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취미 - 산악 자전거 편

기사 요약글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장 먼저 자전거를 권하고 싶다.

기사 내용

하체의 건강이 중요해지는 50대라는 나이지만 등산이나 웨이트트레이닝처럼 관절 등 신체적으로 부담이 가는 운동은 초보자에게는 무리가 오기 마련이다. 그에 반해 자전거는 페달을 동력원 삼아 나아가기 때문에 유아부터 100세 넘은 노인도 탈 수 있어서 오히려 걷는 것보다 무리 없이 하체 운동을 할 수 있다. 게다가 기술을 하나씩 연마하면서 도전하는 재미까지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는 기술인지라, 젊은 사람들 틈에서 뒤처지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것도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전거의 가장 큰 혜택으로 가족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가족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로 자전거만 한 것이 없다. 햇볕도 바람도 자연의 색도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5월, 자전거를 타고 꽃잎들이 나에게로 날아드는 영화 같은 장면을 맞으러 가고 싶지 않은가?

 

 

양희태 씨
힐링 자전거

 

50대의 양희태 씨는 여전히 주 4회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여름에는 스킨스쿠버와 서핑을, 겨울에는 스키를 타며 꾸준히 건강관리를 한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자전거를 타는 것만큼 심신을 단련시키는 운동은 없다며 자전거 예찬론을 펼친다.


“등산을 다니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해서 저도 따라 탔죠. 체육관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어떤 유산소운동보다 심폐 지구력을 상승시키고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니 정말 행복했어요.”


일상에 지쳐 치유가 필요할 때는 운영하는 카페의 뒷산에 올라 몇 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오곤 한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노래를 들으며 사과를 쓱쓱 닦아 한 입 베어 물면 저도 모르게 해방감을 느끼곤 해요. 그렇게 한 번 쭉 풀고 와서 또 열심히 로스팅을 하고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완벽한 몸짱인 그를 보며 힘든 코스만 즐길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힘들기로 유명한 천마산 코스를 다녔어요. 근데 이젠 ‘기록이 잘 나왔다, 더 어려운 코스를 완주했다’가 중요하지 않아요. 괜한 욕심에 무리하게 되면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 되고 말거든요.”


그는 자전거 초보자를 위해 몇 가지 팁도 알려줬다.

 


“자전거는 초보자용부터 단계적으로 구입하세요. 비싼 것은 자전거에 대한 애착이 있을 때 장만해도 늦지 않거든요. 또한 수준에 맞게 코스를 타고 밤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삼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근육 성장에 도움 됩니다. 기본적인 사항들을 지킨다면 멋진 풍광을 갖춘 자전거 코스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겁니다.”

 

 

TIP!양희태의 라이딩 추천 코스

경기 가평군 화야산∼프리스틴 밸리 골프클럽 코스 서울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초보자는 10km 단축코스를 목표로 타고, 상급자는 30km 완주코스를 도전해 봐도 좋을 것.


“자전거를 타고서 닿지 못하는 곳은 없어요. 산과 숲, 그리고 강 어디든 갈 수 있죠. 자연을 벗 삼아 산길을 다니다 보면 정신적으로 받았던 고통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무와 꽃을 보며 지난 아픔을 치유하고 타다가 힘들면 내려서 계곡물에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나면 정말이지 새로 태어나는 기분입니다.”

 

 


김주훈 씨
상남자 자전거

 

김주훈 씨(54세)는 올해로 산악자전거에 입문한 지 5년째다. 평소 다양한 스포츠와 취미 생활을 즐겼었는데, 어느 날 주위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고서 중학교 때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던 게 생각나 다시금 핸들을 잡았다.


“산악자전거로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안전과 직결되는 장비를 갖추다 보니 어느 정도 비용은 들더라고요. 그래도 250만원 상당의 중고 자전거를 구매한 후 3년 정도는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탈 수 있더군요.”


