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10년, 여성의 노후가 더 위험하다.

기사 요약글

우리나라 남성 직장인들의 노후 준비가 선진국 직장인들과 비교할 때 매우 부실한 수준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사 내용

그러나 사실 남성보다 여성의 노후가 훨씬 더 위험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노년 빈곤율은 40%이고 여성의 노년빈곤율은 46%에 이른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남편과 자녀가 나를 부양하겠지’란 막연한 생각만 갖고 노후 준비를 등한시하거나, 준비를 한다 해도 남편과 함께하는 준비만 하기 때문이다.여성의 노후 문제가 심각한 첫 번째 이유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남는 기간이 생각보다 아주 길기 때문이다. 한국인구학회의 ‘2010년인구주택센서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와 사별한 고령자의 경우 남성은 9.67년을, 여성은 15.31년을 홀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 사별한 뒤 재혼하지 않을 경우 여성들은 15년정도 혼자 살다가 사망한다는 뜻. 그런데도 홀로 남겨진 15년에 대한 노후 준비는 거의 안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두 번째는 대부분의 노년기 여성이 배우자가 사망한 후 혼자서 간병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치매나 뇌졸중 등 간병이 필요한 중증 질환은 80대 이상 고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70~74세에서는 5% 정도이나 85세 이상에서는 30%로 높아진다. 특히 90대가 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 기간에 배우자 없이 의료비와 간병비를 해결해야 한다.세 번째는 황혼 이혼으로 헤어지기 때문이다. 중장년에 이혼하면 아무래도 불리한 쪽은 여성이다. 남편들이 대체로 재산 분할에 소극적이고, 심지어 아내에게 주는 위자료가 아까워 재산을 숨기는 남편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인생 후반기가 꼬이게 된다. 물론 최근에는 이혼으로 인한 재산 분할 시 아내 몫을 50% 이상 인정한 판결이 전체의 22.5% (2012년 기준)에 이르고, 몇 년 사이 이혼 여성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전업주부의 재산 분할 몫이 50%가 안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즉,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혼자 살아가야 할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연금 속에 담긴 ‘깨알’ 같은 노후 자금
 

  • 걱정 마시라, 기초연금은 열에 일곱이 받는다

    국가가 운영하는 연금제도를 공적연금이라고 하는데, 기초연금은 그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적연금이다.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이 기초연금 대상자이다. 수급자의 소득수준에 따라 월 10~20만원 범위에서 차등 지급되며, 기초연금을 부부가 함께 받으면 최대 32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그러나 모든 여성이 기초연금을 받는 건 아니다. 남편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을 받는 수급자면 그 아내는 기초연금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또 고가의 부동산이나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부유한 노년은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 배우자와 사별해도 종전 연금의 40~60%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수급자가 사망하면 생존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란 이름으로 종전에 받던 연금의 40~60%를 지급한다. 다만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수령하다가 남편이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아내는 본인의 노령연금과 배우자 사망으로 인한 유족연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아내가 유족연금을 포기하고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자신의 노령연금에 유족연금의 20%를 추가해 더 받을 수 있다.
     

  • 부부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주택연금

    남편 사별 후 별다른 노후 대책이 없으면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금융기관에 집을 담보로 잡히고 생활비를 빌려 쓰는 주택연금은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사별해도 연금이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지급된다. 즉, 남편이 사망했다고 해서 주택연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따라서 젊었을 때 주택을 구입하면 가급적 등기를 남편과 아내 공동 명의로 해두는 것이 좋다. 남편이 사망한 후 자녀들이 집을 팔면 주택연금을 더이상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가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며(부부 공동 소유일 경우 연장자가 만 60세를 넘어야 함), 감정평가액이 9억원 이하의 주택이어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만 60세인 사람이 감정평가액이 1억원인 주택을 금융기관에 맡기면 월 22만8천원의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다.
     

