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땀과 재능을 나누다

기사 요약글

최근 10여 년 사이에 해외 봉사 현장에서 활약하는 중장년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건강하게 은퇴 후, 의미 있는 삶을 찾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열정은 해외 봉사 현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기사 내용

 

 

 

해외 봉사 활동이라고 하면 의료 봉사와 같이 전문직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했는데, 할 수 있는 봉사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더라고요.

 

 

이명우 저는 라오스 건축 봉사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해외 봉사를 하기 전에도 국내에서 전국을 돌며 봉사 활동을 해왔는데, 우연히 해외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해본 결과 저는 건축 봉사를 했을 때 보람이 가장 크더라고요.

 

몇 주 동안 땀 흘리다 보면 어느 순간 집이 완성되는 것이 눈에 보이잖아요. 그 순간 느껴지는 뿌듯함과 희열이 좋아서 건축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서정곤 저는 34년동안 근무했던 KT에서 명예퇴직을 했어요.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온 제게 휴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막연히 놀고 즐기는 게 아니라 제가 쌓아온 커리어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KOICA 해외 봉사단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제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 주어졌지요.

 

대학교의 학사 행정 및 도서 관리 시스템 전산화 작업이었는데, 현지인들과 협업으로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였어요. KOICA에서 제 경력을 인정해 주고 숙식 등 기본 생활비도 지원해 주니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지요.

 

현지에서 1년 동안 봉사를 하면 3주 정도는 한국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역시 좋았고요.

 

 

해외 봉사에 참여하려면 아무래도 기본적인 언어 능력은 있어야겠죠?

 

 

서정곤 KOICA에서 후원하는 나라가 약 45개국인데 영어보다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문화권이거나 현지어를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실제로 가보니 어학 능력이 좀 떨어지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언어적으로 도움이필요한 부분은 KOICA 현지 코디네이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이명우 어학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사실 체력이에요. 저도 꾸준히 운동을 했던 터라 나름 체력에 자신 있는 편이었는데 막상 현지에 가니 보통 체력으로는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더운 날씨와 낯선 음식에도 적응해야하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또 체력만큼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봅니다. 아무리 몸이 힘들고, 언어 능력이 좀 부족해도 이곳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와 신념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해외 봉사 활동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외 봉사를 결정하는 데 가장 걱정되었던 점이 있다면요?

 

 

서정곤 제 경우 아내가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경제적인 걱정은 크지 않았지만, 내가 없는 동안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가족들도 해외에서 자연재해나 치안과 관련된 뉴스를 볼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불안해했고요. 그런데 막상 현지에 가보니 걱정했던 것만큼 치안이 불안하지 않았어요. 문제가 생기면 현지 봉사 단체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큰 어려움도 없었고요.

 

 

해외 봉사단원으로 선발되면 떠나기 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나요?

 

 

이명우 출발하기 6개월여 전에 봉사 단체와 상담해서 봉사 지역과 분야, 파견 시기와 기간을 조율합니다. 확정이 되면 최소 3개월 전부터 건강검진을 받고 봉사할 국가의 역사, 문화, 언어, 예절 등을 공부하면서 현지 적응을 준비해요.

 

저는 해당 국가의 대사관과 문화원에 자료를 요청해서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출국 전 1개월 동안 교육센터에 입소해 현지에서 사용할 물품을 구매하고 예방접종, 심폐소생술 및 위급 상황 대처법, 현지 생활 회화 교육 등을 이수합니다. 아이들과 친해지기 좋은 풍선 아트, 레크리에이션도 배우죠. 또 당분간 오래 떨어져 있을 가족들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했습니다.

 

 

 

 

코로나19가 좀 수그러들면 다시 해외 봉사도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이명우 해외 봉사는 어렵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네요. 수년씩 이어지는 장기 봉사도 있지만, 저처럼 한 달 이내로 다녀오는 단기 봉사도 있거든요. 환경, 문화, 언어, 음식 등 여러 면에서 걱정이 되어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먼저 기간이 짧고 쉬운 봉사에 참여하면서 점점 더 지역과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서정곤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그들을 낮춰 보는 자세는 절대 금물입니다. 노동과 봉사를 통해 도움을 주는 만큼, 그들은 셈할 수 없이 큰 보람과 경험을 나에게 선물하니까요.

 

 

KOICA 봉사단

- 모집 문의 : 1588-0434(전화), kov1@koica.go.kr(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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