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무릎 관절염으로 병원에 간 A씨

기사 요약글

10년 묵은 무릎 관절염, 난 이렇게 해결했다

기사 내용

 

57세 주부 김금숙 씨는 지난해 11월, 찢어진 무릎 연골을 곱게(?) 다듬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 6개월 차에 접어든 요즘, 서서히 집 주변을 돌며 재활을 하다 보니 막 걸음마를 시작한 돌잡이 아이가 된 기분이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만큼 무릎이 아팠으니 여기서 저만큼 걷는 것도 감격에 겨울 노릇. 지긋지긋한 관절염이 찾아온 건 10년 전, 김 씨가 불과 40대 후반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왼쪽 무릎에 시큰거림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파스를 사다 붙이곤 했던 그녀는 서서히 평지를 걸을 때조차 통증을 느끼게 됐다. 그러고 보니 한 덩치 하는 옆집 ‘언니’부터 매일 바코드 찍느라 바쁜 B마트 김 여사까지 다들 입버릇처럼 ‘무릎 아프다’ 소리를 했던 생각이 났다. 이거 예삿일이 아니구나 싶어 병원을 찾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처음엔 약물치료로, 그 후엔 물리치료와 주사치료 등으로 몇 년간 차츰차츰 ‘단계’를 밟아나가던 김 씨는 그나마 괜찮던 오른쪽 무릎마저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간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다리에 체중을 지탱했던 탓이었다. 양쪽 무릎에 물이 차오르는가 싶더니 뚝뚝 소리까지 났다. 퉁퉁 부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자 그녀는 수소문 끝에 강남의 큰 전문 병원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MRI 검사 결과 김 씨는 양 무릎 연골이 모두 파열된 상태로 수술이 불가피했다. 무릎 연골에 자가줄기세포를 이식한 뒤 펄펄 날아다니던 지인이 떠올라 “나도 그 수술을 받고 싶다”고 먼저 의견을 내기도했으나 세포 재생이 비교적 둔화된 50세 이상이어서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인공관절을 끼워 넣기엔 김 씨의 나이가 너무 젊었다. 인공관절 자체가 10~15년 정도밖에 쓸 수 없기 때문에 추후 재수술을 받아야 하기때문이다. 여러 가능성을 고려한 끝에 그녀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1년가량이 지나면 예전처럼 자유롭게 무릎을 쓸 수 있을 터. 일주일에 두 번씩 물리치료를 받으며 재활을 준비하는 김 씨는 “당당한 걸음으로 딸의 결혼식에 걸어 들어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제 김 씨의 경험을 토대로 ‘단계별 무릎 관절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Step 1. 문진표 작성
    처음 정형외과를 찾은 김 씨는 문진표부터 작성했다. 통증 부위, 정도, 복용 중인 약 등을 체크하는데 이를 토대로 의사의 초진이 이뤄지므로 미리 정확한 정보를 적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만일 타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엑스레이나 MRI 등의 자료를 챙겨 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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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2. 초진
    문진표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질문을 하던 의사는 김 씨의 무릎을 손으로 눌러 특별히 아픈 부위를 확인하거나 발목을 잡고 위 아래로 무릎을 굽혔다 펴며 어느 정도의 각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체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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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3. 엑스레이 촬영
    처음 병원을 찾았다면 대부분 엑스레이 촬영을 하게 된다. 관절 간격이 넓을수록, 연골 아래 뼈의 음영이 옅을수록 남아있는 연골이 많다는 의미인데, 이것이 다 닳아 뼈끼리 부딪히는 상황이라면 관절면의 가장자리에 뼈가 기형적으로 튀어나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면 이미 심각한 상황. 엑스레이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관절염 초· 중기의 경우 MRI를 이용해 정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당시 김 씨의 무릎 연골은 아직 수술을 요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당분간 약물치료와 주사요법을 병행하라는 처방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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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4. 약물+물리 치료
    관절염 약에는 진통제와 소염제, 해열제 성분이 들어가 있어 기존 복용하고 있던 약물과 충돌이 일어나진 않는지, 과다 복용하는 성분은 없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김 씨의 경우 기존 복용 중인 약은 없지만 ‘관절염 약은 중독의 우려가 있다’, ‘뼈가 약해진다’는 식의 소문이 무성해 꺼림칙한 마음을 가진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는 제대로 된 용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라는 주치의의 설명을 듣자 한결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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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5. 주사요법
