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지도사,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중년에게 권합니다

기사 요약글

장례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관리하는 장례지도사는 국가자격증이 생기고, 대학에도 장례학과가 신설되면서 전문성을 갖춘 유망 직업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학력,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에 삶의 이력이 많은 중년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기사 내용

 

 

 

어떻게 장례지도사가 되었나요?

 

 

20년 가까이 운전직에 종사하다 장례지도사로 전직했습니다. 상조 회사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돕다가 장례지도사라는 직업과 관련 자격증을 알게 되었죠.

 

교육기관에서 장례지도사 과정을 모두 이수한 뒤 현재는 현대요양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지도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우선 갑작스럽게 상을 당한 유족들이 장례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장례 절차를 안내하고, 장례식에 쓰이는 장제 기구와 수의, 관, 상복 대여나 구매를 도와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시신 관리인데, 시신의 머리와 팔, 다리 등 자세를 바로잡고 가지런하게 하는 수시(收屍), 시신을 깨끗하게 씻겨서 수의를 입히는 염습(殮襲), 시신을 관에 눕히고 흔들리지 않게 관 속에 벽지나 삼베 등을 채워 넣는 입관(入棺) 등의 작업을 합니다.

 

장지로 출발하기 위한 출상 준비와 발인제진행, 장의차를 이용해 화장터나 장지로 관을 운반한 후 무덤에 내려놓는 하관(下棺) 작업까지 담당합니다.

 

 

장례지도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요?

 

 

한 가지 방법은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서 장례지도학과나 장례행정복지과를 전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을지대, 대전보건대, 동부산대, 창원문성대에 장례 관련 학과가 있지요.

 

다른 방법은 각 시와 도에 신고된 장례지도사 교육기관에서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됩니다. 전국에 약 75개의 교육기관이 있으며,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시스템(www.ehaneul.go.kr)에서 교육기관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이론 150시간, 실기 100시간, 실습 50시간 등 총 300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교육 과목은 장례 상담, 장례 시설 관리, 위생 관리, 염습 및 장법 실습 등 총 9개입니다. 교육비는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0만 원 정도이고, 만 19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 외에 성별이나 학력, 경력 제한은 없습니다.

 

 

교육기관에서 취업까지 연결해 주나요?

 

 

현재 근무하는 현대요양병원 장례식장에서 제가 교육받은 교육기관 원장님에게 수료생 추천 의뢰가 왔어요. 원장님이 저를 추천했고 바로 현대요양병원에 취업했지요. 하지만 이렇게 교육기관으로 직접 추천 의뢰가 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보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근무시간은 장례 일정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개 삼일장이 많다 보니 이틀 일하고 하루 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일하고 보수는 월평균 250만 원 정도예요.

 

근무 일수에 따라 이보다 좀 더 많을 때도 있는데, 일반 장례식장은 기본급과 장례 건수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이지요. 일이 많으면 그만큼 수당이 더 붙는다고 보면됩니다. 물론 장례 건수가 적으면 그만큼 급여도 적어지죠.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장례지도사에 도전하고 싶지만 염습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염습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잘하고 못하고는 개인차가 커요. 무엇보다 고인의 시신을 직접 만지고 다뤄야 하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죠.

 

또 유족의 심정을 배려하는 마음과 유족을 위한 적절한 언변도 갖춰야 해요. 시신을 만지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유족의 마음을 달래는 것입니다. 염습은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지만, 정중한 말투와 적절한 단어로 유족의 슬픔을 달래고 염습 과정을 이끄는 것은 쉽게 익히기 어려워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가끔 유별난 유가족이 있어요. 계약 조건에 동의했음에도 그대로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간혹 유족의 무리한 요구를 참지 못하고 욱하는 장례지도사도 있습니다. 경황이 없는 유족은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라 세심하게 돌본다는 마음을 가지고 대처해야 해요.

 

 

어떤 사람에게 장례지도사를 추천하나요?

 

 

상담 능력이 있고 유족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분이 유능한 장례지도사예요. 대기업 영업직이나 호텔, 백화점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은 서비스 마인드가 몸에 배어 있어 잘 적응하더라고요. 유족의 만족도도 아주 높고요. 이런 유족들이 주변에서 상을 당하면 좋은 기억이 있는 장례지도사를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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