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디자이너

기사 요약글

이제 창직의 시대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 관심사를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사 내용

 

정원 디자이너란?


정원 디자이너(garden designer)는 정원을 직접 설계해 만들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사람이다. 정원의 공간 구성과 식물의 식재, 정원 구조물 설치 등을 설계하고 설계대로 실제 정원에 실현하는 일을 한다. 정원사(gardener)는 전반적으로 정원을 관리하는 사람이지만, 정원 디자이너는 ‘정원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사람’이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정원 선진국 유럽에서 탄생한 이 직업은 설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관리를 감안한다는 점에서‘디자이너’라는 이름이 붙는다. 정원사는 정원 디자이너가 의도한 대로 정원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에 집중한다.

 

 

  • 창직 모델정원 디자이너 1세대 임춘화(52세)
  • 전직주부
  • 창직 콘센트정원 디자인 및 시공
  • 창직 경력15년
  • 활동정원 디자인 및 시공 전문 회사 아이디얼가든 대표

 

창직 프로세스 1단계


관심사를 찾아 전직▶전문성을 위해 교육에 도전▶실무역량 쌓기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임춘화 씨는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녀의 집은 작고 오래된 마당이 있는 주택이었다. 어릴 적 시골에서 뛰놀며 신기한 풀이나 꽃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던 그녀였기에 작은 공간에서 정원을 효율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항상 관심을 두고 살았다. 그러던 중 2001년 가족과 떠난 영국행이 그녀의 삶을 바꿔놓았다. 그곳에 거주하며 영국 정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 그녀는 정원에 대한 공부를 결심했고 영국 리즈 메트로폴리탄대와 영국왕립원예협회(RHS) 할로카가든(Harlow Carr Garden)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정원 디자인 집중 코스 과정을 이수했다. 정원 관련 용어부터 낯설었고, 빠듯한 수업과 많은 과제로 인해 밤샘 작업은 일상이 되었다. 특히 영어가 서툴러 과제를 이해하지 못해 수없이 애를 먹었지만 정원 디자인은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이어서 그녀를 가로막지 못했다.

 

 

창직 프로세스 2단계


재취업을 통해 실전 경험▶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감동▶창직

영국에서 차곡차곡 정원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키웠던 그녀는 2004년 귀국한 뒤 우연히 조경 회사에서 교육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정원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정원 디자이너란 직업은 물론 조경에 대한 관심도 낮았던 시절이었다. 마침 세계적인 동화작가이자 가드닝의 대가‘타샤 튜더’에 관한 TV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면서 정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고 그녀의 일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경기도 연천에 있는 허브빌리지의 식재 디자인을 맡게 됐다. 식물원의 경우 10년 이상의 시간을 미리 예상해 디자인해야 하므로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직접 측량하고, 손으로 그려가면서 디자인하고 시공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서 세심하게 정원을 디자인했다. 또한 그곳에서 4년간 근무하며 정원 디자인에 대한 강의도 이어나갔다. 이 기간 그녀는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정원 디자인이 필요한 시대라는 확신이 섰다.

일도 술술 풀렸다. 첫 작품인 허브빌리지에 정성을 쏟은 만큼 멋진 정원으로 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장, 개인주택 등 다양한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왔다. 그녀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가리지 않고 내 정원이란 생각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그런 노력에 고객들이 입소문으로 호응했고 그녀를 찾는 곳도 점점 늘어났고 덕분에 정원 디자이너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그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 정원 디자인 분야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 후학 양성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수익 구조는▶ 시공 수익과 강연 수익

일은 고객의 의뢰를 받아 이뤄지는 구조다. 의뢰는 컨설팅, 정원 디자인, 식재 디자인, 시공까지 다양하며 식물원, 골프장, 공공 정원, 개인주택 정원 등 종류도 다양하다. 보통 개인주택의 경우, 설계부터 시공까지 평당 50만원 정도를 받는데 디자인, 시공 자재 등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강연료 수익도 적지 않다.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취미 활동이나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져서 강의 요청이 많다. 대학원에 출강도 하고 있다. 강연료 수익은 정원 디자이너의 경력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정원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자, 자체적으로 아이디얼가든 디자인스쿨을 운영해 이들을 교육한다. 정원 산업이 점점 커지면서 관련된 수요들이 늘고 있어 수익 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망은▶ 녹색성장 시대에 유망한 직종

녹색성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정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 정원박람회 개최, 숲정원 조성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원 산업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기정화와 정서 안정, 취미 생활 등의 목적으로 정원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수요로 인해서 정원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춘 정원 디자이너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INTERVIEW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영국에서 귀국한 이후 제가 정원 공부를 한 걸 알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들은 대부분 정원에 꽃과 나무를 잘 심고 물을 잘 주면 정원이 완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몇 년 뒤 생기를 잃은 정원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저를 찾아와 정원을 살려 달라는 겁니다. 마다하지 않고 적극 도왔지요. 제가 배우고 알게 된 지식들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정원이 하나하나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 제 일에 대한 자부심도 커졌고 사회적 수요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란 희망도 보게 됐지요. 이런 수요를 파악하면서 단순히 정원을 관리하는 개념을 넘어 처음부터 정원을 설계해서 만들고 사후 유지하는 일까지 할 수 있는 정원 디자이너로 창직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아직 정원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다 보니 고객과 정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디자이너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디자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인색합니다. 건축은 설계 비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정원은‘꽃만 심으니 직접 해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2~3년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정원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를 깨닫게 되지요. 이와 비슷한 예로 건축 예상 비용은 높게 잡는 반면에 정원은 적은 비용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원은 건축과 마찬가지로 한번 만들면 고치기 어려워서 초기에 비용이 들더라도 디자인에 따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그동안 만든 정원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원과 관련된 일이라면 인터뷰, 강의 등을 꾸준히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축적되어 지금은 정원을 사랑하고 관심 있는 분이라면 자연스럽게 정원 디자이너를 알고 찾아오고 있습니다.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지난 15년 동안 사업과 강의를 겸업하면서도 정원 분야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해외의 디자이너들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을 접하고 특히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식물의 경우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외국과 우리나라는 기후가 달라서 우리나라 기후에 맞춰 식재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정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쌓여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 사람에게 정원 디자이너를 추천하나요?

식물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합니다. 애정이 없으면 수만 종 식물의 복잡한 학명과 재배, 성장 환경 등을 알아가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정원의 주인공은 식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식물에 관심을 갖고 교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공간 감각과 자기만의 센스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정원
국내 1호 창직 전문가로 다양한 산업에서 기존에 없던 직업과 직무를 개발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잡 크리에이터다. 현재 한국창직협회 회장, 대안대학 한국창직종합학교 이사장, 미래직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창직이 미래다>가 있다.


<이정원의 원 포인트 레슨>

평소 관심과 흥미가 만들어 낸 인생 2막의 창직 모델 창직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경력이나 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하지만 평소에 가지고 있던 관심사나 흥미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원 디자이너 임춘화 씨는 어릴 적부터 꽃과 풀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자연이 어우러진 주변 환경 덕분에 전업주부로 살다가 창직에 나선 경우다. 무엇보다 정원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과 막연한 관심으로 그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실천을 위해 과감하게 도전했다. 힘들었지만, 정원 선진국에서 공부하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운 것이 성공 비결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그마저도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가장 먼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아는 것이 바로 창직의 시작이란 점을 보여준 사례다.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