    틈틈이 찜질과 물리치료를 받았던 김 씨는 인대 증식이나 연골 유연성에 도움을 준다는 주사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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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로테라피 :인대 증식 또는 PRP로도 불리는 이 주사는 인대에 고농도의 포도당을 주입해 인위적인 염증을 일으킨 뒤 면역반응을 이용해 손상된 인대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이 과정에서 콜라겐이 생성되기 때문에 약해진 힘줄과 인대가 튼튼해진다. 시술 시간은 약 15~20분.
      효과는 6주 후부터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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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골주사(히알루론산 주사) :우리 몸에는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이 물질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이를 인위적으로 주사하기도 한다. 활액의 점성과 탄력성을 회복시켜 관절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데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총 3회에 걸쳐 주사를 맞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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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6. 중기 - 관절경
    주사요법과 물리치료를 받을 때마다 통증이 줄고 관절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효과가 몇 년간 지속되진 않았다. 걷거나 서기를 피할 순 없으니 주사나 물리치료가 주는 효과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 결국 김 씨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무릎이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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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골이 파열된 경우) 양 무릎의 연골이 모두 파열된 상태였던 김 씨는 무릎에 7.5mm 굵기의 침(내시경)을 꽂아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기로 했다. 척추마취(경우에 따라 국소마취도 가능)를 한 뒤 수술대에 오른 김 씨에게 의료진은 너덜너덜해진 양쪽 무릎 연골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수술을 실시했다. 연골이 파열됐을 뿐 마모 상태는 그리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연골을 잘 활용하면 15년 이상 버틸 수 있었다. 연골이 완전 마모돼 위 뼈(대퇴골)와 아래 뼈(경골)가 닿을 정도가 되면 그때 최후의 방법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도 될 일이었다. 2시간가량 수술을 마친 뒤 3일간 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던 김 씨는 비록 부축을 받긴 했지만 제 발로 퇴원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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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밖의 중기 수술법
    • - 관절의 한 부분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 절골술 정강이뼈를 반대쪽으로 휘어지게 교정하는방법으로 무릎 안쪽에 쏠린 체중을 바깥으로 분산시키는 수술법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부위가 무릎 안쪽에 국한해 발생한 경우, 휜 다리(O자 다리) 환자 등 제한적인 범위에 한해 수술이 가능하며 65세 이하의 환자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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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관절염이 심각하지만 인공관절 수술까지는 무리일 때: 줄기세포 연골 재생술 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이식해 재생시키는 방법으로 부작용이 적고 간편하다. 관절경을 통해 이뤄지는 이 수술은 자신의 골수, 피하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거나 타인의 태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치료제를선택할 수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이식이 가능한 줄기세포 치료제와는 달리 자가 줄기세포는 재생이 활발한 50세 미만의 환자에게만 해당된다. 수술 소요 시간은 1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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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p 7. 말기 - 인공관절 수술
    관절염의 최종적 치료이다. 뼈의 겉면을 곱게 다듬은 후 얇은 특수 금속막을 관절 겉면에 씌워 그 중간에 연골 역할을 하는 특수 플라스틱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수술 규모가 비교적 큰 데다 인공관절의 수명(일반적으로 10~15년)이 정해져 있어 60세 이상의 환자에게 최후의 방법으로 권하고 있지만 연간 2만5천 건의 인공관절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다. 정도에 따라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바꿔주는부분치환술과 전체 연골을 다 갈아야 하는 전치환술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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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무릎 관절염 치료 환자는 한 해 244만여 명. 그중 50대 이상이 222만여 명이었다. 환자 10명 중 9명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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