자전거가 너무 재밌어서 현재는 동호회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산악자전거를 가르치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그냥 이렇게 나이를 먹나 보다 했어요. 골프 라운딩을 가도 샷 한 번 치고 카트를 타고 다시 내려서 또 그다음 샷을 치다 보니 운동한다는 느낌이 안 들었죠. 그런데 산악자전거를 탄 후부터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기술을 습득하고 나니 내가 아들 또래들과 시합을 붙어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과 함께 ‘아직 늙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잠잘 때 코골이도 심했고 아침에도 잘 일어나지 못했던 그는 자전거를 탄 후로 숙면을 취하고 아침 6시면 일어나 집안일을 거들 정도로 건강해졌다. 최근에는 아내와 두 아들까지 함께 가까운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가곤 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인생의 활력을 되찾고 가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김주훈 씨. 그에게 자전거는 어떤 의미일까?


“자전거는 제게 ‘로또’와 같습니다. 자전거 덕분에 건강도 좋아지고 인간관계도 좋아졌으니까요. 우리 나이쯤 되면 다들 불면증이나 화병,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등을 한두 개씩은 갖고 있죠.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사람들이 자전거를 배우겠다고 와서 나갈 때쯤에는 신나는 얼굴을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연료비도 따로 들지 않고 자연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마음껏 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TIP!김주훈의 라이딩 추천 코스
전북 고창군 방장산 MTB파크 전국 최대 규모의 전문 산악 자전거 공원으로 코스 전체 길이는 14.7km다. 장비를 완벽히 갖추고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


“젊었을 때부터 안 해본 운동이 없습니다. 축구, 등산, 골프는 물론 수상스키나 사냥도 했죠. 그런데 대부분 하다 보면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유독 자전거는 그렇지 않았어요. 마지막 피니시 지점에 들어가기 직전의 몇 초 동안 묘한 쾌감이 있죠. 다른 스포츠처럼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꾸준히 탈 수 있다는 것도 자전거를 놓지 못하는 이유네요.”

 

 


이덕수 씨
나를 젊게 만드는
자전거

 

이덕수 씨(52세)는 30년 차 생명보험 설계사다. 다른 워킹맘들처럼 사회생활과 집안일을 병행하다 보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3년 전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어마어마한 고가의 자전거가 있는 거예요. 왠지 나도 타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1백만원대의 중고 산악자전거를 구입했죠. 처음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데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그런데 ‘다른 사람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냐’는 생각에 끝까지 오르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답니다.”


그녀는 1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 약 7000km를 누비며 열심히 자전거를 탔다. 그러는 사이 주기적으로 느꼈던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국내에서 50대 여성이 산악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원래는 도로나 비교적 쉬운 산길만 다니다 7개월쯤 전부터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다운힐을 배우고 있어요. 오늘은 어디를 도전할지 또 어떤 미션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주말이면 그녀는 늘 자전거와 함께 길을 나선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산악자전거 코스로 유명한 고창군이나 용인 고기리 지역에서 평균 7∼8시간씩 자전거를 탄다.


“어려운 코스를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하지만 꼭 자전거를 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한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생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자전거예요. 다른 분들도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다. 아직 죽지 않았다’ 이런 마음을 갖고 싶다면 무엇이든지 꼭 도전해보세요.”

 

 

TIP!이덕수의 라이딩 추천 코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불곡산, 맹산, 문형산 코스 각 산의 앞 글자를 따 ‘불맹문 코스’라고도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자전거 명소다. 전체 코스가 30km로 긴 편이지만 산이 완만해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자전거를 탄 뒤로 직장 생활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아요. 늘 활기차고 웃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상대하니 인간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갱년기요? 저는 그런 건 하나도 없어요. 봄에 터지는 꽃망울을 느끼고 하얀 눈이 온 산을 뒤덮는 자연과 함께하는데 우울증이 올 시간이 있을까요?”

