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섹스 - 나도 여자랍니다

기사 요약글

50대, 나도 여자랍니다.

기사 내용

나도 여자랍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나오니 짜증나고 신경 쓰여 언제쯤 끝나나 싶었는데 막상 안 나오니까 ‘아, 이제 여자 인생은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허전하더라고요”

달거리를 멈추는 폐경(menopause)은 달(month)과 멈춤(cease)을 의미하는데, 여자 나이 49세를 전후해서 시작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 평균수명은 84세라 생리 없이 살아갈 날들이 자그마치 35년이나 된다. 폐경은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인 동시에 필연적으로 건강상의 위험이 예견되는 시기인 셈이다.
그래서 폐경이 되면 생식능력의 상실로 여성으로서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1/1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아무 때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나 민망하고, 별일 아닌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밤에 잠이 안 오는 데다 피로, 불안,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증과 무력감 때문에 살맛이 안 난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잠자리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원래 여성의 질 벽 지하에는 무수한 혈관이 깔려 있다. 자웅 간 입짓이 시작되면 혈액이 웅성거리며 수맥으로 몰려들면 수압이 급격하게 증가해 질 부위와 그 언저리가 벌겋게 충혈된다. 이게 한계 수준을 넘어서면 피를 걸러 낸 다음 질 벽의 미세한 틈새를 통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밀어내 팬티가 촉촉이 젖는다. 질펀한 놀이를 대비해 서방님 맞을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런데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줄어들면 성욕이 확 줄어들어 잠자리가 귀찮기만 하다. 그렇다고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질구는 점점 작아지고 질의 너비와 깊이는 오그라든다. 질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질 상피세포가 얇아지고 질벽이 얇아져 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져 상처가 나기도 하고, 성병 등의 질환에 취약하게 되며 음경에 대한완충 역할도 줄어든다. 그래서 어쩌다 잠자리 좀 가져보려고 하면 아파 죽는다. 또한 폐경기 여성은 오래 썼기 때문에 질 스프링클러의 성능이 떨어져 뜸을 오래 들여야 한다. 질 분비물이 잘 나오지 않으면 질이 나무토막처럼 딱딱해지고 바싹 말라 덜 민감해진다. 이러한 질 가뭄의 최대 문제점은 성교통이다. 성교통은 여성의 극치감 장애나 성욕 소실로 이어져 결국 섹스를 기피하게 된다. 그러니까 성생활 용수 기근에 의한 재해는 여성 섹스의 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남성의 성능마저 추락시킨다. 질의 투정과 짜증, 반발과 항변이 숫기 없고 우직한 막대기의 기(氣)를 꺾어버리기 때문이다. 강제 퇴직된 남편의 성 기능도 덩달아 곤두박질친다. 관계 시 한쪽이 고장 나면 다른 쪽도 함께 무너지는 이체동심(異體同心)이라 아내나 남편 어느 한쪽의 성 기능 장애를 커플 질환(couple’s disease)이라고도 한다. 대한폐경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내의 폐경 후 61%는 성생활 빈도가 감소됐고, 43%가 아내의 폐경으로 성생활에 불만이라고 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면?

아직 현대 의학으로 폐경을 막을 순 없지만 폐경기 증상은 치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국갤럽 조사결과, 56.7%가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의 예방과 증세 완화를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막상 53.9% 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냥 시간이 가면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것이다. 치료는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기본이다. 문제는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발표한 ‘폐경 여성을 위한 호르몬 대체 요법이 유방암과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부작용이다.
“여성호르몬 치료받으라고요? 아이구,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겠어요.” 호르몬 치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여성들이 많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기 때문에 유방암과 자궁암 검사를 하면서 계속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교통은 호르몬 대체 요법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즉,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보충함으로써 혈중 에스트로겐을 젊은 여성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분비물이 증가하고 질은 다시 탄력을 찾으며, 성욕이 돌아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먹는 약, 붙이는 패치, 질 주변에 바르는 에스트로겐 크림이나 수성 젤, 질정제 등을 병용하면 된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호르몬 치료가 가능하지 않다면 사랑의 묘약 윤활제를 이용하면 깔깔하던 질이 매끌매끌하게 되기 때문에 성교통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질 윤활제는 질 내에 강한 산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야 질염과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폐경기 여성의 필수품인 질 윤활제는 무색무취에 수용성 수분 기제여야 하며 질의 자연 생태계를 파손하지 않는다. 되도록 수분 함량이 많아서 천천히 마르는 것이 좋으며, 마른 후에도 끈적거리지 않아야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윤활제는 대부분 젤 형태이거나 흡사 질액 같아서 한두 방울만으로도 썩 훌륭하다. 윤활제 역할을 하는 것 외에 열감을 주어 관계를 도와주는 제품도 있고, 여성의 성감까지 올려주는 제품도 나와 있으니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성생활 용수를 확보하려고 도모하는 수리 사업이야말로 토지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섹스의 쾌감 채산성을 극대화하는 금실지락의 원천이다. 그리고 천수답의 풍작을 기대하는 여성의 성적 흥분 상태를 규칙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딜도나 바이브레이터를 동원해 성적 흥분을 반복 조장하면 질과 골반장기의 혈류 순환을 개선해 질 윤활 기능이 지속된다. 쌀쌀한 겨울에 들어선 아내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남편이 보약이다. 붉은 꽃을 잃은 아내에게는 남편의 따듯한 입과 손이 석류 한 바가지보다 백 번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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