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빨강콤마 완경 캠페인 3탄

기사 요약글

빨강콤마 완경 캠페인 3탄, 폐경 말고 '완경'이 맞는 말이다.

기사 내용

폐경(肺經) 말고 완경(完經)


폐업, 폐기물, 폐광, 폐지, 폐해… ‘폐’ 자가 들어간 단어는 주로 부정적이다. 폐경도 마찬가지다. ‘월경이 끝났다’는 뜻은 결국‘여성으로서의 생명도 끝났다’는 이미지로 연결된다. 끝나긴 뭐가 끝나나? 월경이 끝나도 우리에겐 아직 40~50년의 인생이 더 남았는데. 그러니 ‘월경이 끝났다’가 아니라 ‘월경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더 적절하다. 이제 임신과 출산의 임무를 완성했다. 그러니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 맞는 말이다.
 

여성에게 완경은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다. 다만 사춘기처럼 몸과 마음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다 보니 때때로 불편하고 당황스럽고 우울하다. 하지만 돌아보면 여성은 초경이나 임신, 출산처럼 엄청난 변화를 겪으면서 한 단계씩 성숙해졌다. 이렇듯 완경기는 여성에게 찾아온 마지막 성숙의 시기다.

 

 

가슴이 두근두근, 식은땀이 난다고?


어느 날부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더니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이불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땀이 나고, 깔깔대고 박수 치며 웃다 보면 팬티에 찔끔 오줌을 지려 당황하기도 한다. 맨날 덥다고 암탉처럼 날갯짓을 해가며 열을 식히는 모습에 어이가 없기도 하다. 이렇듯 종잡을 수 없이 변해버린 당신을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갱년기군요?” 홍조, 화끈거림, 발한, 불면증, 신경질, 우울증, 어지러움, 피로감, 관절통, 근육통, 두통, 가슴 두근거림 등 늙는 것도 서러운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비정상은 아니다.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생기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니까. ‘이제 어쩔 수 없이 늙는구나’ 하며 한탄하지 말고,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자. 그래야 남은 50년도 열심히 써먹을 것 아닌가?

 

 

어떻게 하면 잘 넘길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완경이 언제 됐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지만 어떤 사람은 7~8년씩 고생한다. 하지만 ‘팔자’ 탓을 하기 전에 ‘자신’ 탓부터 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체력이 약하면 완경기 증상이 오래,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답은 나왔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을 기르자. 그러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자연스럽게 완경기를 보낼 수 있다. 또한 힘들면 참을 필요가 없다. 주사 맞기 싫다고 감기가 나을 때까지 앓는 게 능사는 아니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갱년기 증상이 대부분 완화된다. 특히 안면홍조는 물론 식은땀이나 두근거림, 불면증도 함께 좋아진다. 과거에는 호르몬 치료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문의의 치료 지침을 따른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요즘의 정설이다. 괜히 우울해하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현대 의학과 제품을 최대한 이용해보자. 좋은 게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꿈이 뭔가요?


완경 예찬론자로 잘 알려진 여성 한의사 이유명호는 자신이 지은 책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에 국제구호 활동가인 한비야가 오십인 자신에게 “언니는 꿈이 뭐야?”라고 물어봐서 무척 고마웠다고 썼다. 이제는 끝장난 줄 아는 완경기 여자에게 누가 꿈을 물어보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우리나라 가로세로 종횡무진 밟아보기, 책 쓰기, 연애에 빠져서 종적 감추기, 방글라데시·에티오피아 등에 사는 어린이와 결연해서 전 세계에 딸을 한 열 명 정도 키우기”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가? 완경 후 삶에 대해 어떤 꿈을 꾸는가? 그저 건강하게 사는 거 하나면 족한가? 완경기를 생의 도전기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50이면 뭐든 시작해볼 수 있는 나이다. 운전면허를 따도 앞으로 20년 넘게 운전할 수 있고, 재혼해도 50년 금혼식을 할 수 있다. 여성으로서 의무를 모두 마치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렇게 축복받은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완경의 3단계


1단계완령 주위기 -어떤 사람은 완경이 언제 됐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지만 어떤 사람은 7~8년씩 고생한다. 하지만 ‘팔자’ 탓을 하기 전에 ‘자신’ 탓부터 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체력이 약하면 완경기 증상이 오래,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완경기 -마지막 월경 이후 1년 간 월경이 없으면 완경으로 본다. 사람에 따라 완경 초기에 불편한 증상이 생겼다 사라지는가 하면, 수년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인에 맞춘 대처가 필요하다.
 

3단계완경 이후 -일단 완경이라는 정점을 넘어서면 모든 것이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낮아진 여성호르몬 수치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유방암, 난소암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검진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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