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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가을, 산길에 굴러다니는 도토리와 밤을 마음껏 주워왔다면?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에 무심코 주운 열매가 야생동물을 굶주리게 함을 인지해야 한다. 산에서 나는 열매를 채취하는 게 불법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유다.

 

 

 

 

도토리는 모두의 먹이

 


도토리는 다람쥐뿐 아니라 멧돼지, 청설모, 새와 같은 야생동물에게 중요한 겨울 식량이다. 가을철이 되면 동물들은 겨울을 대비해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시작한다. 열심히 모으고, 먹고, 저장하며 겨울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먹이가 부족하면 동물들은 배고픔에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오게 되고 이는 로드킬로 이어지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등 사람과의 마찰로 이어지게 된다.

 

 

무심코 주웠다면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도토리를 동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도토리 저금통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건 처음부터 줍지 않는 거지만 무심코 도토리를 가지고 내려왔거나, 재미로 모았다면 다시 산에 돌려주거나 도토리 저금통에 넣어보자. 저금통 구멍을 통해 다람쥐는 도토리를 꺼내 갈 수 있고 용량을 초과한 도토리는 따로 보관해 건조작업을 거친 후에 겨울이 오기 전과 겨울이 지난 후 숲속에 다시 뿌려주기도 한다.

 

 

 

 

대학교에도 도토리 저금통

 


2014년쯤, 울산에서 설치가 시작된 후 전국으로 확산되었던 도토리 저금통은 대학교 안까지 들어섰다. 동물권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연세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내에 설치되어 있다. 연세대학교는 ‘도토리 수호대’라는 동아리에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동그라미(구 서고고)’라는 교내 고양이 돌봄 동아리에서 설치/운영 중이다.

 

 

두 학교 모두 근방에 산을 끼고 있어 다람쥐, 청설모, 멧돼지, 너구리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다. 하지만 외부인들이 도토리를 무단으로 주워가기 시작하면서 교내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생태계까지 영향을 끼쳤고, 문제를 인식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도토리 저금통을 설치했다고 한다. 매년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도토리 저금통은 해당 동아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 도토리 수호대 >> 자세히 보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동그라미 >> 자세히 보기

 

 

 

 

없어지는 그 날까지

 


애초에 사람들이 도토리를 주워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동물들은 지금보다 수월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었을 거고, 도토리 저금통이 설치되는 일도 없었을 거다. 동물과 환경에 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지루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구는 인간만 살아가는 행성이 아니니까. 우리에겐 생태계를 보전하고 유지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돌려주기 위해 설치된 도토리 저금통이 언젠간 없어지길 바라본다.

 

 

기획 임소연 김지원 (동물자유연대) 사진 연세대 도토리수호대
동물자유연대는 인간에 의해 이용되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동물의 수(數)와 종(種)을 줄여나감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생태적·윤리적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ww.animal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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