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에서 편집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다

기사 요약글

월간 <작은책> 편집장이자 여러 권의 책을 쓴 안건모 씨. 매달 전국으로 글쓰기 강연까지 다니고 있으니 누가 봐도 글쓰기의 달인이 분명하지만 그의 과거는 좀 색다르다.

기사 내용

 

 

 

예전엔 어떤 일을 했나요?

 

 

전직은 버스 기사였어요. 스물일곱 살에 시작해 20년 가까이 버스를 몰았는데, 2005년부터 <작은책>이라는 정기간행물의 편집장을 맡게 되면서 그만뒀죠.

 

 

버스를 운전하다가 편집장이 되었다고요?

 

 

하루아침에 된 것은 아니고, 원래 ‘글 쓰는 버스 기사’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우연히 월간 <작은책>을 보면서부터 펜을 들고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했지요.

 

평소 글은 대단한 사람들만 쓰는 걸로 생각했는데, 그 책에는 청소부, 가사도우미, 간호조무사 같은 평 범한 사람들의 글이 있었습니다. ‘어? 나같은 사람도 글을 쓸 수 있겠구나!’라는 엄청난 충격과 용기를 동시에 받았지요.

 

 

글쓰기를 따로 배웠나요?

 

 

글쓰기 책을 500권쯤 읽은 것 같아요. 그런데 두루뭉술해서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글쓰기 모임에 나갔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모임 시간 전까지 써서 남들한테 보여줬더니, 쑥스럽기는 해도 실력은 확확 늘더라고요.

 

 

주로 어떤 내용을 글에 담았나요?

 

 

생각을 글로 적는다는 건 단순히 표현 욕구를 충족하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무임승차를 요구하는 건달과 실랑이를 벌인 일부터 기사를 옥죄는 버스 회사의 불합리한 횡포까지 낱낱이 적어 이를 <작은책>과 <한겨례신문>에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말로 하소연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반향이 일어났지요. ‘버스 기사들이 그렇게 힘들게 근무하는 줄 몰랐다’며 위로해 주는 사람도 나타났고,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생겨났습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 더욱더 글쓰기에 몰두했어요.

 

 

버스를 운전하면서 글은 어떻게 썼나요?

 

 

운전하다가도 글감이 떠오르면 신호 대기할 때 꼭 메모지에 적어놓곤 했어요. 그리고 승객들한테 읽어봐달라고 부탁하는 게 참 재미있었죠. 이해된다고 하면 내가 글을 잘 썼구나 싶었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면 다시 다듬고 또 다듬었어요.

 

결국 ‘운전대’를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펜’을 잡게 되고, 그토록 좋아하는 글쓰기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네요.

 

 

글을 잘 쓰는 비결이 있을까요?

 

 

맞춤법이 틀리든 문맥이 안 맞든 일단 솔직하게 살아온 얘기를 써보세요. 그다음엔 남에게 보여주세요. 자기만 보면 일기밖에 안 되거든요. 글쓰기 모임에 나가서 강제로라도 쓰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렇게 한두 번 하면 확실히 글쓰기에 재미가 붙을 겁니다.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글을 쓰냐”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저 같은 사람도 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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