  • 남편 개인연금에 유족연금을 추가하라. 사후 70%를 받을 수 있다

    직장 여성들은 월급의 일정액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불입하면 노후에 큰 재산이 된다. 개인연금은 또한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퇴직·개인연금을 받을 수 없는 가정주부들은 보험 상품을 이용해 노후 준비를 보완할 수 있다.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피보험자(보험의 대상자가 되는 사람)가 중요하다. 일반적인 종신형 연금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연금 지급이 중단된다. 그러나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 유족연금를 추가하면, 남편 사후에도 70% 수준의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또 아내와 가족을 생각하는 남편이라면 자신의 갑작스런 사망 사고에 대비해 종신보험에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종신보험은 가장이 사망할 경우 사망 원인을 따지지 않고 약정한 보험금을 무조건 지급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생활비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 이혼한 남편의 국민연금, 분할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분할연금이란 국민연금 가입자가 이혼한 경우 배우자의 노령연금에서 일부분을 나누어 받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부부가 같이 살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에 해당되는 연금을 절반씩 나누어 받는다. 분할연금을 청구하려면 최소한 5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고, 또 결혼 기간 동안 부은 연금에 한해 분할을 신청할 수 있다. 2013년 말 기준 1만여 명의 이혼 여성이 분할연금을 받고 있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경우 서로 분할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본인의 연령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대(61~65세)가 되어야 받을 수 있다. 또 이혼한 뒤 3년 이내에 분할연금을 신청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은 국민연금처럼 자동적으로 분할되지 않지만 법정 소송을 통해 분할 요구를 하면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있다.
     

  • 국민연금 임의가입, 10년 부으면 최소 16만원씩 받는다

    2014년 현행 국민연금 운영규정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가입해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 60세부터 가입 기간에 따라 월 30~12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소득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 바로 ‘임의가입’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들도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주부가 임의가입을 이용해 10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입하면 65세 이상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4년 현재 임의가입자로 납입 가능한 최소 보험료는 8만9천1백원이며, 8만9척1백원~35만8천2백원의 범위에서 선택해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다. 만약 8만9천1백원을 10년간 납부하면 현재 화폐가치로 16만원가량의 연금을 받게 된다.
     

  • 10년간 1억5천만원이 필요하다! 노후 준비 통장 필수

    남편 사망 후10년을 더 살고, 연간 1천5백만원의 생활비를 쓸 경우, 단순 계산으로 1억5천만원이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로 월 소득이 뭉텅뭉텅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아내가 자신의 노후 몫으로 돈을 따로 빼내 저축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내의 노후 저축통장 하나쯤은 따로 만들어놓아야 한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적금,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적립식펀드(채권형과 주식형) 등이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으는 데 적합한 상품이다.

 

 

누구와 무엇을 할지 답이 준비됐나요?
 

  •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배워라

    여가는 희랍어로 Scole(스콜레)라고 한다. 이는 영어 ‘School(학교)’과 ‘Scholar(학자)’의 어원인데 교양을 쌓고 자기 수양에 힘쓴다는 뜻. 즉, 여가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아니라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또 다른 공부를 하는 시간이다. 노년에 바람직한 자기계발 전략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공부하는 것이다. 평소 자신의 관심사를 잘 살펴보고, 앞으로 몇 년 동안 공부할지 등 자기계발 계획서를 미리 짜는 게 좋다. 예를 들어 ‘55세에 방통대 영문과에 진학해 60세에 졸업한다’ ‘60세에 중국어를 배워 63세에 중국어 통역 자격증을 딴다’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이 일을 해야 하는 목적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그 일에 돈이 얼마나 드는지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경제적 능력은 없는데 의욕만 넘치거나 목표 의식이 부족하면 중간에 스스로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 약 4,000개의 평생교육기관이 있다. 평생교육기관은 학교 부설, 온라인 언론기관, 평생학습관, 사회단체 등 다양한 형태로 은퇴자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직업 능력 향상이 33%, 문화 예술이 32%, 학력 보완이 20%를 차지한다. 이 중 체계적인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가장 좋은 곳이 방송통신대학이다. 방통대에는 총 22개 학과가 있으며 인터넷, TV, 라디오 등의 방송통신 매체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노인대학이나 평생교육원보다 수준 높은 배움의 기회가 있다. 2012년 방통대 신입생 3만7천 명 가운데 40대 이상이 31%이고, 2~3학년으로 편입하는 학생들 가운데도 중장년층이 매우 많이 있다.
     

