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른 8가지 화술 매뉴얼

기사 요약글

8가지 화술 매뉴얼

기사 내용

한 기자가 XXX에게 어떤 남자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키가 큰 남자가 좋아요”라고. 다음 날 기자는 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XXX, 키 큰 남자 좋아해’ 별 재미는 없다. 그럼 이걸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XXX, 키 작은 남자 싫어해’ 이 두 기사 제목을 본다면 사람들은 어떤 기사에 더 눈길이 갈까? 두 번째다. 사람들은 원래 남 칭찬보다 남 까는 얘기에 더 혹하는 법. 그렇다고 두 번째 제목이 거짓이냐? 아니다. 키가 큰 남자가 좋다는 것은 키 작은 남자가 키 큰 남자보다 싫다는 뜻이니까. 대중들의 눈길을 잡으려면 뉴스에도 이렇게 ‘팩트’에 ‘임팩트’를 더해야 한다.

드라마<피노키오> 中에서

 

위 이야기는 실제로 언론이 사건을 다루는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자. <헤이데이>는 50대 이상이 보는 잡지다. 그러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처럼 <헤이데이>는 ‘노인’, ‘고령’, ‘연세가 많은’ 같은 표현들 대신 ‘시니어’라는 말을 사용한다. 어떤 단어들은 보는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상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서로의 이해와 이해가 만나도 일만 터지면 오해가 생기는 게 사람 사이의‘말’이다. 즉, 언제나 갈등은 사람의 세 치 혀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개떡’도 ‘찰떡’같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말은 글과 달리 한 번 뱉고 나면 절대로 취소할 수 없으니까. 예전에 방송된 한 CF에서 이런 말이 나온 적 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그렇다. 당신이 무심코 하는 말. 그 말의 작은 부분을 고치는 것만으로 당신의 세상이 바뀔 수 있다.

 

아무튼 너는…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어.


NO.1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

말도 가성비가 중요해서 말이 많은 사람의 말은 그 가치가 떨어져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 말이 많아지면 자기도 모르게 쓸데없는 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흔히들‘횡설수설’이라고 한다. 그렇게 영혼 없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반발심을 품게 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행동 요령
자극에 반응해서 툭툭 말을 내뱉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라고 해도, 말에 진정성을 담기 힘들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마라. 추운 날씨에 바다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에게 추운지 물어본다면 듣는 사람에게 그 진심이 느껴지겠나? 예의상 하는 말이 오히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럴 바에는 말수 자체를 줄이는 게 좋다.

 

여자들은 정말 운전을 못해. 가만히 서 있어도 와서 박는 건 전부 여자라고.


NO.2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입을 열지 마라

화가 나면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화나는 대로 내지르다 보면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과장해 현실성 없는 말을 하게 된다. 같은 말을 해도 더 거칠고, 나쁜 단어들을 사용한다. 결국 그 상태에서 내뱉는 단어들은 더욱 쉽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나보다 상대가 흥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럴 땐 그쪽에서 당신의 말을 곡해할 수 있다.

행동 요령
“지금은 서로가 너무 흥분한 것 같으니 잠시 시간을 갖도록 하죠”라고 대화 당사자 가운데 아직 이성이 있는 사람이 ‘스톱’ 버튼을 잘 눌러야 한다. 잊지 마라. 말은 하기 전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쉽게 흥분이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인다면 차라리 그 자리를 피해라. 괜히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를 밟지 말고, 처음부터 손뼉이 마주칠 기회를 주지 마라.

 

우리 사이에 그것도 모르냐?


NO.3 말은 하기 쉽게 하지 말고 알아듣기 쉽게 하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초코파이’가 만들어 낸 환상일 뿐이다. 서로 아무리 친분이 깊어도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 많다. 그러니 사람들과 말할 때는 의미가 정확하지 않은 단어는 피하는 게 좋다. 상대방이 눈치껏 알아듣기를 바라는 것은 서로 간에 오해를 증폭시킬 뿐이다.

행동 요령
나에게 편한 말이 상대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꽃을 사 오라고 한다면 “아름다운 꽃 몇 송이”가 아니라 “봉오리가 막 열리기 시작한 빨간 장미 3송이”라고 말해야 한다. 대화에서 시간 낭비를 줄이려면 내 입장에서 말하기 편한 추상적인 표현 대신 상대방 입장에서 그가 들어야 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더 마실 수 있는데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서 10병만 마셨어.


NO.4 농담은 듣는 사람이 웃어야 된다

농담을 들은 상대의 얼굴을 살펴보자. 웃고 있나? 농담 한마디로 아주 친했던 인간관계도 금이 갈 수 있다. 농담이나 우스갯소리는 상대방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할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별로 악의 없게 느껴지는 말이나 전혀 기분을 상하게 할 것 같지 않은 말도 듣는 당사자가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나쁜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동 요령
분명 농담은 대화의 윤활제다. 무거운 분위기도 풀어준다. 그렇기에 대화에서 농담 자체를 하지 말라고 금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던진 농담에 상대방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빠르게 사과하는 게 좋다. 웃자고 한 말에 상대방이 죽자고 덤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 사람에게는 당신의 말이 전혀 웃기지 않을뿐더러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

 

뭐 먹고 싶냐고? 그냥 아무거나.


