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들의 10년 단골집

기사 요약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입맛 까다로운 언론인들이 추천하는 단골집.

기사 내용

바다가 내 몸에 들어온다 남해소반

삼천포에서 매일 특송해 올라오는 해물들로 이루어진 남해소반의‘갯마을 정식’은 이곳의 대표 메뉴다. 2007년에 문을 연 이후 매일 바깥주인이 삼천포에서 각종 해산물을 사서 서울 남부터미널로 부치면 이를 퀵서비스로 받아서 안주인이자 남해소반 대표인 조순희 씨가 직접 요리를 한다.

“냉동 재료를 하나도 쓰지 않아 신선하고, 재료 자체의 맛을 중시해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요. 재료가 좋아서 양념을 많이 쓰지 않을 뿐, 특별한 요리 비법이나 기교는 없어요.” 남해소반은 주인이 늘 하얀 에이프런을 깨끗하게 걸치고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든다. 대전에서 태어났지만 삼천포로 시집가서 40년 넘게 바닷가에 살면서 가족을 위해 늘 차려 먹던 조순희 씨의 상차림이 그대로 남해소반의 메뉴가 되었다.

향긋한 방앗잎을 넣은 부추전이 먼저 상에 올려지고, 이어서 싱싱한 광어나 우럭 회를 배와 무로 무친 회무침과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통통한 고등어구이, 그리고 생물 미더덕과 조개로 끓여 낸 해물된장찌개가 메인 요리다. 여기에 갈치젓갈과 함께 싸서 먹을 수 있도록 양배추와 다시마가 나오고, 두툼한 남해 죽방 멸치 무침, 톳이나 파래와 같은 제철 해조류 밑반찬으로 한 상이 차려진다.

남해소반의 음식들은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의 풍부한 맛을 중시하는 자연식이고 건강식이다. 계절마다 특선 메뉴가 달라지는데 봄에는 도다리쑥국, 여름에는 장어구이・물회, 가을에는 전어회, 겨울에는 물메기탕이다. _이달희(전 대교 잡지 편집국장)
 

- 추천메뉴 : 갯마을 정식 1만4500원
-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일요일 휴무)
-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32 금호상가 2층
- 문의 : 031-719-9199

단골의 한마디
“음식에 젓갈 한 가지 말고는 자극적인 양념을 찾아볼 수 없다.“

 

주한 미국 대사도 사랑한 맛집 감촌 순두부

내가 격의 없는 사람들과 만나는 장소로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순두부 맛집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순두부보다 다른 메뉴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40년(1980년 개업)의 연륜 때문에 이 집을 좋아하고 자주 찾는 유명 인사들이 많고 그 분포도 글로벌하다. 특히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차관보는 귀국 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 집 순두부를 얘기했다고 알려져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부임 다음 날 이 식당에서 순두부로 점심 식사를 하다가 한 신문기자 눈에 띄어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이곳의 순두부는 큰 덩어리의 순두부와 달걀 한 알, 그리고 조개와 새우 같은 해물이 조금 들어가서 별로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사람들이 순두부 외에 많이 찾는 안주는 찹쌀순대와 머리 고기다. 그중에서도 주문에 따라 순대와 머리 고기를 반씩 담아내는 ‘반반’이 인기 있으며, 그다음이 모둠전이다. 바쁜 시간에도 종업원들의 서비스가 신속하고 친절하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몇십 년째 변하지 않고 나오는 콩나물, 깍두기, 오이김치, 파김치 같은 밑반찬도 이 집을 자주 찾게 한다. _이광복(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 추천메뉴 : 순두부찌개 1만원
-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종로구 종로 19
- 문의 : 02-733-7035

단골의 한마디
“항상 아삭아삭한 맛을 자랑하는 오이김치는 이 식당의 단골들이 꼽는 최고의 맛이다.”

 

모자반 향 그윽한 몸국몰고랑식당

몰고랑은 ‘연자방아’의 제주 방언이다. 식당 이름만 봐도 이 식당의 맛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주메뉴는 ‘몸국’. 돼지고기와 내장 그리고 순대를 삶아 낸 국물에 메밀가루를 조금 풀고 해초인 모자반을 썰어 넣어 끓인 국이다.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몸(모자반)’과 메밀가루가 들어가면 돼지고기의 느끼함이 사라지고, 혀에 살살 달라붙는 걸쭉한 맛이 우러난다. ‘몸국’은 애경사 때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대량으로 끓였던 음식이지만 지금은 향토 음식점의 주메뉴가 됐다. 몰고랑식당은 다른 몸국집과는 다른 맛이 있다.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몸’을 넣어 끓인 뒤 48시간을 숙성하기 때문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숙성된 몸국을 다시 한소끔 끊여 대파와 마늘 등 양념을 넣어 조리한다. 게다가 김순희 사장이 30년 노하우로 절인 멸치젓은 가히 밥도둑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하나 더. 인테리어도 볼거리다. 대형 몰고랑 벽 사진에 돌, 바람과 싸우며 살아온 제주 여인들의 생활상을 소재로 한 시들이 액자에 걸려 있다. 이 시들이 몰고랑식당의 향토 맛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_문인수(전 KBS 강릉방송국장)
 

- 추천메뉴 : 몸국 9000원
- 영업시간 : 오전 8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 주소 : 제주도 서귀포시 장수로 72
- 문의 : 064-432-53472

단골의 한마디
“몸국의 진한 국물 맛도 일품이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절인 깻잎과 멸치젓도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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