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의 얼굴 박해미 편

기사 요약글

내가 그들에게 웃음을 주고, 조그만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기사 내용

Q. 촬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TV에서보다 여성스러움도 보이고, 섹시한 느낌도 나는데요.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유지하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남들처럼 운동을 하거나 특별한 관리를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작은 긴장감이 있어야 몸도 마음도 흐트러지지 않으니까요. 부부 관계에서도 긴장이 필요하잖아요? ‘난 네 거야’라는 느낌 대신 나를 불안한 존재로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긴장감을 주면 남편도 권태기를 못 느끼겠지요. 남편에게 아직까지 박해미보다 더 좋은 여자가 있냐는 거죠. 어제도 사람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지만 그게 사실이니까요.

Q. 보통 ‘센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은 그 이미지를 벗고자 하는데, 강한 이미지 때문에 손해 본 적은 없었나요?
글쎄요. 오히려 세 보이니까 남들이 조심스러워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박해미는 세고 무섭다’고 이야기를 하죠. 심지어 깡패 같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건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죠. 욱하는 성격은 있어요. 그래서 불합리한 상황이나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있으면 제가 십자가를 지고 나서는 편이죠. 그리고 어떤 일을 제가 몇 번 지시했는데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화를 많이 내기도 하죠. 그래도 실제로 같이 작업한 사람들이나 저를 오래도록 알고 지낸 사람들은 제 성격이 어떻다는 걸 잘 알고 있죠. 저는 그냥 가는 거예요. 뒤끝은 없어요.

Q. 바쁘실 텐데 암 예방, 자살 예방 등 다양한 홍보대사 일도 많이 하던데요?
제 이름으로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면 거절하지는 않아요. 제가 모든 경험을 다 해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알게 된 거죠. 그 사람들에게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안아주고 보듬어주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걸요. 내가 그들에게 웃음을 주고, 조그만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Q. 청소년 자살, 폭력 예방을 위한 극단 운영도 하고 있죠?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 굉장히 반항적이었거든요. 그때 생각을 하면서 지금 청소년을 보면 더 안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교육청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못해줘도 저는 제가 투자해서라도 공연을 할 기회가 있으면 가요. 그런데 이런 기회가 많이 없으니까 좀 속상하죠. 물론 좋은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찾아가려고 해요. 지금 제 아이도 청소년이라서 가끔은 제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을 우리 집에 초대해서 같이 놀기도 해요.

Q. 바쁘게 일하는 편인데도 개인적인 가족 생활을 잘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둘 다 균형감 있게 하려고 노력해요. 그 대신 친구들과 만나는 약속을 안 해요. 아직은 아이가 청소년이라서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는 거죠. 물론 아들이 더 크면 친구가 필요한 순간이 오겠지요. 5년 정도 지나면 제가 친구들을 열심히 찾을 거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를 해야죠. 친구는 10년이나 20년 후에도 똑같거든요. 내가 바쁠 때 지켜봐주는 게 진정한 친구 아닐까요? 지금 자주 만나지 못해도 저는 친구들에게 그런 믿음이 있어요.

 

Q. 배우 박해미에게 전성기는 언제인가요?
이제 글로벌 시대잖아요.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라도 제 이름이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세계에서도 바로 한국의 박해미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때가 제 전성기 아닐까요? 이름을 떨치고 싶다기보다도, 좀 더 큰 무대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승부를 겨루고 싶어요. 그래서 솔직히 요즘 조금 마음이 급해요. 내가 늙어가는 걸 아니까요.

Q. 그래도 나이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그럼요. 60세가 넘어도 아직 열정이 있는 분들을 보면 저는 막 놀라요. 그 나이에도 저보다 더 열심히 사세요. 그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을 본보기로 삼는 거죠. 그들을 보면 일상생활 하나하나에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들로 인해 나도 10년 후에 충분히 저럴 수 있겠다는 힘을 받아요. 그래서 지금도 플라멩코를 배우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플라멩코를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리고 나이 들어서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아마 작곡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는 70살, 80살이 되어도 죽지 않는 이상은 무언가를 하며 계속 바쁘게 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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