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운동보다 ‘잘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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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운동 대신 잘 먹기로 버티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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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운동하러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괜히 무리해서 나갔다가 낙상만 당할 수 있다.

몸짱 남자와 여자가 밖에 나와서 열심히 운동을 한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몸이 건강하지 못하고 뚱뚱한 이유는 운동을 안 해서인 것 같다. 그런데 겉모습이 건강해 보인다고 몸속까지 건강할까?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에 살이 찌고 관절 문제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 운동을 한다고 꼭 건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 사람들은 흔히 갑자기 혈당이 오르면 바빠서 운동을 못 해서라고 생각한다. 당뇨 환자의 혈당이 가장 치솟는 시기가 명절 전후라는 조사 결과도 있으니까. 그러나 며칠 운동을 못 했다고 혈당이 그렇게 갑자기 치솟지는 않는다. 원인은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어서다. 그렇다고 운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겨울에는 운동량과 활동량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운동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펜하겐 심장연구센터의 연구 결과를 보면 35년간 일주일에 2시간 30분을 조깅에 할애했을 때
늘어난 수명은남성 6.2년, 여성 5.6년6년간의 수명 연장을 위해 4550시간, 즉 반년을 꼬박 달린 셈이다.

 

골밀도에는 운동보다 영양

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뼈에 체중이 실리는 걷기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상적인 걷기만으로는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가벼운 덤벨 운동이나 팔굽혀펴기,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같은 맨몸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그런데 칼슘과 인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주기적인 운동보다 2배 정도 뼈 건강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뼈에 좋은 칼슘과 인을 보충한 사람들과 일반 식사를 한 사람들을 비교했더니 칼슘과 인을 보충한 쪽의 골밀도가 높게 나타난 것.

여기서 다시 칼슘과 인을 먹은 사람들만 놓고 비교해보니 운동 여부가 뼈 건강과 큰 연관이 없었다. 즉, 칼슘과 인을 보충하면 운동을 하든, 안 하든 골밀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우선 칼슘과 인 보충제부터 챙겨 먹자. 운동은 그다음 순서다.

 

원인은 음식인데 운동에만 열중한다?

과식을 했으니 운동을 할까? 좋다. 소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먹은 만큼 칼로리를 태우겠다는 생각이라면 쓸데없다.<마흔 식사법>의 저자이자 스포츠 지도자인 모리 다쿠로는“다이어트에 운동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체중 50kg인 사람이 시속 8킬로로 30분을 달렸을 때 소비 칼로리는 겨우 200kcal다.

그런데 우리는 200kcal(피자 한 조각)를 1분이면 섭취한다. 먹어서 찐 살을 운동으로 빼겠다? 상당히 무모한 도전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비만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에 식단이 차지하는 비율을 80%, 많게는 90%까지 본다. 내장지방이 쌓이는 주원인은 식생활인데 먹는 것을 조절하지 않고 복근운동을 한다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겨울에는 오히려 운동량을 줄여라

운동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겨울에는 운동량을 60% 정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야외운동을 조심해야 한다. 건조하고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고 심혈관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고혈압이 있거나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 관련 질환이 있다면 아침 운동보다는 신체 기능이 충분히 활성화된 저녁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 운동을 하면 살이 더 잘 빠진다는 말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겨울에 추운 곳에서 운동을 하면 대사율이 높아져 체지방이 더 잘 타지만 실내운동을 할 경우에는 계절에 따른 차이가 없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하지 못하는 것이 걱정이라면 10~15분 추운 곳에 있으면 된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추운 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1시간 정도 운동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추운 곳에 있으면 체온 유지를 위해 근육이 떠는데, 그러면서 칼로리가 운동 이상으로 소모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두 숟가락씩 덜 먹기

겨울에는 어쩔 수 없이 활동량이 줄어든다. 이렇게 활동량은 떨어지고 연말연시 모임까지 잦아지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평균 1.5kg이 증가한다는 조사가 있다.

겨울철에 절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끼니마다 딱 두 숟가락씩만 밥을 덜 먹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매일 밥 100g(145kcal)과 반찬을 합쳐 최소 200kcal 이상을 덜 먹을 수 있다. 200kcal로 뭐가 도움이 될까 싶지만 40분 정도 걸어야 소모되는 칼로리다. 체지방 1kg=7700kcal이므로 두 숟가락씩만 덜 먹으면 1.5kg 정도의 체중 증가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운동을 하면 당연히 암도 예방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운동이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는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정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운동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을지 모른다.

