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취미 - 노래 편

기사 요약글

'노래가 있는 삶'의 의미

기사 내용

몇 해 전 미국의 시사 주간지<타임>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신체와 감성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완벽한 안정제를 복용하는 것과 같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동안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옥시토신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감정 상태가 목소리의 음색, 선율, 리듬으로 표현되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내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양심의 가책,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결심, 상처 등 마음의 짐 역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잊을 수 있다. 정신적인 효과 외에도 노래는 신체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빠르고 단조로운 숨을 쉬는 경향이 있는데 노래를 하다 보면 들이쉬는 숨은 짧게, 내쉬는 숨은 길게 내뱉기 때문에 자연스레 호흡이 조절된다. <헤이데이> 1월호에서는 특별한 계기로 노래를 시작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노래가 있는 삶’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노래로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김원선, 진원찬 씨

노래로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김원선, 진원찬 씨

STEP

취미로 통기타 연주와 노래를 즐겼던 김원선(51) 교통관리계장, 동해 경찰서에 부임한 뒤 같은 취미를 가진 진원찬(45) 경위를 만남

어르신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했으나 호응이 부족. 대중가요를 개사해 안전 교육 실시

열렬한 호응을 얻어 외부 기관으로까지 ‘노래 교육’ 확대

TIP

취미 생활도 꾸준히 하면 대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능이 된다. 물론 이 재능은 나누면 더 좋다.

어떻게 노래로 ‘교통안전 교육’을 하게 됐나요?

김원선(이하 김) 교통경찰의 주 임무는 ‘교통사고 예방’입니다. 이를 위해 관할 지역 내 노약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곤 했는데, 강의 위주의 딱딱한 수업 방식 때문인지 흥미나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모두가 잘 아는 히트송을 개사해 불러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노래를 어떻게 개사했나요?

장윤정의 ‘어머나’를 ‘어머니 아버지 술 먹지 마세요~ 음주 운전은 절대 안 돼요’로,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는 '야~ 야~ 야~ 교통법규 지켜요~ 오래 살기 딱 좋은 나인데’로 개사하는 식이죠. 그 뒤 진 경위와 함께 시간 날 때마다 위층 강당에서 연습을 해, 지난 9월 어르신 160명을 모시고 경찰서 강당에서 교통안전 교육 노래교실을 열었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잠깐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시큰둥하던 어르신들이 강당 앞까지 나와 박수를 치고 춤을 추더라고요. 1시간 정도 교육을 했는데 왜 그렇게 일찍 끝내냐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반응이 알려지면서 소방서, 한전, 해군 함대사 등에서 교육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외부 일정이 있어요.

 

노래 교육이 효과가 있나요?

진원찬(이하 진) 그럼요. 다 아는 얘기 같아도 노래로 한 번 주지해주는 게 꽤 효과가 있거든요. 무단 횡단을 하려다가 멈칫하게 되는 식이죠. 동해시에서 2013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르신이 여섯 분이었는데 2014년은(12월 초 기준) 두 분으로 확 줄었어요. 노래교실을 시작하기 전에 일어난 사고였죠.

 

노래를 취미 생활로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기타 동호회에 들어가 연주도 하고 노래도 배웠는데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자연스럽게 가족들도 동화되어 딸들은 피아노를, 저는 기타를 치며 같이 노래하는데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긴 인생에서 즐길 거리가 하나쯤 있다는 게 굉장히 든든하더라고요.
노래를 가까이하다 보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생각이 바뀌죠. 걱정이 좀 생겨도 기타 치면서 노래를 부르다 보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집에서 시끄럽다고 와이프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지만, 계속 즐기다 보니 이렇게 취미에서 재능 기부로도 연결되었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김 계장님과 ‘노래 봉사’하러 다닐 겁니다(웃음).

 

 

합창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베스트 마더즈 합창단

합창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베스트 마더즈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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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보호작업장의 시설장을 맡고 있는 윤문자 수녀가 합창단 결성을 권유함

처음엔 한사코 고사하던 어머니들이 뜻을 모아 ‘베스트 마더즈 합창단’ 결성

숙명여대, 추계예술대학교 강사를 역임한 이영옥 씨가 합창단 지휘와 강습 봉사를 맡게 됨

자녀들 앞에서 감동의 합창.

 

TIP

치유와 소통이 필요하다면 여러 사람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이 제격.

 

합창단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곳에 모인 분들의 자녀는 모두 자폐나 중증 장애를 앓고 있어요. 그 아이들의 자립을 위해 작은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성모보호작업장입니다. 매달 아이들의 활동 상황과 공지 사항을 알리고자 부모님들을 모시고 회의를 하는데‘이분들이 잠깐이라도 시름을 내려놓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합창단을 제안했어요. 처음에는‘노래 같은 건 못한다’고 사양하던 어머님들이 수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윤문자 수녀

 

노래를 배우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아 어디서든 나서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함께가 아니었다면 아마‘합창 같은 건 타고난 목청을 가진 사람들만 하는 거구나’ 했을 거예요. 그런데 저 같은 음치도‘배우면 되더라고요. 아이한테 ‘엄마가 이만큼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박영자 씨(71세)

아픈 아이들을 가졌다는 공통점 때문에 저희들끼리는 친자매 못지않게 유대감이 돈독했어요. 그렇지만 즐겁고 흥겨운 공감대는 없었죠. 합창을 하면서부터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떠들게 됐어요. 마치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여고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더라고요.– 김선숙 씨(72세)

 

노래 교육이 효과가 있나요?

