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치아력] 충치 하나의 파급효과, 서울대치과병원 장주혜 교수

기사 요약글

많은 사람들이 '치아 하나쯤이야'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장주혜 교수는 치아 하나만 빠져도 우리 몸의 질서가 무너진다고 말한다.

기사 내용

 

*전문가의 구강력 시리즈*

1편. 서울대치과병원 장주혜 교수의 '치아가 전신건강을 좌우하는 이유'

2편. 서울대치과병원 김성균 교수의 '치매를 예방하는 30초 저작운동'

3편. 서울대치과병원 김윤정 교수의 '건강수명 좌우하는 잇몸 관리법'

4편. 미소를만드는치과 박창진 원장의  '충치, 잇몸질환 치료하는 칫솔질의 정석'

5편. 메타디치과 김상환 원장의 건치를 만드는 '수면 습관 교정법'

6편. 참진한의원 얼핏클리닉 신정민 원장의 '턱관절 장애, 부정 교합을 예방하는 혀 운동법'

 

 

 

 

치아가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아 하나가 빠진다고 몸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나요? 

 

 

성인은 치아가 사랑니까지 합해 32개 있습니다. 사랑니를 발치한 분은 보통 28개죠. 많은 사람들이 치아 하나 없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가 하나 빠지면 빠진 이 옆의 치아들이 움직이게 되면서 기울어집니다. 그러면 짝이 되는 윗니에도 영향을 미치죠. 빠진 아랫니의 윗니가 정상보다 내려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치아의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틈이 생기고 음식물이 많이 끼죠. 그러면 잇몸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이가 아프거나 불편하면 음식을 골라 먹게 되고, 음식을 골고루 먹지 못하니 소화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먹는 기능과 저작 기능이 떨어지니 소화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생각보다 치아 하나의 파급효과가 큽니다.

 

 

장애인이나 중증질환 환자를 비롯해 몸이 아픈 사람들은 구강 관리가 쉽지 않은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혈관 질환, 뇌병변,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암 등이 있습니다.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첫 번째는 질환으로 인해 구강건강이 악영향을 받아 생기는 문제이고, 두 번째는 질환 때문에 예전처럼 구강 관리를 잘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먼저 암이라는 질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암이냐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다 보면 타액선이 손상돼 타액 분비가 저하되는 일이 많습니다. 침의 양이 일시적으로 굉장히 부족해지죠. 그런 경우 충치나 치아우식증이 급격히 발현되는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구강건조증이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키나요? 

 

 

타액은 건강지표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침을 많이 흘려요. 타액이 맑고 양도 많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구강건조증이 나타나는데, 이는 조직이 노화되면서 기능이 떨어지거나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타액 분비를 저하시키는 약은 고혈압약을 비롯해 300여 개나 됩니다. 이를 잘 닦고, 씻어내고, 삼키려면 입안에 수분이 많아야 하거든요. 한마디로 윤활제가 필요한 거죠. 이를 타액의 자정 효과라고 하는데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이 기능이 저하되죠. 또 타액에는 항세균 효과뿐만 아니라 소화 기능을 도와주는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타액이 많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질환에 취약해진다는 것이죠.

 

 

그럼 약 때문에 타액 분비가 저하된 경우,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요? 

 

 

구강건조증 환자는 하루에 어느 정도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합니다. 물을 자주 마셔 입안을 촉촉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물론 인공 타액이나 타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쉴 새 없이 물을 마시고, 내가 침을 못 만들어내면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 깨끗하게 헹궈내면서 관리해야 합니다.

 

 

 

 

질환 때문에 예전처럼 구강 관리를 잘하지 못했을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예를 들어 치매나 뇌졸중 환자는 인지능력이 떨어져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치아우식증이나 충치가 생기기 쉽죠. 문제는 만성질환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충치는 젊었을 때 생기는 충치와는 양상이 전혀 다릅니다. 순식간에 넓은 면적을 손상시키고 어느 순간 이가 부러지게 됩니다.

