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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 전부터 대중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내놓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월 4만원을 내고 회원이 되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끊고 고민이 밀려왔다. 어느 병원에 가야 할지, 전화만으로 큰 병원에 당장 예약을 할 수 있는지, 또 돈은 얼마나 드는지…. 회사 일을 하면서 이 모든 것을 직접 알아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어보고 싶어도 어디에 전화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심부름 대행 서비스 업체인 ‘해주세요’에 전화를 할 수도 없었고, 다산콜센터에 물어보니 병원에 전화를 해보라는 말뿐이었다. 아는 의사가 한 명도 없는데, 당장 큰 병원에 진료 예약을 잡는 게 가능할까?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과 정보의 한계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만날 때가 있다. 이럴 때 도움을 주는 곳이 컨시어지 업체다.
그러니까 ‘해주세요’ 서비스의 ‘전문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해외 출장에서 바이어 취향에 맞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주거나 예약해주고, 여자 친구에게 선물할 특별한 선물을 추천, 구매 대행, 전달해주기도 하는 등 100%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분야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뻗어 있는 이들의 네트워크 덕분이다. 이들의 네트워크는 인터넷에 견줄 만큼 방대하고 빠르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화 한 통이면 된다. 24시간 365일 언제라도 전화를 받아 일을 처리해준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아무리 영화같은 부탁이라도 문제 없다. 당신의 부탁이 무엇이든 이들은 준비된 전문가들이니까.
1. 맞춤선물
흔히 볼 수 있는 이벤트 업체와 무엇이 다르냐고 질문할 수 있다. 일단 이 서비스의 초점은 이벤트가 아니라 선물이다. 제품명이 기억나지 않아도, 절판된 상품이라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이라도,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팔지 않는 물건이라도 상관없다. 구하려는 물건이 합법적인 것이라면 반드시 구해준다. 심지어 물건을 파는 사람이 없으면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연결을 시켜주기도 한다. 사람에게 선물로 감동을 주고 싶을 때 이만한 조력자가 없다.
2. 레스토랑 예약
여행자와 사업가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특히 해외 출장이 많은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중요한 계약서를 쓰는 날, 전화 한 통이면 취향에 맞는 레스토랑 추천부터 예약까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 몇 개월씩 예약이 밀린 유명 레스토랑 예약을 앞당겨 잡는 것도, 회원들만 갈 수 있는 클럽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에 투숙한 고객은 4시간 이내에 호텔 근처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캐나다 여행 중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하고 싶었던 남자 고객의 요청으로 프러포즈 가능한 레스토랑을 섭외해서 이벤트를 진행해줬다.
3. 공연 티켓
보고 싶은 공연이 있는데 예매를 못했다면? 매진된 티켓을 구해주는 것도 이들의 주된 업무다. 공연까지 남은 기간이 터무니 없이 짧지만 않다면 말이다. 중고나라나 인터넷을 통해 표를 구할 수도 있지만,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진된 표를 인터넷에서 알아보는 시간에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국내외 콘서트, 공연, 파티까지 모두 가능하다. 실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티켓을 요청한 고객이 있는가 하면, 해외여행 중에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 티켓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
4. 맞춤 여행
인터넷에 가장 많은 정보 중 하나가 여행이다. 이제 사람들은 누구에게 묻거나 부탁하기 전에 검색어를 고쳐 쓴다. 강원도 삼척에만 가도 겪던 초보 여행객의 고충은 옛일이 됐다. 그 대신 자유 여행이란 새로운 고충이 생겼다. 많은 여행사들이 맞춤형 VIP 여행을 내놓지만, 소수로 기획된 여행일 뿐 순수하게 내 입맛에 맞춘 여행은 아니다. 평생 기억에 남기고 싶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도 있을 터. 서비스 담당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100% 그만을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 여행 중 이벤트와 숙소 교통수단까지. 지도를 보며 꿈꾸던 여행이 전화 한 통이면 현실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