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전문가의 근력 시리즈*
1편. 서울대병원 김선신 교수의 근력 레벨업, 3개월 습관 처방
2편. 이호원 강남더의원 비뇨기과 원장의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운동법
3편. 강북삼성병원 박용우 교수의 간헐적 단식으로 근력 키우기
4편. 스타의 운동코치 우지인의 근력을 올리는 '바디튜드'
5편. 차민기 청연101한의원 대표 원장의 엉덩이 기억상실증 예방법
33kg을 감량해 ‘몸짱 의사’로 거듭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9년 초만 해도 몸무게가 108kg이었어요. 인생 최고 몸무게였죠. 크리스마스트리로 따지면 나무의 뼈대는 한정돼 있는데 장식품을 잔뜩 달아 곧 무너질 것 같은 위태위태한 상태였어요.
제 뼈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지방이 축적되다 보니 몸이 망가졌어요. 남들보다 쉽게 지치고, 금방 피곤하고, 엄청 예민해졌죠. 그러다 결국 고혈압, 고지혈증을 진단받고 간 수치까지 높아졌어요. 당장 살을 안 빼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바로 피트니스센터에 갔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근력운동을 했나요?
일단 몸 자체가 무거우니까 굳이 무거운 걸 들려고 욕심내지 않았어요. 게다가 근력이 약한 상태라 부상 위험이 있어 반드시 유산소운동으로 몸을 예열한 다음 근력운동에 들어갔죠.
그리고 주 단위 계획을 세웠어요. 요일별로 ‘가등어하팔’ 순으로 진행했죠. 월요일은 가슴, 화요일은 등, 수요일은 어깨, 목요일은 하체, 금요일은 팔. 이런 식으로 하루에 한 부위씩 집중적으로 운동했어요. 유산소운동과 복근 운동은 매일 하고요.
근력을 키운 이후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근력운동을 하다 보니 살 빠지는 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운동하기 전에는 살이 찐 상태로 평소에 장시간 수술 및 시술을 매일 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 왼쪽 어깨가 안 올라갔어요. 심할 때는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낄 정도로 상체 불균형이 심했죠. 그런데 근력운동을 하면서 좋아졌어요.
근력운동 자체가 균형을 잡아야 하는 운동이거든요. 무게를 들었을 때 대칭을 맞추려는 노력이 몸의 균형을 이루게 한 거죠. 흥미로운 점은 근력운동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제가 담당하고 있는 비뇨기과에서도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는 거예요.
근력운동이 비뇨기 질환에도 영향을 주나요?
비뇨기과에 남성호르몬 문제로 오는 분들이 많은데, 남성호르몬 저하는 대개 근력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거든요. 발기부전이 대표적이죠. 이분들에게는 반드시 하체 근력을 키우라고 말씀드려요. 몇 달 전 발기부전으로 고생하는 환자분이 계셨는데 실제로 하체 운동을 열심히 해서 많이 나아졌다며 엄청 좋아하셨어요.
이를 증명하는 실험 사례도 있어요. 20대 남성과 70대 남성을 대상으로 운동을 통한 남성호르몬 증가 추이를 확인하는 실험이었어요. 20대는 가슴운동을 하든 복근 운동을 하든 남성호르몬이 증가했는데, 70대는 하체 운동을 할 때만 남성호르몬이 증가했어요.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하체 운동 중에서도 스쾃 말고 레그 익스텐션을 할 때만 증가했지요.
레그 익스텐션은 어떤 운동인가요?
레그 익스텐션은 허벅지 앞쪽 근력을 단련하는 운동인데요. 벽에 등을 기대고 한쪽 다리만 쭉 올려주면 됩니다. 근력이 약할수록 다리가 많이 안 올라갈 거예요. 그렇다고 무리해서 올리지 말고 등과 허리를 밀착시킬 수 있는 선까지만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세요. 20번만 해도 다리가 부들부들 떨릴 거예요.
근력운동이 여성 비뇨기 질환에도 도움이 되나요?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 환자 중에는 골반저 근육이 약해서 오는 분들이 많아요. 골반저 근육이란 골반 안쪽에 있는 근육부터 척추를 받치고 있는 근육을 가리키는데, 이 부분의 근력이 떨어지면 요실금, 야간뇨, 빈뇨, 배뇨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케겔운동을 추천해 드려요. 케겔운동은 쉽게 말해 항문 조이기 운동이에요.
항문을 조이기만 해도 운동이 되나요?
항문을 서서히 조인 후 10초 정도 참으면서 조인 상태를 유지하면 돼요. 방귀나 대변을 참을 때처럼 항문을 닫는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고, 아랫배가 아닌 항문에만 힘이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다시 서서히 풀어주었다 다시 조여주기를 반복합니다.
하루에 10번 이상, 3개월 이상 지속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실제 환자들을 보더라도 케겔운동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가 커요. 케겔운동을 지속적으로 한 사람들의 증상이 더 빨리 호전되죠.
선생님은 지금 몸무게 유지와 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 일상에서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아무래도 고도비만 경험이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식단은 꾸준히 챙기는 편이에요. 되도록 간이 덜 돼 있고, 조미료가 덜 들어간 음식을 먹어요. 대신 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운동해요. 출근하기 전에 한 번, 퇴근하고 나서 한 번 헬스장에 가서 ‘가등어하팔’ 중 하나를 선택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죠.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운동은 ‘시간이 나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하루 종일 환자를 진료하는 직업이라 쉬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런데 몸이 게을러지려고 할 때마다 저만의 방법을 활용해요.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는 숫자를 거꾸로 세면서 머릿속으로는 운동하러 갔을 때 누릴 수 있는 가벼움, 만족감을 상상하며 일어납니다. 밤에 일이 늦게 끝날 때도 마찬가지죠. 운동했을 때 지금 당장 내게 주어지는 보상을 생각하면서 운동할 동력을 얻습니다.
기획 우성민 사진 박형주(율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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