우리가 사과를 통째로 먹을 때 가운데 부분만 남으면 힘을 약간만 줘도 부러지잖아요. 치아도 그렇게 허리가 잘록해지면 윗 모양은 멀쩡해 보이지만 중간이 비어 있어 금방 부러집니다. 그래서 장기 질환 환자들을 보면 28개 치아 중 10개 정도가 동시에 망가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환자가 스스로 양치를 못할 경우, 보호자가 반드시 칫솔질을 해줘야 하겠군요?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칫솔질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다른 방법 없을까요?”예요. 특히 칫솔질 대신 가글로 하면 안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죠. 그러면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려요.

“이를 닦는 건 설거지랑 똑같습니다. 설거지할 때 물로만 헹구는 거랑 세제 묻혀서 닦고 헹구는 거랑 결과는 다르지 않을까요?”라고 말이죠. 그러면 더 이상 묻지 않으십니다(웃음). 접시에 묻은 기름때가 물로 안 닦이는 것처럼 치아에 붙은 세균을 털어내려면 칫솔로 쓱쓱 닦는 수밖에 없습니다.

 

 

칫솔의 종류가 천차만별인데, 아무거나 사용해도 괜찮나요?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작은 칫솔을 추천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용 칫솔은 크고 소아용은 작은데, 사실 치아는 한번 크기가 정해지면 변하지 않아요. 어른이라고 해서 굳이 성인용 칫솔을 사용할 필요가 없죠. 자신의 치아 크기나 특성에 맞는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가 삐뚤빼뚤 난 경우라면 칫솔모가 작고 촘촘해야 치아 구석구석까지 칫솔이 닿을 수 있겠죠. 양치를 할 때 치약은 어느 정도 사용하는 게 좋나요? 칫솔질에도 국제화된 척도가 있어요. 칫솔질은 하루에 2번 이상, 2분 이상 닦고, 치약은 최소 1cm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양치 후 헹굼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몇 회 정도 헹궈야 하나요? 

 

 

치과 선진국 스웨덴에서 정한 칫솔질에 따르면 한 손 가득한 정도의 물로 헹궈내라고 해요. 이때 입안에 있는 치약 물을 부글부글 가글한 다음 뱉어내야 해요. 치약에 담긴 불소가 치아 곳곳에 닿도록 하는 방법인거죠.

칫솔로 못 닦았거나 칫솔로 닦아도 세균이 많이 침착된 곳을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 물에 노출시키는 거예요. 포인트는 물은 딱 한 번만 헹구는 겁니다. 치약 물에 담긴 불소가 치아에 오래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선생님은 구강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칫솔질을 굉장히 꼼꼼히 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은 보통 화장실에 서서 이를 닦잖아요. 저는 그 시간만으로는 부족해서 소파에 앉아 오랫동안 골고루 닦아요. 물론 칫솔은 제 치아에 골고루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칫솔을 사용하고요.

그리고 꼭 치실을 써요. 치실로 칫솔이 미치지 못하는 이 틈새를 닦아내요. 치아에 뭔가 꼈을 때만 하는 게 아니에요. 치아 사이를 전부 치실질을 해주면 좋지만 틈새가 거의 없는 경우 억지로 치실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치아 미백을 하고 있습니다. 치아 미백만 해도 인상이 환해지거든요.

 

 

치아 변색으로 고민하는 중년들이 많은데 치아 미백은 어떻게 하나요? 

 

 

도자기도 오래 쓰면 색이 바래듯 치아도 먹는 음식물 때문에 누렇게 변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기 때문에 중년 환자 분들에게는 미백을 추천해드리고 있어요. 미백치료를 보통 치과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치과에 가면 자신의 치아 모양에 맞는 투명한 플라스틱 트레이를 만들 수 있는데, 그 안에 미백 약품을 넣어서 치아에 끼기만 하면 됩니다. 효과 좋아요. 자가 미백을 하면 시간은 좀 걸려도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획 우성민 사진 표기식

 

 

[이런 기사 어때요?]

 

>>숲 속의 4층 집, 시골 책방 주인으로 2라운드

 

>>글자가 눈에 안들어온다? 시니어 그림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

 

>>대리운전 기사에서 웨딩카 운전원, 노경환 씨의 창업스토리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