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 넘치는 우리 지역 ‘홍반장’

기사 요약글

자원봉사에 나서기 전 이형진 씨는 먼저 제복을 단단히 챙겨 입는다. 푸른 제복 왼쪽 가슴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과 팔에 수놓은 ‘모범’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먼저 생각하고 도로로 나서는 것. 이형진 씨에게 봉사는 자부심이자 그 자체로 명예다.

기사 내용

 

 

 

모범운전자 제복을 항상 챙겨 입나요?

 

 

20년 동안 제복을 벗어본 적이 없어요. 정장보다 제복이 더 많아서 예의를 차려야 하는 자리에 입고 갈 정도죠. 모범운전자가 쉽게 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사업용 차량을 운영하며 2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어야 하고,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선발기준을 통과할 수 있어요. 그런 자부심이 없다면 자원봉사도 못 하겠죠.

 

 

모범운전자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경찰이 커버하지 못하는 교통 취약 지역의 교통 정리부터 각종 행사 시 교통 통제, 캠페인 등이 주된 업무입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는 수원중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의 경우 경찰청 모범운전자 지침에 따라 회원 1인당 월 6회 이상, 1시간 30분 이상 봉사 활동을 해야 해요. 책임감이 없다면 절대 못 하는 일이죠.

 

 

복잡한 거리에서 교통 정리를 해주시던 분들이 기억납니다.

 

 

초창기에는 회원들이 러시아워 때 사거리에 투입돼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수신호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워낙 차량이 많아 꼬리 물기, 정지선 위반 등을 저지하며 원활한 흐름을 돕고 있죠. 내 손끝에 따라 꽉 막혔던 도로가 정리될 때 보람이 커요.

 

 

 

 

힘든 점도 많겠습니다.

 

 

봉사 활동이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닙니다. 매연과 추위, 더위 속에서 고생하지만 운전자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운전자들이 지도를 따라주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수모를 겪을 때면 우리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섭섭하고 언짢죠. 올바른 운전 습관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보람된 봉사 활동을 꼽는다면요?

 

 

매년 수능일에 하는 무료 운송 봉사 활동입니다. 주요 역 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학생들을 운송하고 교통 통제도 돕고 있습니다. 늦어서 급하게 수능 시험장으로 가야 하는 학생도 많고, 당일 학교를 잘못 찾아가는 학생도 있어요. 같이 마음을 졸이면서 시험장 앞에 내려주고 달려가는 아이들의 등을 보면 마음이 짠하면서도 뿌듯했죠.

 

 

 

 

지역 내에서도 속속들이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수원 곳곳을 제집처럼 다니는 기사들이 모여 있다 보니 수원 구석구석에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요. 관내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효도 관광과 연말 ‘사랑의 산타’ 행사도 진행합니다. 매일 교통 통제 봉사 활동이 끝나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호 체계가 잘못되었거나 보완이 필요한 사안들을 모아 경찰서에 전달하기도 해요. 회비로 운영하기에는 안전 장비 구입조차 빠듯하지만, 즐비하게 걸린 감사장과 유니폼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봉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뭘까요?

 

 

저뿐 아니라 회원들 모두 모범운전자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어요. 상황이 열악하고 어려움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에 앞으로 점점 봉사를 늘려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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