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이 감퇴하면 남자 갱년기

기사 요약글

갱년기는 자고로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기사 내용

남성들은 정작 자신에게 갱년기가 와도 갱년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이제 늙은 건가?’ ‘한물간 건가?’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혹은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 거라며 혼자서 힘겹게 고군분투한다. 가족의 배려도, 병원 치료도,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말이다. 

남성에게는 여성의 폐경만큼 극적인 노화의 전환점은 없다. 갱년기를 전후해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감하는 여성과 달리, 남성호르몬은 매년 조금씩 천천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사춘기에 분비량이 급격히 증가해 20대 초반에 최고치를 기록하다가 30대 후반부터 해마다 1% 정도씩 줄어든다. 이렇게 매일 시나브로 줄어들어 70대는 30대의 1/2, 80대는 1/3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니 예전과 다른 증상들이 생겨도 그저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40%:미국에서 시행된 남성 갱년기 연구 결과, 45세 이상 남성의 45%가 남성 갱년기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1천 4백만 명에 해당하는 숫자다. 79% :“우리나라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서양인의 약 79% 수준에 불과해 서양인에 비해 훨씬 일찍, 더 심하게 남성 갱년기를 경험할 수 있다.”76%:바이엘 헬스케어가 아시아·태평양 5개국 45세 이상 남성 1,000명을 조사한 결과, 53%의 남성이 갱년기 관련 증상을 경험했으며, 한국 남성은 76%가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630명: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의 남성 1,822명에게 남성 갱년기 자가 진단표를 작성하게 한 결과, 630명(34.5%)이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었다. 이 중 187명(10.3%)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비만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남성호르몬 생산량이 건강한 남성에 비해 15% 이상 감소한다.

 

갱년기가 심해지는 이유

 

남성 갱년기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여성은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 속에서 갱년기를 이겨낼 수 있지만 남성의 경우는 이해도도 낮고 표현도 못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남성 갱년기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내분비 질환’이며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골다공증, 우울증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남성의 갱년기 대책이 여성보다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도 갱년기일까?

 

갱년기에 접어들었을 때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성기능 장애다. 성욕 감퇴, 발기부전, 정액량의 감소 및 극치감 저하 등이 나타나면 일단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두 번째는 신체 기능의 변화다. 남성호르몬의 혈중농도가 감소하면 지방 분해가 저하되기 때문에 복부 비만이 유발되고, 근육량 및 근력 저하, 골다공증, 탈모나 체모 감소, 안면 홍조, 피부 변화 등이 나타난다. 달리기, 무거운 물건들기, 활동적인 스포츠 활동 등 격한 활동을 할 수 없고 1km 이상 걸을 수 없으며 기대거나 몸을 구부리거나 무릎을 꿇을 수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과 달리 남성호르몬은 해마다 1%씩 서서히 감소하므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성욕이 감퇴했다면 갱년기를 의심할 것

 

마지막은 뇌신경 기능의 저하다. 지적 능력의 저하, 불안, 우울, 기분 저하, 공간 구분 능력 저하 등 인지능력 및 기분 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갱년기 증상들은 단순히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질 때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다. 수치가 정상이라도 우울증이나 만성 소모성 질환 예를 들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만성 간(또는 신장) 질환, 우울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이 있으면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남성 갱년기 증후군에서의 무기력감과 우울감은 일반적인 만성피로나 정신과적 우울증과 헷갈리기 쉽다.우울증은 장기간 지속되며 하루 종일 우울함을 느끼는 반면, 갱년기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과거에는웃고 넘어가던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세 가지의 성기능 장애 증상은남성호르몬의 혈중농도 저하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갱년기 초기에는 아침 발기 감소, 이후 갱년기가 진행되면서 발기부전, 성욕 감퇴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심리적 증상은 남성호르몬의 특정 농도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남성 갱년기 증상 중 성기능 장애 증상이 진단에서 가장 중요하다. 더 정확하게 자신이 갱년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스런 노화 과정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질환 때문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갱년기 증상들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해보면 된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231ng/dl 이하면 남성 갱년기가 맞다.

