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화장품 향이? 묘하게 중독되는 향신료 맛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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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을 잘 생각해보면 특유의 향 때문인 경우가 많다. 미리 알아둔다면 여행 중 메뉴 선택의 실패를 면할 수 있고, 반대로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될 세계의 독특한 향신료 맛을 소개한다.

기사 내용

 

 

 

깻잎을 닮아 더 배신감 느끼는 허브

일본 시소 シ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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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딱 깻잎인데, 맛은 전혀 다르다. 우리말로 차조기라고 부르는 이 식물은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허브다.

 

처음 맛보면 화장품 같은 강한 향이 느껴져 식욕을 떨어뜨리지만, 계속 먹다 보면 오히려 식욕 증진에 좋다고 한다. 일본에서 깻잎인줄 알고 먹었다가 이질적인 향과 맛에 놀라는 경우가 다반사.

 

일본의 김치인 우메보시(매실짱아치)를 담글 때 들어가고 오징어나 고등어 등 회를 먹거나 초밥을 만들 때 우리나라 깻잎처럼 쓰인다. 일본에서는 시소를 넣은 콜라도 나왔을 정도.

 

 

 

 

화장품 향, 먹다 보면 중독돼

중국·동남아 고수 Cori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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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화장품 향이 나는 풀로, 동남아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그러나 막상 먹다 보면 마니아가 되기도 하는 허브다. 초심자는 동남아 여행을 다닐 때, “고수는 빼달라”는 말을 배워가기도.

 

거의 모든 중국 요리에 들어가며, 태국의 똠양꿍, 베트남 쌀국수에 쓰인다. 향이 강하니 육류의 누린내를 잡아주는데, 한방 약재로 사용될 정도로 혈당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입냄새를 예방하는 효과는 덤이다. 그러나 찬 성질을 가진 채소라 많이 먹으면 복통과 설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주의할 것.

 

 

 

 

마라탕 맛은 내 덕분

중국 쓰촨 후추 Sichuan Pe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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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초피, 중국어로 화자오라 불리는 이 향신료는 얼얼한 매운 맛을 낸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았다가 마라탕의 인기와 함께 대중적인 맛이 됐다.

 

쓰촨 후추의 매운 맛은 혀를 마비시킬 정도로 매운 맛을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 요인이다. 알려지다시피, 훠궈,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롱샤, 마파두부 등의 중국 요리에 두루 쓰인다. 우리나라 초피는 추어탕이나 매운탕에 넣어 비린 맛을 잡는데 사용한다. 

 

 

 

 

오향장육의 향으로 친근

중국 스타 아니스 Star An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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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팔각, 영어로는 스타 아니스라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8개의 꼭지점을 가진 별 같은 모양인데,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감초향이 난다. 오향장육의 은은한 향을 떠올리면 쉽다.

 

중국 요리의 필수 재료로 동파육, 오향장육 등 삶은 고기 요리에 사용되는데 고기 누린내를 잡는데 탁월하다. 인도에서는 가람 마쌀라라 불리는 기본 향신료 조합에 들어간다. 중국에서는 관절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신종 인플루엔자의 약인 타미플루의 원재료이기도 하다. 

 

 

 

 

새콤달콤 팟타이 맛의 주범

동남아·인도 타마린드 Tamar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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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과 같이 생긴 콩과 식물로, 깍지 안에 새콤달콤한 맛의 과육이 들어 있다. 이 과육은 잼이나 음료, 양념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말린 뒤 향신료 믹스의 중요한 재료나 샐러드, 국물요리, 콩 퓌레 등에도 들어간다.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인도나 동남아 음식에 주로 쓰인다. 태국의 팟타이의 맛을 떠올리면 쉽다. 인도에서는 피클이나 주스로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생긴 건 부추, 맛은 양파

유럽 차이브 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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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자주 쓰는 허브로, 향이 강해 향허브라고 부른다. 톡 쏘는 양파향이 나며,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질적인 향이라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처음에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

 

부추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대개 생채소로 샐러드나 수프에 넣기도 하고, 오믈렛이나 닭, 생선 등의 육류 요리에도 즐겨 쓰인다. 버터를 부드럽게 한 뒤 다진 차이브를 넣어 허브버터로 만든 뒤 빵에 발라 먹기도 한다.

