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치아력] 치아의 빈 자리를 그냥 두면? 서울대치과병원 김성균 교수

기사 요약글

치아가 빠지면 잘 씹지 못하게 되고, 못 씹을수록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되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김성균 교수는 치아가 빠졌다면 6개월 안에 병원에 가서 반드시 치아를 넣으라고 조언한다.

기사 내용

 

*전문가의 구강력 시리즈*

1편. 서울대치과병원 장주혜 교수, 치아가 전신건강을 좌우하는 이유

2편. 서울대치과병원 김성균 교수의 치매를 예방하는 30초 저작운동 

3편. 서울대치과병원 김윤정 교수의 건강수명 좌우하는 잇몸 관리법

4편. 미소를만드는치과 박창진 원장의  충치, 잇몸질환 치료하는  '칫솔질의 정석'

5편. 메타디치과 김상환 원장의 건치를 만드는 수면 습관 교정법

6편. 참진한의원 얼핏클리닉 신정민 원장의 턱관절 장애, 부정 교합을 예방하는 혀 운동법

 

 

 

 

구강건강에서 우선순위는 무엇일까요? 

 

 

구강건강이라고 하면 치아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잇몸, 침 분비, 턱관절 등 구강 내 다양한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하나만 중요하다 말할 수 없습니다. 잇몸이 안 좋으면 치아가 흔들리고, 침 분비가 줄어들면 구강건조증이 나타납니다.

 

또 음식물을 씹을 때 지렛목 역할을 하는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아프고 골관절염이 올 수도 있고요. 구강건강은 전신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특히 나이가 들수록 구강을 우선순위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강 치료의 우선순위가 있나요? 

 

 

치아 상실을 꼽을 수 있겠네요. 치아가 빠졌다면 반드시 보철치료로 치아를 넣어야 합니다. 치아는 음식을 섭취하는 저작 기능과 관련이 있는데, 실제로 치아가 없는 상태를 오래 유지한 사람들이 비만, 소화불량, 치매,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씹는 능력이 전신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씹는 것이 건강과 관련 있다는 말씀인가요?

 

 

음식을 잘 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줄여 소화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분이 많은데 치아가 없거나 저작 능력이 떨어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니 무른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게 돼 고른 영양 섭취가 어렵고, 영양이 불균형하니 기운이 없고 활력도 사라지죠.

 

무른 음식은 입안에 잘 남아서 충치를 일으켜요. 또한 씹는 운동은 코티솔 분비를 감소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잘 씹을수록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되어 치매에 걸릴 확률도 낮아집니다.

 

 

씹는 능력과 전신 건강이 연결돼 있는 거네요. 

 

 

2019년 발표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치아를 상실한 것보다 빈자리에 치아를 넣지 않는 게 치매 발병의 중요한 인자라고 합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건 치아를 잃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씹는 능력은 치아가 있다는 전제하에 성립되니까요.

 

 

 

 

치아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무엇보다 잘 먹고 운동하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치아에 손상을 주는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게 중요하고요. 이를 악물거나 이 가는 습관은 꼭 고쳐야 해요. 또 빨리 먹는 습관도 구강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덩달아 산소도 많이 삼키게 되는데, 산소가 많이 들어가면 트림이 나오면서 음식물이 넘어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게 바로 역류성식도염이에요. 위산은 매우 강한 산이라 치아에 닿으면 치아를 감싸고 있는 에나멜 층을 부식시킵니다. 그럼 급속도로 충치가 생기고요.

 

 

그럼에도 치아가 빠졌다면? 

 

 

치아가 빠진 후 최소 6개월 안에 병원에 가서 치아를 넣어줘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아가 빠지면 그냥 임플란트를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데, 임플란트는 보조적인 거예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뼈는 치아가 빠지면 점점 없어집니다.

 

뼈가 없어지면 빠진 위치, 그러니까 좋은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치아를 상실하는 노인인구가 많아지니 나이 들수록 보철치료의 중요성은 사회적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라고 할 만큼 보철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네요. 

 

 

어떤 질병이든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의료취약계층은 초기 치료를 받는 게 어렵죠. 저는 사실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제가 관악서울대학교치과병원 초대 병원장으로 있을 때 병원 앞에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신호등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적이 있었습니다.

 

의료취약계층은 곧 교통약자이기도 하기에 그분들이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였지요. 많은 전문가들과 이해 충돌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설득해 나가면서 결국 다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일의 시작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구강건강 상태도 궁금합니다. 

 

 

충치가 없을 정도로 관리를 잘하고 있습니다. 스케일링만 간간이 받는 정도죠. 하지만 50대가 되면서 잇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 평소 생활 습관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지키는 생활 습관이 있나요? 

 

 

평소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합니다. 입이 마르지 않게 해주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입안에 자정 작용을 하는 침 분비량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점막에 습기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또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전에 반드시 이를 닦습니다.

 

제 또래 중년 남성들은 과음하고 집에 돌아와 그냥 자는 일이 많죠. 하지만 자기 전 이를 닦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자는 동안 활성화된 세균들이 구강건강을 망가뜨리거든요. 저는 피곤하다고 대충 닦는 법 없이 꼼꼼히 잘 닦는 습관이 배어 있어요. 치실과 치간칫솔도 자기 전에 꼭 씁니다. 

 

 

치아를 꼼꼼하게 잘 닦기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일단 치아를 세게 닦는 건 좋지 않아요. 부드러운 칫솔모로 치아와 잇몸의 경계를 닦는 게 중요해요. 칫솔은 작은 걸 씁니다. 칫솔 머리가 큰 칫솔은 어금니 끝까지 잘 들어가지 않아서 놓치는 부분이 생기거든요.

 

또 한 종류만 쓰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어린이용 칫솔로 꼼꼼하게 닦습니다. 그리고 치약의 경우 가리지는 않지만 마모제가 강하게 함유되지 않은걸 사용합니다. 다만 이가 시릴 때 시린 이 치약을 쓰는 건 도움이 됩니다. 

 

 

기획 서희라 사진 표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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