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들의 10년 단골집

기사 요약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입맛 까다로운 언론인들이 추천하는 단골집.

기사 내용

산지에서 매일 가져오는 낙지 독천 낙지골

살아 있는 갯벌 낙지를 처음 먹어본 것은 전남 해안으로 출장을 갔을 때였다. 거기서 난생처음 산낙지를 제대로 맛본 것이다. 그 후 그 맛을 잊지 못해 서해안 낙지를 직접 가져와 요리한다는 목포세발낙지집과 신안촌, 목포집 등을 찾아다니게 됐다. 물론 ‘무교동 낙지’의 대명사였던 실비집과 서린낙지, 유정낙지 같은 곳도 단골로 다녔다. 그러다 10년 전쯤 친구 소개로 알게 된 송파구 오금동 동사무소 건너편 독천 낙지골은 낙지 생각이 날 때면 찾아가는 집이 됐다.

전남 영암의 독천 낙지거리에서 이름을 땄다는 이곳은 영암, 무안, 완도, 신안 등에서 싱싱한 낙지를 매일 가져오며, 양념으로 쓰는 고춧가루와 참기름도 영암에서 난 것만 쓴다. 메뉴는 낙지볶음, 낙지초무침, 연포탕, 낙지구이, 산낙지 등 다양한데, 제1의 메뉴는 낙지초무침이다. 싱싱한 낙지를 살짝 데쳐 콩나물, 미나리 등의 채소에 버무린 초무침은 연하면서도 쫄깃한 낙지와 매콤새콤한 양념이 별미다. 특히 양념이 낙지 본래의 맛을 살리고 자극적이지 않은데 이 집만의 비법이 있는 듯하다.

낙지볶음도 산낙지를 채소와 함께 볶아서 초무침과 비슷하게 쫄깃하면서도 고소하다. 연포탕은 어느 집이든 시원한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양념과 간을 자제하는데 굴을 넣은 이곳 연포탕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감칠맛 나는 갈치속젓과 창난젓은 안주인이 직접 담근다고 한다. 산지에서 낙지가 올라오지 않을 때는 며칠씩 휴업을 한다. 그래서 이 집에서 낙지를 먹으려면 사전에 전화를 꼭 해야 한다. 문을 열었는지도 확인해야 하지만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점심 저녁 모두 자리에 앉는 게 쉽지 않다. _이광복(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단골의 한마디
살짝 데친 낙지와 채소를 버무린 초무침에는 낙지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다른 낙지집과 달리 이 집의 초무침에는 낙지 머리가 그대로 들어간다

- 추천메뉴 : 낙지초무침(6만원), 탕탕비빔밥(2만원), 연포탕(3만원), 낙지볶음(6만원)
- 영업시간 : 오전 12시~오후 10시(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송파구 중대로 239
- 문의 : 02-402-3160

 

메로 마니아들의 성지 맛의 달인

그간 건대역 먹자골목에 갔다가 놀란 적이 많았다. 값이 ‘너무’ 싼 대신 음식은 ‘너무’ 불량했던 것. 위장이 약한 어른들이 갈 곳은 아니었다. 그러다 이 집을 알게 돼 지금껏 단골이 됐다. 개업 3년 차, 길 건너 건대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음식은 호텔급, 가격은 그 절반, 한 끼 해결하기 좋고 한잔하기도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 이 집의 나가사키짬뽕은 중독성이 강하다. 소뼈, 돼지뼈, 닭뼈를 서른여섯 시간 우려낸 육수가 진한 국물 맛을 낸다. 숙주는 국물에 넣어 익혀 먹는데, 몇 번을 리필해도 친절하게 가져다준다. 이 집의 화룡점정은 메로구이다. 일식집이나 이자카야 생선 메뉴의 상징인 메로는 ‘고가’이기 때문에 종종 “이 가격(2만2000원)에 진짜 메로를 주는 게 맞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다. 게다가 숯불에 구워 나오니 메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린다. 창가에 앉으면, 확 트인 전경이 좋고, 혼자 가도 환영해주는 인심이 후한 집. 더 고마운 건 음식을 3만원 이상 시키면 송죽매 준마이 750 한 병을 무료 제공한다는 점이다. 위생 관리도 철저하다. 위생 점검 결과 건대 상권 식당 중 1위, 사케 판매량도 1위를 자랑한다. 믿고 먹어도 된다는 소리다. _김현숙(전 TV저널 편집국장)
 

단골의 한마디
두부, 치즈, 우유, 생크림을 약한 불에 끓여 응고시킨 모찌리도우(8천원)도 이 집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메뉴다.

- 추천메뉴 : 메로구이(2만2000원) 차돌박이 숙주볶음(1만8천원), 나가사키짬뽕탕(2만원)
- 영업시간 : 오후 5시~새벽 3시
- 주소 :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17 2층
- 문의 : 02-461-2070

 

회 좀 먹어본 사람들이 찾는 만선식당

가을에 대표적인 제철 생선은 전어와 고등어다. 특히 등 푸른 생선의 대표 격인 고등어는 구이도 맛있지만 회로 먹을 때 그 고소한 맛이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고등어회는 배낚시 말고는 먹어보기 어려웠다. 잡히면 바로 죽는 성질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고등어 양식이 어려울 때의 이야기다. 제주도 고등어 전문점은 대부분 ‘양식 활 고등어’를 취급한다.

그래서 가을이면 고등어회 마니아들은 제주도를 찾는다. 제주동의 남쪽 모슬포항에 있는 만선식당은 고등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회가 나오는 동안 식당 바깥쪽에 있는 넓은 수조 안에서 싱싱한 고등어들이 활기차게 떼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곁들여 나오는, 꿈틀거리는 전복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돼지산적구이를 먹으니 고등어회 한 접시가 나왔다. 회에 이어 이 집의 비법이라는 소스와 마른김, 초절임 파와 부추가 나왔다. 고등어회를 소스에 찍어서 김에 올린 뒤 파와 부추, 마늘, 청양고추 등을 얹어 먹으면 된다. 이것은 과메기 먹는 방식과 비슷하다. 다른 회 먹는 방식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 고소한 맛은 제주도 여행을 더 인상 깊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 빠뜨릴 수 없는 하나다. _이달희(상담 및 심리 치료사, 전 대교 잡지 편집국장)
 

단골의 한마디
제주도에서도 고등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을 찾아가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다.

- 추천메뉴 : 고등어회(4만원), 고등어구이(1만5천원)
-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
- 주소 :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구로 44
- 문의 : 064-794-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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