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돌봄이란, 온전한 내 편을 내 곁에

기사 요약글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 사이에서 의학적인 치료를 제외하고 ‘최고의 치료 약’으로 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배우자’인데요. 암 환자 곁에서 사회, 경제, 정서적으로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을 하는 배우자들의 태도는 생존에 대한 환자의 의지를 높이고, 치료 효과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사들의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던 2023년 7번째 자기돌봄캠프는 암 경험자 부부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기사 내용

 

 

 

# 보호자를 넘어, 변함없이 믿음직한 동반자로

 

 

전성기 자기돌봄캠프는 아픈 가족을 보살피는 돌봄 가족들이 참여하는 캠프입니다. 이 날 만큼은 가족을 케어하는 수고로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누군가의 보호자가 아닌, 나 자신으로 오롯하고 자유로운 쉼과 힐링을 선물하는 시간이지요.  

 

그런데 최근 2번의 캠프에서는 예외적으로 암 환우 커뮤니티 <아미다해>와 함께, 길고 어려운 암 치료 과정 동안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는 암 환우들과 그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케어하고 있는 가족들을 함께 초대했습니다

 

암 환우와 부모님과의 동반 캠프에 이어 지난 6 13~14일에는 암 환우와 배우자들이 전성기 자기돌봄캠프가 열리는 남이섬에 모였습니다.

 

암 환우 부부가 함께 하는 자기돌봄캠프는 출발부터 조금 달랐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기존의 캠프 참가자들은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충남 세종, 경북 영주 등 멀리 지방에서 새벽부터 운전대를 잡고 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라면 그 어떤 먼 곳도 기꺼이 갈 수 있다는 용기와 정성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오늘이 암 진단을 받은 지 딱 1주년이 된 날이라는 부부, 재발과 전이의 불안을 함께 지나오며 5년 생존율의 고지를 목전에 둔 부부 등 저마다의 사연과 치료 과정은 제각각이었지만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캠프 기간 내내 밥 먹을 때, 차 마실 때, 산책할 때,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등 매 순간 서로를 먼저 챙기고 살피는 모습입니다.

 

서로에 대한 그들의 배려가 더욱 특별했던 것은 누가 암 환자이고, 누가 보호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였다는 것인데요.

 

앞서 ‘암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 약은 배우자’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배우자가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상대 배우자의 정신건강이 매우 위험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배우자 한 사람에게 암이라는 큰 질병이 찾아왔을 때 그 여파는 부부 모두의 건강을 위협할 만큼 크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일방적인 보호자와 환자가 아닌, 끈끈한 동반자로 서로를 함께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치료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서로를 잘 돌보며 살아온 부부들을 보며 미국의 정신의학자 칼 매닝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랑은 사람을 치료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  손 편지로 전하는 진심, 디어 마이 내 편  

 

 

자기돌봄캠프에서는 늘 종이와 펜을 넉넉히 준비합니다. 손으로 글씨를 직접 쓰는 일이 점점 귀해지고 있는 요즘, 모처럼 여유롭게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써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고자 함인데요.

 

이번 캠프에서는 그 시간을 배우자에게 손 편지를 쓰는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이날 서로에게 쓴 편지는 자기돌봄캠프에서 잘 보관하고 있다가 생각지 못한 어느 날, 반가운 소식처럼 배달될 것이라는 작은 설렘을 남기고, 캠프를 마쳤습니다.

 

온전한 내 편이 곁에 있다면 암도 기꺼이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주신 20명의 참가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