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米, '쌀 큐레이터'로 월 수입 2-300만원

기사 요약글

이제 창직의 시대다. 그동안 쌓은 경력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 관심사를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사 내용

 

 

 

창직 모델 쌀 큐레이터 김동규 (48세) 

전직 시민단체 활동가, 마을 카페 매니저 

창직 콘센트 쌀도 커피나 와인처럼 스토리와 얼굴이 있는 푸드 커뮤니티 만들기 

창직 경력 3년 

활동 쌀 전문편집숍 동네정미소 공동대표

 

 

쌀 큐레이터란?

 

 

맛있는 밥 전문가인 쌀 큐레이터는 쌀을 품종별로 소개하고 사회·문화적으로 더 의미 있고 재미있게 소비할 수 있도록 추천하는 직업이다.

 

쌀도 커피나 와인처럼 나만의 취향을 찾아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생산자와 소비자,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요리사, 예술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문화를 창조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창직 프로세스 1단계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

현장 탐방을 통한 철저한 사전 준비

쌀 전문편집숍 설립

 

  

김동규 씨는 농사를 짓거나 기업을 운영한 경험은 없었다. 그는 2001년 대학 졸업 후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였고 2013년에는 ‘카페 봄봄’이라는 커뮤니티 마을 카페 매니저로 일했다. 이때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우연히 한국의 쌀과 밥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한국 사람들이 밥을 참 맛없게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갓 도정한 쌀과 다양한 품종의 쌀을 쉽게 구입해 맛있는 밥을 먹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직접 방법을 찾아보자고 결론에 도달했다. 밥을 맛있게 먹을 방법에 관심이 있는 도시농부, 자영업자, 지역주민들과 함께 1년 동안 공부하며 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종이 200여 가지가 넘고 품종에 따라 식감, 향미, 어울리는 음식들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쌀도 특성에 따라 선호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점을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하면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본격적인 시장 조사를 위해 일본 도쿄에 유명한 쌀가게인 ‘아코메야’ 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규모와 구색을 자랑하는 아코메야와는 달리 그는 맛있는 쌀을 알리기 위한 동네의 작은 정미소 콘셉트를 구상했다.

 

먼저 2017년 11월에 주식회사 동네정미소를 설립했다. 한 달 뒤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녹색친구들’이라는 사회주택 1층에 동네정미소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쌀 큐레이터의 시장 개척에 첫발을 내디뎠다. 

 

 

 

 

창직 프로세스 2단계

 

콘셉트 확립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 확보

창직

  

 

자금도 경험도 계획도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쌀 전문 편집숍이라는 사업모델과 쌀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창조해간다는 자부심으로 하나하나 부딪히며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동네정미소 1호점을 오픈했지만, 작은 규모의 매장에 셰프와 매니저를 고용하면서 사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매장이 동네 골목 안에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입소문이 나서 자리를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동 대표들도 아직 동네정미소의 정체성과 시그니처 상품도 확정하지 못한 채 쌀 큐레이터의 역할인 쌀 도정과 유통, 다양한 상품 구성, 특색 있는 밥상 레시피 등의 일을 하면 할수록 숙제와 고민도 더 많아졌다. 그 와중에 2018년 명절 선물세트를 기획, 영업, 배송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창직 초기에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되었다. 서장훈과 정형돈이 진행하는 올리브TV에도 방영되고 다양한 매체에서 동네정미소와 쌀 큐레이터를 소개했다. 그 덕분에 도시농업 분야, 음식 분야, 유통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이 탐방을 오기도 했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했다. 초창기부터 2호점 3호점 입점을 제안하거나 프랜차이즈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2호점을 내기로 하고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다. 

 

 

 

 

부족한 자금 마련을 위해 첫 번째 크라우드 펀딩 5000만 원에 도전했는데 6200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1차 펀딩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2호점은 전통주와 쌀을 결합하는 콘셉트로 2018년 9월에 문을 열었다. 이후 골목 쌀 축제를 열고, 전통주 강좌도 병행하면서 기반을 다져나갔다. 2019년에 오픈한 3호점은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과 주말이면 외부에서 오는 방문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2020년 대한민국 전체 산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동네정미소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해고와 휴업 없이 버티고 버텼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지금은 서울시나 경기도 등 지자체와 협업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고민하며 로컬푸드를 넘어 푸드 커뮤니티 매장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쌀 큐레이터를 소개하기 위해 50플러스센터와 함께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한국인의 주식인 쌀에 대한 인문학 강의 진행 및 50플러스 세대에게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식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익 구조는▶ 매장 수익 월 200~300만 원, 강의료 회당 30~40만 원

 

 

쌀 큐레이터로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 매장 위치 임대료 인건비 등 많은 변수가 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하거나 단독으로 매장을 운영할 경우 200-3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쌀 큐레이터로서 50플러스 중부캠퍼스 강좌,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지방자치단체 식생활 교육 및 도시농업 귀촌·귀농 관련 교육 요청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2시간 강의 기준 평균 30-40만 원 정도 강의료를 받고 있다.