추운 겨울에는 고기가 보약

운동량이 부족한 겨울에는 고기라도 잘 챙겨 먹어야 근육이 줄어드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탄다면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가 더더욱 도움이 된다. 몸속 근육이 부족하면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손끝 발끝이 유독 더 시릴 수 있다.

우리 체온의 40%도 근육이 만들어 낸다. 따라서 근육이 부족하면 몸이 쉽게 식어 추위를 잘 탈 수 있다. 특히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에 우울감과 피로감을 심하게 느낀다면 체내에서 세로토닌 호르몬 합성이 잘 안된다는 신호다.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으면 잘 만들어지는데 겨울철은 일조량이 적어도 합성이 잘 안된다. 그러니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이라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그래야 겨울철에 추위도 덜 타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양념 안 한 살코기는 양껏 먹어도 괜찮다

고기를 더 먹어야 한다고 하면 흔히 고지혈증이나 콜레스테롤 걱정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70% 정도가 권장량보다 고기를 덜 먹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심해서 65세 이상은 남성 84%, 여성 91% 정도가 고기 섭취량이 부족하다. 고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포화지방 때문이다.

하지만 포화지방은 비계에 많고 살코기에는 거의 없다. 살코기 위주로 먹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 또한 비계에는 항생제와 성장 촉진용 첨가물 등이 축적된다. 육류는 유기농으로 구입할 경우 가격 부담이 크므로 최소한 비계라도 떼고 먹는 것이 좋다.

비만 전문의 박용우 박사는 양념 안 한 살코기는 배불리 맘껏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양념이 강한 고기는 식사량이 많아지지만 양념 안 한 살코기는 생각만큼 많이 먹을 수 없다. 그러니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 건강에 안 좋을까 걱정이 된다면 직화 말고 프라이팬에 굽고 양파를 곁들이자. 대장암과 콜레스테롤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육식보다 나쁜 채식이 있다?

암 진단을 받으면 식단부터 채식으로 바꿀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채식이 몸에 좋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채식에는 매우 큰 문제점이 있다. 고기를 안 먹는 대신 밥이나 국수, 떡,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탄수화물 식품을 과도하게 먹는다는 것이다.

반면 단백질 섭취량은 거의 없다. 과거에는 비만의 원인을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섭취에 뒀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당질 섭취에 둔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하지 않은 채식을 한 사람은 건강한 채식을 한 사람보다 심장질환 위험이 25% 높다. 여기서‘건강하지 않은 채식’이란 흰쌀, 밀가루, 고구마, 감자 등 열량이 높은 탄수화물 식품을 말한다.

육류가 꺼려진다면 두부나 콩, 잡곡류 등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채식이다. 무조건 고기만 안 먹는다고 건강한 식단이 아니다.

 

겨울 보양은 곰국보다 수육

많은 사람이 겨울철에 기력이 떨어지면 사골을 푹 끓여 보약처럼 먹는다. 뼈 건강에도 좋고 단백질도 풍부해서 몸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사골국에는 생각만큼 칼슘이 풍부하지 않다. 시금칫국이나 시래깃국보다도 적다. 오히려 오래 끓이면 국물에 많이우러나온 인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무엇보다 사골국의 가장 큰 문제는 밥 한 공기와 깍두기 몇 개만으로 식사를 마치게 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국물이 주가 되는 음식이라 한 그릇으로 하루 나트륨 권장 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다. 심하게 말하면 탄수화물과 나트륨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메뉴다. 물론 사골 국물에 단백질이 우러나오긴 하지만 일부 수용성 단백질이다. 기력이 떨어져 보양이 필요하다면 국물 위주의 곰국이 아니라 고깃덩어리인 수육을 먹어야 한다.

 

가공 식품은 비싼 것으로 선택

가공식품이나 반조리식품의 가격이 싸다면 이유가 뭘까? 주성분이 당질이거나 좋지 않은 기름을 사용해서다. 저렴한 재료로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당질, 나트륨, 지방, 화학첨가물 등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싼 제품이 맛까지 없으면 아무도 안 살 테니까 말이다.

한국식품과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식품 첨가량 섭취량은 1년에 24.9kg이다. 이는 권장 섭취량의 6배가 넘는 양이다. 무첨가나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분분하지만 어쨌든 비싼 제품에는 상대적으로 유해 물질이 덜할 확률이 높다.

그럼 식비가 너무 많이 든다? 가공식품이나 반조리식품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 비싼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다 보면 저절로 식비 걱정에 덜 먹게 되니 일석이조다.

 

호떡 260kcal = 수영 28분
붕어빵 120kcal = 걷기 30분
호빵 230kcal = 요가 88분
계란빵 130kcal = 에어로빅 21분
어묵 120kcal = 윗몸일으키기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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