 몰락했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기 전 좋은 교육을 받은 그녀는 유창한 영어와 세련된 매너로 사교계의 에이스가 되었다. 그리고 국무총리 정일권을 포함해 당대 최고 관료들과 염문을 뿌리다 친오빠의 차에서 살해됐다. 참여정부에서는 기획예산처 장관을 역임한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균이 학력을 위조해가며 미술계의 총아로 떠올랐던 신정아와 스캔들을 일으키고 사임했다. 현 정부의 초대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은 성 추문에는 국경이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그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서 미국 외교부 인턴을 성추행하는 엽기 행각을 벌여 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지구촌 성 추문, 세계는 하나

스캔들로 패가망신한 정치인과 연예인은 한둘이 아니지만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양쪽을 오가는 능력자라 남다르다. 해외 태생에게 대통령 출마 자격을 주지 않는 미국 법상 최고의 선출직인 주지사(캘리포니아)까지 오른 그는 가정부와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출산했다. 미국의 엘리엇 스피처는 별명이 ‘저승사자’인 검찰총장 출신으로 큰 인기를 얻어 뉴욕 주지사에 선출됐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검은 양말만 신고 미녀들을 탐닉하는 비밀 취미가 폭로되면서 2008년 사퇴해야 했다. 민주당 유력 하원의원이었던 앤서니 와이너도 뉴욕 시장 예비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는 자신의 나체사진을 10대와 20대 여자들에게 모바일로 뿌린 바 있다. 프랑스판 윤창중도 있다. 2011년 5월, IMF 현역 총재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은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여자 청소부를 겁탈하려다 실패하자 바로 공항으로 떠났다. 하지만 비행기 이륙 10분 전 미국경찰에 체포되면서 그가 이룬 모든 성취가 한 방에 날아갔다. 그의 이야기는 <웰컴 투 뉴욕>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누구나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심지어 남자뿐 아니라 여자들도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미모의 아내를 사회적 성취의 하나로 간주하기도 한다. ‘트로피 와이프(전리품 아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클린 케네디의 결혼을 들 수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고 5년이 지난 1968년, 환갑이 넘은 오나시스는 ‘아직은 삼십대’였던 재클린과 결혼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 결혼으로 오나시스는 세계 사교계의 왕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트로피 와이프는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가는 여정의 계단 또는 발판인 셈이다. 트로피는 예쁘기 때문에 가치를 지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미녀로 자신의 성공을 ‘장식’하길 원한다.

 

 

성취와 도박 사이

50대 남자들이여, 순간의 쾌락에 정신을 잃을 나이는 지나지 않았을까?


미녀를 포함한 사교계 활동을 통해 더 높은 성취를 이룬 오나시스 등과 달리, 어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이룬 성취를 걸고 도박판을 벌인다. 재킷의 화려한 황금 단추처럼 침대 시트를 미녀로 장식하겠다는 마음이다. 문제는 이겨서 획득해봤자 주변에서 황금 단추에 그다지 높은 가치를 실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박에 실패하면 빈털터리가 된다. 나이를 먹으면 연륜을 얻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많다. 건강 또는 애정을 기울여왔던 대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마음이 헛헛해지는건 인지상정이다. 미녀를 포함한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나 스킨십에서 이를 위한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 건 좋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황금 단추로 채우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늘 염문에 휘말렸지만 그의 전처와 아내, 최후를 지킨 여비서는 오히려 그를 옹호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을 연임한 빌클린턴은 상당히 많은 판돈을 아랫도리 관리 소홀로 날렸다. 이성을 보면 자연스레 발산되는 호르몬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하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분출된 호르몬에 취해 나락으로 향할지, 이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삼아 더 나은 쪽을 향해 나아갈지는 자기가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위태로워 보이는 중년의 나이라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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