 

 

전망은▶ 세분된 쌀 소비로 쌀 큐레이터의 역할이 커질 것

 

 

1인당 쌀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다양한 쌀 가공품, 쌀 관련 요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 이유식, 청소년을 위한 쌀 레시피, 노인과 환자를 위한 건강식 등 쌀 소비는 점점 세분되고 있다. 쌀도 커피나 와인처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기는 시대가 오고 있다. 

 

서양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주요 쌀 소비국에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아코메야는 점점 매장을 확장하고 있고 대만의 그린핸즈 등도 유의미한 사업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차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처럼 트렌디한 비즈니스모델로서 쌀 전문 편집숍이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쌀 큐레이터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쌀 전문편집숍과 쌀 큐레이터는 생산자와 소비자, 자영업자, 음식 전문가, 예술가들이 함께 만드는 상생의 사회적 경제 모델이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공공 모델로서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밥을 맛있게 먹고 싶어서 쌀 큐레이터와 동네정미소를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맛있는 밥을 먹기가 의외로 어렵더라고요. 갓 도정한 쌀, 단일 품종 쌀, 갓 지은 밥이라는 기본만 지켜도 밥은 맛있어집니다. 그래서 직접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농부들에게 제대로 된 쌀값과 자부심을 드리고 소비자에게는 적정가격과 믿을 수 있는 쌀과 밥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은 창업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어요.

 

뜻 맞는 동료들과 함께 일을 저질렀죠. 지금이 아니면 못할 거 같아서요. 대한민국이 맛있어지는 것이 더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무엇보다 사업 경험이 없어서 자금 마련, 회사 설립, 매장 선정, 셰프 고용, 도정기 구매 등 모든 것이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사업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아무튼 공부하고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으며 지금까지 왔네요. 지금 생각하면 준비도 많이 부족했고 낭만적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쌀에 대한 철학과 소비 유통문화는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동네정미소와 쌀 큐레이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에요. 쌀생산, 유통, 소비까지 국가 차원에서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한 국민들이 쌀과 밥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고요. 정부와 지자체와의 협업 모델에 더욱더 많은 노력을 한다면 쌀 큐레이터의 미래는 점점 밝아질 것입니다.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주로 활용합니다. 언론과 방송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각종 신문과 방송 매체에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중국 CCTV에서도 방송되었어요.

 

지금까지는 직업 홍보보다 상품과 매장홍보가 중심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매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요. 그런데 매장이 알려지니 점점 쌀 큐레이터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더라고요.

 

그래서 쌀 큐레이터 직업 관련해서는 50플러스 중부캠퍼스 강좌와 지자체 협업모델을 통해 홍보해 나갈 것입니다. 조만간 생산자, 유통업자, 요리전문가 등과 함께 대한민국 쌀 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도 기획할 예정입니다.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개인 창업이 아니기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도농 상생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지속해서 혁신 중입니다.

 

지금은 지자체와의 협업모델을 만드는 것에 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푸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패키지 상품 개발과 각종 온라인몰과 대형백화점, 농식품 기업과의 사업도 계속 신경 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쌀을 문화적으로 알리기 위한 K-RICE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며, 쌀 큐레이터가 와인 소믈리에, 커피 바리스타처럼 성장할 수 있는 공식적인 양성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Q. 어떤 사람에게 ‘쌀 큐레이터’를 추천하나요?

 

쌀과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누구나 추천해 드립니다. 창업도 좋고 취미도 좋습니다. 요리사를 꿈꾸는 사람, 농부를 꿈꾸는 사람,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 청소년부터 중장년 노인까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더 건강하게 더 맛있고 의미 있게 쌀을 즐길 수 있는 쌀 큐레이터가 미래의 새로운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소믈리에나 바리스타처럼 쌀 큐레이터가 직업이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미, 당신의 도전을 환영합니다.

 

 

 

 

이정원의 원포인트 레슨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시작된 창직 모델

 

 

한 음식 평론가가 ‘뚜껑 덮은 스테인리스 공깃밥’에 대해 혹평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는 스테인리스 공깃밥에 대한 고민과 함께 맛있는 밥에 대한 관심도 함께 불러일으켰다. 쌀 큐레이터 김동규 씨 역시 우연한 기회로 “한국인은 쌀을 참 맛없게 먹고 있구나”라고 생각한 데서 창직 모델이 시작되었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들도 정작 국내산 쌀 품종만 200종이 넘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또한 ‘맛있는 밥’에 대해 고민을 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김동규 씨는 한국인 식생활의 중심인 쌀을 품종별로 맛과 특징을 제시하여 취향에 맞는 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믹스커피가 원두커피로 대체되어 이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마니아들까지 생겨나며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대중화되었듯이 쌀 큐레이터 역시 쌀을 입맛에 맞춰 골라 먹는 시대를 선도하는 직업이 될 것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매일 오르는 쌀밥 한 공기도 창직 모델의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기획 이채영 사진 이준형(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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