 

나도 갱년기? 갱년기 테스트(아래 참조)

  • 1. 성욕 감퇴가 있다
  • 2. 기력이 없다
  • 3. 체력이나 지구력에 감퇴가 있다
  • 4. 키가 줄었다
  • 5. 삶의 즐거움이 줄었다고 느낀 적이 있다
  • 6. 울적하거나 괜히 짜증이 난다
  • 7. 발기가 예전보다 덜 강하다
  • 8. 운동 능력이 최근에 떨어진 것을 느낀 적이 있다
  • 9. 저녁 식사 후에 바로 잠에 빠져든다
  • 10. 최근에 일의 수행 능력이 떨어졌다

 

 

갱년기 치료는 초기에

 

갱년기 증상을 그냥 놔두면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남성호르몬 감소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 치료는 간단하다. 부족해진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면 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남성호르몬 제제는 주사제, 경구용 약물, 경피형 겔이며,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주사제다. 2~3주에 한 번씩 근육주사를 맞으면 효과적으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1회당 5~10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최근에는 한 번 맞으면 3개월 정도 지속되는 주사제가 개발되었다. 경구용 약물은 투여 방법이 간편하고 치료 용량 조절이 편리하다. 그러나 개인별로 호르몬 흡수율의 차이가 크고,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피부에 바르거나 패치형으로 붙이는 경피제는 주사의 불편함이나 소화불량을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피부 트러블이나 번들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 수치는 매년 점점 낮아질 텐데 그럼 한 번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하는 건가,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현재까지 남성 갱년기는 언제까지 치료해야 된다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질환을 치료한다기보다는 노화를 예방하고 노년에도 활기차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목표이므로, 전문의와 상담한 후 본인이 지속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참고로 대한남성갱년기학회에서는 최소 1년 이상 지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남성 갱년기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할수록,  경쟁심이 강할수록, 꼼꼼한 성격일수록 발병하기 쉽다고 한다.남성 갱년기 증후군이 나타났다면‘내가 너무 열심히 살아왔군’ 하며 스스로 위로를 해도 좋다는 의미다. 가족들 역시‘우리 남편, 아버지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유독 강한 사람이구나’인정해주면 갱년기 증상이 완화될 것.

 

남성호르몬을 지키는 일상의 방법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남성호르몬은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누구는 갱년기를 심하게 겪고, 누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지나간다. 어떤 남성은 60대를 넘겨도 40대의 수치를 보이고, 어떤 남성은 50세에 이미 70대보다 낮은 수치를 보인다. 남성 갱년기 증상이 발병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나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 외에도 스트레스, 음주,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위장약, 이뇨제, 스테로이드, 무좀약 등도 갱년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남성호르몬 생산량이 건강한 남성에 비해 15% 이상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의사들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만성적인 음주 습관과 흡연이다. 나이를 탓하기 전에 술과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실제로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운동과 체중 조절만으로 남성호르몬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카고 대학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남성호르몬 생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할 경우 남성호르몬 수치가 최대 40%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 또한 남성호르몬의 적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멈추게 한다. 운동은 ‘갱년기를 갱년기 증상 없이’ 보낼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빨리 걷기, 달리기, 등산, 수영, 체조 등의 유산소운동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대근육 근력 운동은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발기부전, 골밀도 저하, 대사질환 등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성 갱년기는 당사자만 알고 넘어가면 될 문제가 아니다. 엄마의 갱년기에 가족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면 아빠의 갱년기에도 가족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의 남편이, 우리의 아버지가 어느 날부터인가 우울해하고 짜증이 늘고 드라마를 보며 훌쩍이기 시작했다면 ‘아, 갱년기라 힘들겠구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구나. 빨리 치료를 받도록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남성들은 갱년기 증상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알코올에 빠지거나 일중독이 될 수 있다.

 

남성호르몬 생성을 돕는 영양소(아래 참조)

  • 아연 : 2011년 발표된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아연 섭취는 격한 운동을 할 때 우리 몸의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증진시킨다. 정자 건강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아연은 굴, 간, 해물, 고기류, 견과류 등에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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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레늄 : 나이지리아 연구팀이 22~50세 불임 남성 50명과 정상 남성 20명을 조사한 결과, 난임 남성에서는 셀레늄과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레늄은 마늘, 양파,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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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D : 오스트리아 연구팀은 2,299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비타민D의 혈중 수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30㎍/L 이상인 그룹이 중간 그룹과 적은 그룹에 비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D가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비타민D는 연어, 고등어, 참치, 우유 등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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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C :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비타민C를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C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며, 아연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유도한다. 또한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꾸는 호르몬의 양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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