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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여사의 아들은 작년 가을 결혼했으나 신혼집으로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날짜가 늦어지는 바람에 몇 개월 째 함께 거주 중이다. 남편보다 아들에게 더 의지하고 살아온 A여사는 아들 며느리와 살면서 정(情) 붙일 시간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요즘 아들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서운한 감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뒷전이고 며느리만 챙기는 모습에 ‘내 자식이 맞나?’ 싶고 배신감마저 들어 화병이 생기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CASE 며느리만 챙기는 아들이 낯설다
A여사가 설거지 할 때는 가만 있던 아들이 며느리가 설거지를 하자 거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내가 할게!” 하며 부엌으로 향해 가고 있다. 이런 아들을 보면서 ‘꾹’ 참다가 며느리가 ‘훅’하니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방으로 건너가자 결국 아들을 향해 한마디 하고 말았다.
결국 그날 밤.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옆에서 쿨쿨 잠자고 있는데 혼자 감정이 북받쳐 올라 A여사는 눈물이 터져버렸다. 결혼하고 5년만에 어렵게 가진 아들. 이 녀석을 뱃속에 품으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 없었던 긴 세월의 깊은 감정을 어찌 다 정리하랴.
이 사례의 경우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결혼하여 독립할 시기에도 자녀의 삶과 자신의 삶을 잘 분리하지 못한다. 물리적, 경제적 독립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정서적인 분리인데 A여사는 그것이 안되었던 것이다.
A여사는 ‘부부 중심’의 삶이 아니라 ‘부모 역할 중심’으로 살았던 것이 아닌지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만약 자녀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자연스럽게 자리매김 되었다면 이번 기회에 서운한 감정을 앞세우는 대신 인생 전반에 대해 수정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부터 깨달아야 한다.
우선순위에서 1순위는 부부 그리고 배우자다. 부부 사이에 자녀가 소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부중심의 정서적 우선순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한 아들이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 순간 ‘내 아들’에서 ‘며느리의 남편’이 더 우선되는 것도 인정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들과의 대화를 다시 시도해보자.
Solution.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것
A여사는 먼저 아들과 정서적인 분리를 해야한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가정의 우선순위가 부부에게 있을 때 가정의 행복도가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좋은 것들을 해주고 싶어 자신을 희생하지만, 자녀에게 가장 큰 선물은 부부가 서로에게 중심이 되는 것이다.
기획 서희라 글 김숙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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