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자 울리는 조루, 발기부전이 동시에 온다면?

기사 요약글

잠자리에서 아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끝을 보는 남편, 조루인 줄만 알았는데 발기부전일 수도 있다고. 조루와 발기부전, 어떻게 구분해서 치료하면 될까?

기사 내용

 

 

 

"남편이 나보고 섹스할 때 움직이지 말래"

 


지인 L의 이야기다. 중년이 되면 더 늦기 전에 가진 체력을 다 써버리겠다며 극한의 스포츠를 즐기는 파와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이니 제일 중요한 일에만 전력을 다하는 파로 나뉜다. 내가 아는 한 L은 후자에 속한다. 요새 주위 4050세대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섹스리스가 무슨 팬데믹 마냥 창궐(?)하던 터라 나도 모르게 L을 섹스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넘겨짚었다.

 


“... 가만히 있으면 편하고 좋은 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나도 좋으니까 움직이고 싶은 거지.”

 

 

 

 

조루와 발기부전의 차이는?

 


하지만 L은 ‘섹스가 재미있다’고 했다. 그래서 '잠자리할 때 꼼짝도 못하게 하는 남편 때문에 재미가 떨어지는 게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L이 자기도 모르게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틀려고 하면 남편이 중간에 시동이 꺼진다고 했다나. 또 L이 딱히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예전보다 사정도 빠르다고 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무뎌져서 지루증이 생긴다던데, 어째서 내 남편은 조루가 되는 걸까?’ ‘갑작스레 자극을 크게 느낄 수도 있나’ 라며 남편의 조루를 걱정하는 거다. 근데, 정말 그게 조루일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른 사정이라면 당연히 조루라고 봐야 하지만 50이 넘은 나이라면 우선 발기부전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학계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발기가 안 되는 상태뿐만 아니라 성관계를 하다 중간에 가라앉거나 혹은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섹스가 지속이 안 될 경우도 발기부전으로 여긴다.

 

또 만족스러운 성관계가 가능할 정도로 남성의 성기가 충분히 단단해지지 않는 것도 발기부전이다. 비뇨의학과를 방문하면 더 확실히 조루와 발기부전을 구분할 수 있다. 전문의와 면담 과정에서 남성 성기능에 관해 5, 6개 문항으로 되어있는 기본 검사를 받는다. 이를 테면 발기 상태가 끝까지 유지된 적이 몇 번이나 있는지, 마지막으로 성교가 가능했던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검사한다.

 

 

 

 

아무래도 발기부전 같다면

 


민권식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조루증이 생긴다는 건, 본인이 조루가 되게끔 계속 자극을 줘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지 스스로 성적 자극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도 이른 사정이 일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노화로 인해 발기 지속 시간이 떨어지니 중간에 시들 바에야 차라리 계속 자극을 이어가며 빠른 사정을 택한다는 것.

 

 

민 교수는 “중년남성들의 경우 조루와 발기부전이 함께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발기력에 문제가 있다면 우선 발기부전 치료제가 먼저 처방된다”고 말했다. 조루증 치료제는 기본적으로 발기력을 떨어뜨리기에 조루증 약을 먼저 쓰면 아예 발기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 받고 나면 경우에 따라 사정을 해도 발기가 쉬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 약의 힘을 믿고 계속 자극을 줄 것이 아니라 스톱앤스타트(Stop&Start) 요법으로 시간을 들여 사정조절능력을 키우는 게 치료의 키포인트.

 

 

조루 일상 치료법, 스톱앤스타트 요법

 


의학계에서는 조루증 치료 시 약물 치료와 함께 사정감이 들면 잠시 멈추고 괜찮으면 다시 피스톤 운동을 재개하는 스톱앤스타트 훈련을 권유한다. 행동 요법이 약물 치료와 병행되어야 치료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행동 요법은 단순히 억지로 버티고 자극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성 흥분 반응을 견딜 수 있는 수준에 따라 단계를 정하고 자극에 차차 적응하도록 하는 노출 치료다. 그렇게 훈련하다 보면 점차 자신의 사정 능력을 믿고 잠자리에 임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남자든 여자든 깊고, 빠른 피스톤 운동을 선호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성적 반응에도 변화가 생긴다. 피스톤 운동을 하다 말고 남자가 잠시 멈추더라도 ‘그이가 노력하는구나’ 라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자. 물론 서로 억지로 참는 게 아니라 함께 조율하고 있다는 공감이 있어야함은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기획 임소연 윤수은(성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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