NO.5 언어에도 드레스 코드가 있다

‘아무거나’의 속뜻은 ‘센스 있게 내가 먹고 싶은 걸 골라줘’라는 의미의 ‘여자어’라고 한다. 방금 말한 ‘여자어’나 젊은 사람들이 쓰는 줄임 말, 신조어처럼, 그들과의 대화에서 통용되는 단어나 뉘앙스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들과의 대화는 전쟁과 같을 것이다.

행동 요령
군대에서 사회 말투를 쓰면 이상하고, 사회에서 군인 말투를 쓰면 이상한 것처럼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적절한 말투가 필요한 법. 물론 언어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차츰 자신에게 맞는 언어 드레스 코드를 찾아가면 된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NO.6 우리의 몸은 거짓말하는 법을 모른다

대화는 말로만 하는 건 아니다. 사람은 때론 말보다 눈빛과 몸짓으로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보디랭귀지는 대화에 여러 실마리를 제공한다. 보통은 하는 말에 의미를 덧붙이고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가끔 보디랭귀지를 통해 말하는 사람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지면 듣는 사람의 불쾌감이 극대화되어 ‘언니’가 ‘저’를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행동 요령
자신의 기분이나 상황을 이야기할 때 음량, 억양, 뉘앙스와 신체적 움직임까지 모두 통제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솔직해져라. 자신의 현재 기분을 돌려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쓸데없이 오해를 살 바에는 차라리 싫은 건 싫고, 아닌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더 받아들이기 편하다.

 

그렇게 안 가본 곳에 가고 싶으면 이 기회에 부엌에 한 번 가봐.

NO.7 비유는 하되 비아냥은 피해라

결혼기념일 여행지를 찾는 아내에게 남편이 하는 말. 평소 요리를 안 해주는 아내가 불만이라도 저 말을 듣고 좋아할 아내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정으로 얽히면 상대의 무례한 언행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행동 요령
“원래 사람은 좀 곰같이 둔한 게 좋지만, 가끔은 여우 짓도 필요하지” 정도의 비유라면 괜찮지 않을까?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할 때 중요한 점은 무례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배려하는 척하는 것도 좋지 않다.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나빠지는 게 사람이다. 배려도 적당히 하란 말이다.

여기 테이블 좀 치워라. 손님 왔는데, 이게 뭐냐? 빨리빨리 치우지 않고.

NO.8 말투는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말투는 말을 담는 그릇이다. 물을 어떤 모양의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세숫물로 보이기도 하고 먹는 물로 보이기도 하듯 말투는 그 나름대로 독립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같은 말도 듣기 싫게 하는 사람이 있다. 어투가 퉁명스럽거나 거친 용어를 사용하거나 목소리가 유난히 공격적일 때 그런 느낌을 준다. 말투가 좋지 않으면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된다.

행동 요령
부정적 의미를 긍정적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언어 사용의 고급 과정 중 하나다. ‘게으른 사람’이란 표현 대신 ‘서두르지 않는 사람’, ‘말랐다’ 대신 ‘날씬하다’처럼 부정적 표현 자체를 줄이다 보면 말투도 점차 순화된다. 아무리 말투가 말을 담는 그릇이라고 해도, 이 그릇은 때때로 내용물에 맞춰 바뀌기도 하는 법이니까.

말장난 같은 말재주 이야기 01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때, ‘성추문’이라는 단어 대신 ‘부적절한 관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그들의 관계가 ‘섹스’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인식을 줄였다. 이처럼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말장난 같은 말재주 이야기 02
미국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말’을 살펴보면 배울 점이 많다. 미국은 ‘미국을 침략할 무기를 만들면 무력으로 응징하겠다’라고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점점 그 강도를 높인다. 외교적 용어를 선택할 때는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용어 사용에서는 대상과 장소에 따른 뉘앙스도 매우 중요하다.

말장난 같은 말재주 이야기 03
한 장님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을 걸고. 그러나 사람들은 무관심하게 지나쳤다. 지나가던 한 행인이 이를 보고 팻말의 문구를 고쳐주었다. 그러자 조금 뒤부터 사람들의 적선이 이어졌다. 잠시 후 그 행인을 만난 장인은 자신의 팻말에 뭐라고 썼는지 물었다. 뜻은 같지만 다른말로 썼다고 그가 답했다. 그 팻말에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리고 난 그걸 볼 수 없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말장난 같은 말재주 이야기 04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CEO 존 스컬리를 애플로 데려오기 위해 ‘설탕물을 파는 일’ 대신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비전을 가지라’고 말했다. 스컬리가 하는 일을 격하시킨 듯한 발언에 기분이 상할 법도 하지만, 존은 잡스의 이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여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민감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비유는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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