 

 


산악자전거 라이딩을 꿈꾸는
초보자를 위한
Q& A

 

 

자전거를 타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태어나서 한 번도 자전거를 타보지 않은 사람도 걱정할 것 없다. 각 지역 구청의 생활체육과에서 자전거 타는 법을 무료로 강습하고 있다. 자전거 타는 것이 익숙한 사람은 크로스컨트리나 올마운틴처럼 조금 더 난이도 있는 종목을 도전해봐도 좋다. 자신의 자전거 타는 성향에 따라 알맞은 동호회에 가입하면 다양한 종목을 배울 수 있다. ‘자전거와 사람들’과 ‘자출사’가 대표적인 온라인 자전거 모임이다. 실력이 업그레이드돼 다운힐을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파워프리라이더’를 추천한다.


위험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딱 맞는 헬멧과 보호장비 착용은 필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자전거 타기가 달리기, 등산보다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을 덜 줘서 몸이 건강해진다”고 얘기한다. 내 힘으로만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동력원이 돼주기 때문. 동시에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고 하체가 튼튼해진다. 완만한 코스의 산길에서 탄다면 깨끗한 자연 공기는 덤이다.


어떤 자전거를 사야 할까?
처음부터 비싼 제품을 사지 말고 50만원에서 1백만원대의 자전거면 충분하다. 대만의 ‘자이언트’ 제품이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라피에르, 고스트바이크, 니콜라이 같은 고가의 유명 메이커 제품은 조금 더 익숙해진 뒤 사는 게 좋다. 온라인 쇼핑몰 지바이크에서는 중고 상품을 포함해 다양한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고, 마운틴바이크 아마추어 선수 출신의 현직 강사가 상담도 해준다.


어떤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면 좋을까?
비교적 젊을 때는 등산과 테니스, 골프가 좋은 운동이나 몸이 노쇠하고 체력이 떨어진 중년에게 추천할 만한 운동은 아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무릎과 척추에 무리가 가고, 한쪽 방향으로만 스윙을 하는 골프와 테니스의 경우 신체의 균형을 깨뜨리기도 한다. 반면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걷기, 수영과 함께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재활 운동이니 중년들이 시작하기에 안성맞춤. 척추관 협착증 때문에 요통을 앓고 있는 중년에게 자전거는 좋은 운동 중 하나다. 허리를 굽히고 올바른 자세로 앉아서 타기 때문에 척추관이 유연해지고 주변 인대와 관절, 근육에 탄력이 생긴다. 또한 양손과 양발을 사용하다 보니 신체의 균형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아마추어도 자전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나?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자전거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입문자부터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선수들의 수준에 따라 분류해 대회를 운영한다. 알맞은 대회를 지원해서 참가비를 내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는 5월 30일 제7회 청송군수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가 있다. 다양한 대회의 지원 자격, 일정 등을 알고 싶다면 한국산악자전거연맹 홈페이지(www.kcfmtb.or.kr)를 방문해보자.

 

 

 

산악자전거(MTB) 종류
 

크로스컨트리
레이싱 종목의 하나로 산악 코스를 빠르게 달리는 경기이다. 언덕을 오르는 코스가 많아 가장 가볍고 쉽게 언덕을 오를 수 있는 형태의 자전거를 사용한다. 80∼100mm 트래블과 하드테일 프레임(앞쪽에만 서스펜션이 달린 형태)을 갖추고 있다.


트레일바이크
등산을 하듯 편하게 숲길에서 타기 위해 만들어진 자전거. 경쟁적으로 산을 빨리 오르거나 내려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재미있게 산악 코스를 즐기기 좋다.


올마운틴
어떤 지형이나 위치에 상관없이 산 전체에서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뜻한다. 크고 작은 장애물을 돌파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종목이다.


다운힐
산을 더 빨리 내려오기 위해 특화시킨 자전거를 사용해 산악자전거 경기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 산을 오르지 않고 임의의 지점에서부터 계속 내려오기만 하는 것이라 액티브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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