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행 - 서일본 노천탕 편

기사 요약글

서일본 노천탕 여행 어떠세요?

기사 내용

 

서쪽의 천하장사, 유바라 온천

 

아시다시피 요코즈나(よこづな)는 스모의 천하장사입니다. 오카야마 현의 유바라 온천에는 ‘노천탕의 요코즈나(천하장사)’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스나유(砂湯)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골짜기에 아늑하게 자리 잡아 척 보기에도 아름다운 풍광을 뽐냅니다. 하지만 스나유의 진짜 아름다움은 탕 안에 들어가야 느낄 수 있습니다. 탕 안에 앉아 있으면 위로는 거대한 댐이, 아래로는 푸른 계곡에 드문드문 들어앉은 료칸들이 보여 한 폭의 그림 같기 때문이지요. 조금 미끈거리는 느낌의 알칼리 온천수도 피로를 풀기에 그만입니다. 미인탕, 자손탕, 장수탕이라는 이름으로 나뉜 세 가지 탕은 저마다 온도가 달라 취향 따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스나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조금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곳은 남녀 혼탕이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 즐기는 남녀 혼탕

 

일본에서는 에도시대에 처음 대중탕이 생겼을 때부터 남녀 혼탕이 일반적이었답니다. 굳이 탕을 두 개 만드는 데 비용을 쓰고 싶지 않았던 목욕업자의 계산뿐 아니라 남녀 혼욕을 그리 외설스럽게 여기지 않았던 당시 사람들의 인식도 한몫했다고 하더군요.

혼탕이 드물어진 요즘도 대다수 대중탕에는 남탕에 여자 종업원이, 여탕에 남자 종업원이 들어가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도 이런 모습을 무심히 보아 넘깁니다. 일본 사람들은 목욕탕 안에서 습관처럼 중요 부위를 수건으로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녀 혼탕이라도 남녀가 벌거벗은 모습을 서로 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유명한 남녀 혼탕은 탕 안의 물이 우유처럼 뿌연 경우가 많은 데다 수증기까지 더해지니 서로 민망할 일은 없는 거지요. 또한 남녀 혼탕에는 젊은이보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스나유의 경우 남성은 알몸이지만 여성은 전용 유카타를 입습니다. 사실 탕 안에 들어가 있으면 남녀 혼탕이란 생각이 별로 안 듭니다. 온천물이 좋고 풍경이 아름다울 따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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