  • 취미생활을 하기로 했으면 ‘열정’을 되살려라

    여행, 스포츠, 악기 연주, 자기계발과 같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취미가 있다면 능력이 되는 한 ‘미쳐서’ 하는 것이 좋다. 취미생활에 푹 빠지면 행복한 은퇴 생활을 만끽할 수 있으며 취미 활동이 노년에 시작하는 새로운 사회 활동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자영업을 하면서 취미로 쓴 소설 <빙점>이 신문 공모작으로 당선된 후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한 은퇴자는 취미로 색소폰 연주를 시작해 악단을 만들고 더 나아가 음악치료사 자격증을 따서 노인병원이나 양로원을 돌며 음악으로 심리치료를 하는 봉사 활동을 왕성하게 벌이고 있다. 당신도 60세의 나이에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 고독에 강한 사람이 돼라

    나이 육십에도 밥을 차려 달라는 남편, 바쁘다고 얼굴도 안 비치다가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자식에게 목을 메지 마라. 여성은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고, 시대는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즉,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건 중년 이후의 필수 덕목이다. 그러나 평생을 가족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혼자 살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혼자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혼자 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하루나 반나절을 정해 음식점에서 혼자 밥을 먹고, 미용실이나 옷 가게에 혼자 간다. 홀로 영화를 보거나 걷기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다.
     

  • 남은 인생 잘 살았다면 잘 죽는 것도 고민하라

    “5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서 수술이 잘못될 경우,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하지 말라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직접 써서 남편에게 맡기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내가 원하는 방식의 존엄한 마무리를 염두에 두었다. 수술 후 무사히 가족들을 다시 만났지만 인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 죽기 전에 처리해야 할 품목

    옷 노년에는 옷장에 걸려 있는 옷이 적을수록 좋다. 옷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일단 몇 년 동안 입지 않고 걸어둔 옷이라면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살아 있을 적에 주변 사람들에게 옷을 주면 선물이 되어도 사후에는 망자의 옷일 뿐이다. 누가 그 옷을 받아다 입으려 하겠는가? 사진 버릴 것은 버리고 자식에게 남길 사진만 사진첩에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추억이 되는 소중한 기록이지만 요즘엔 사진이 넘쳐난다. 자식들에겐 그저 처치 곤란한 물건일 뿐. 연애편지와 일기장 나에게는 소중한 것들이겠지만, 자식들에겐 발견되면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큰 문제가 될 리야 없겠지만 애들 아버지가 아닌 ‘누군가’와의 ‘어떤 이야기’가 자손들에게 공개될 여지를 굳이 남길 필요가 있을까? 추억은 내 가슴에만 묻고 이제 정리하자.
     

  • 끼니는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편하면 그만이라며 밥을 대충 먹고 있지는 않은가? 낭만도 없고 여유도 없는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식사를 하다 보면 밥을 빨리 먹게 되고 덜 씹게 된다.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으니 많이 먹게 되고, 결과는 소화불량에 위산 과다, 거기에 비만까지 생기게 된다. 혹은 그와 반대로 치아가 안 좋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건강에 이상이 온다. 그러나 음식을 제대로 오래 씹는 것이 노인에게는 무척 중요하다. 치아에는 뇌신경과 연결된 부위가 있어 평소에 활발하게 움직이면 뇌 기능이 활성화되고, 뇌 혈류량 증가와 전두엽 혈류량 활성화를 가져와서 행동 의욕이 높아지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노년의 식사는‘끼니’를 때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기는 행위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 ‘오늘 뭘 할까’ 고민하지 말고 일정표를 짜라

    ‘노년’이란 나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준다. 그러나 삶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이것저것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무작정 따라 한다고 ‘행복한’ 노후 생활이 되는 건 아니다. 이 자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자신만의 목적과 관심사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과 꼭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적어보자. 백 번의 생각보다 한 줄의 기록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더 도움을 준다. ‘월요일엔 도서관을 가고, 화요일엔 하루 종일 손녀를 돌보고, 수요일엔 하루 만 보를 걷는다. 목요일엔 영화를 한 편 본다’처럼 할 일을 주 단위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 노후를 맞이한 사람들이 흔히 겪는 심리적 증상 중 하나가 ‘잠시도 한가해선 안 된다’는 ‘슈퍼노인 증후군’인데 그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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