 

 

 

 

약간 쓴맛이 나는 금보다 비싼 향신료

유럽 사프란 Saff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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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산물 볶음밥인 빠에야의 노란색은 바로 사프란으로 내는 것이다. 붓꽃과의 일종인 사프란의 암술만을 이용해 만든 향신료로, 붉은 색을 띠고 있지만 음식에 사용하면 노란색으로 착색된다.

 

약간 쓴맛의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워낙 적은 양을 사용해서인지 맛보다는 색을 내는 용도로 사용된다. 생선요리에 잘 어울리고 그 밖에 음식에도 사용하지만 진정, 지혈, 월경곤란, 자궁 출혈, 백일해 등의 약재로도 쓰인다.

 

 

 

 

단맛부터 매운맛까지 한국인 입맛에 딱

헝가리 파프리카 가루 Paprika pow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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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파프리카는 파프리카 하면 빨강·초록·노랑의 3가지 색을 가진 달콤한 야채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헝가리 파프리카는 훨씬 다양하다. 헝가리어로 ‘파프리카’는 붉은 고추를 뜻한다.

 

매운 것부터 단 것까지 모양과 크기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내듯 말려 갈아서 파프리카 가루로 쓴다. 매운 맛부터 단 맛까지 다양한데, 헝가리 대표 요리 굴라시를 비롯해 돼지고기, 닭고기 요리 등 거의 대부분의 요리에 들어간다.

 

 

 

 

전쟁이 일어날 정도의 효능, 맛은 향긋

유럽 넛맥 Nutm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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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맥 나무 열매의 씨앗을 채취해 말린 것으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난다. 작은 호두 같이 생긴 씨앗을 그때그때 갈아 쓰기도 하고, 분말 형태의 넛맥가루를 쓰기도 한다. 향이 좋아 쿠키와 빵, 감자 요리에 쓰이며, 고기와 생선의 잡내를 잡는 데에도 좋다.

 

인도네시아가 원산지인데, 유럽강대국들 사이에서 이 넛맥의 원산지를 차지하기 위한 이른바 향신료 전쟁이 일어날 정도로 값비싼 대접을 받았다. 16~17세기에 넛맥은 위장약과 강장제로 쓰이는 귀한 약재였다. 당시에는 기침에서 흑사병에 이르기까지 유일한 치료법이 넛맥으로 지목될 정도였다.

 

그러나 아주 소량씩 써야 하고, 일정량을 넘으면 환각 증상이 나타나고 낙태약으로 쓰이기도 할 정도로 독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톡 쏘는 향을 가진 만병통치약

유럽·미국 세이지 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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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향과 자극적인 맛을 가진 세이지는 샐비어라고도 부른다. 요리에는 주로 잎과 부드러운 줄기가 사용되며, 주로 파스타, 수프, 생선이나 육류 요리에 골고루 사용된다.

 

극소량만 사용해도 될 정도로 향이 강해 육류의 누린내를 제거하고 특유의 향으로 육류의 풍미를 더해준다. 게다가 인후염, 편도염, 위장염에 효과가 있고, 소화도 돕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상큼하고 달콤한 레몬향

지중해 마조람 Marjo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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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향수와 약재로 사용된 허브다. 흰색이나 연분홍 꽃이 피는 마조람은 꽃이 지기 전에 뜯어낸 잎과 꽃을 건조시켜 향신료로 사용한다.

 

향은 상큼하고 달콤하지만, 맛은 달콤하면서도 약간 맵고 쓴맛이 나기도 한다. 비프스튜, 훈제오리나 거위 요리 등 육류 요리나, 샐러드 오믈렛, 감자요리 등에도 두루 쓰인다. 말린 그대로 차로 마시기도 하며, 오일로 만들어 화장품으로 사용된다. 신경계와 호흡기를 편하게 하며,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다. 

 

 

기획 서희라 두경아(여행작가)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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