진원찬(이하 진) 그럼요. 다 아는 얘기 같아도 노래로 한 번 주지해주는 게 꽤 효과가 있거든요. 무단 횡단을 하려다가 멈칫하게 되는 식이죠. 동해시에서 2013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르신이 여섯 분이었는데 2014년은(12월 초 기준) 두 분으로 확 줄었어요. 노래교실을 시작하기 전에 일어난 사고였죠.

 

장애인들의 부모가 주축이 되어 합창단을 이룬 사례는 처음이라고요?

우리는 같은 처지의 엄마들 중에서도 가장 축복받은 사람이예요.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 위로하고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따로 떨어져 외롭게 아이를 건사하는 엄마들도 많을 텐데 저희들의 이런 활기찬 모습이 좋은 케이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장문자 씨(72세)

 

‘베스트 마더즈 합창단’을 이끄는 지휘자로서 보람이 클 것 같아요?

그럼요. ‘최고의 어머니’라는 뜻에서 ‘베스트 마더즈’라는 이름도 제가 지었어요. 가슴에 응어리를 앉고 계신 분들이라 아무래도 노래를 통한 감정 표출이 좀 더 강렬했는데, 그 한이나 서러움이 금방 누그러지는 걸 보고 새삼 음악의 힘을 실감했어요. 처음 봤을 때에 비해 다들 입꼬리가 올라갔어요. 여러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봉사를 해왔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자기를 되찾는 시간’에 일조할 수 있어 더 행복하네요.– 이영옥 강사

 

성악으로 꿈을 이룬
김선희 씨

성악으로 꿈을 이룬 김선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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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부터 교회 성가대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피아노 학원 운영. 학사 취득에 대한 열망은 늘 있었음

2011년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예술종합원 콘서바토리 성악 전공으로 입학

2015년 학사 취득 예정,
홈 레슨 준비

 

TIP

성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각 대학에 있는 사회교육원 과정을 살펴볼 것.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취득하면 학사 학위도 받을 수 있다.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졌나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어요. 교회 성가대에서 솔리스트를 맡았고 피아노 연주도 꽤 잘했죠. 음악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집에 부담을 줄까 봐 접었어요. 그러다 첫 애를 사산한 뒤 자가면역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루푸스 질환에 걸렸죠. 지금은 상태가 나아졌지만 10년 동안 바깥 활동을 거의 못 했어요. 늘 우울하고 힘이 없었죠. 그러다 뭔가에 집중해 살고 싶어 아이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주기도 했어요.

 

사회교육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이 깊어지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학점만 따면 학사를 취득할 수 있는 사회교육원의 ‘학점은행제’를 알게 됐어요.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은 교수진이 좋고, 미국으로 유학 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인기가 좋더라고요. 물론 학사 학위가 목적이 아닌 음악치료사로 일하기 위해 1급, 2급 자격증을 공부하는 분들, 취미 활동으로 교수님의 레슨을 받는 분들도 있었죠. 그런데 저는 손가락이 짧아 피아노로 입학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대신 두 달 정도 레슨을 받아 성악 전공으로 입학을 했어요. 생각지도 않게 피아노에서 성악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 한 일 같아요.

 

어떤 점에서 만족을 느꼈나요?

일단 행복했어요. 노래에 제 생각과 느낌을 담아 부를 수 있는 것도 좋고, 타인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도 기쁘죠. 학교에서 정식으로 딕션(발음)이나 리듬을 공부할 때, 작곡가에 대해 연구하고 곡의 전체적인 구조와 맥락을 알아갈 때 살아 있음을 느껴요. 노래를 부르며 하는 횡격막 호흡법이 건강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성악을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탈리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차차 호흡하는 법이나 발성하는 기술을 배우다 보니 소리도 많이 달라졌어요. 원래 무대공포증도 있었는데 1년에 두 번 정도 무대에 서다 보니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음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회교육원에서 피아노를 부전공으로 한 터라 전문적인 홈 레슨(피아노)을 준비하고 있어요. 집에 방음 부스를 설치해 레슨실을 마련해놓았죠. 성악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적은 비용을 받더라도 가르치고 싶어요. 앞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쳐 뛰어난 음악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초보자를 위한 Q&A

취미 생활로 노래를 배워보고 싶은데 어디로 갈까요?

보컬 학원이나 대학교 부속기관 등 노래를 배울 곳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취미 정도의 ‘배움’이 필요하다면 백화점, 마트 등에서 마련한 강좌를 추천한다. 일단 접근성이 좋고 강사의 수준이 어느 정도 담보되는 데다 사람들의 요구를 발 빠르게 반영해 다양한 종류의 강좌를 개설하기 때문. 실제로 한 대형 백화점의 문화센터에는 가장 대중적인 가요교실 외에도 성악, 가곡, 올드 팝송, 합창 등 다양한 형태의 ‘노래교실’이 있다. 기본적으로 강사의 약력을 공개하는데 대학 교수, 오케스트라 감독, 현직 가수, 성악가 등 프로필이 화려하다. 홈페이지를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커리큘럼도 꼼꼼히 올려두기 때문에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듯했다. 올드 팝송 수업에는 영어 단어나 숙어를, 가요 수업에는 세련된 댄스를, 가곡 시간에는 독일, 프랑스 등의 문화를 곁들여 가르쳐주는 식이라 노래 실력 외에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강좌에 따라 다르지만 백화점의 경우 2달간 10~12회 수업을 하며 수강료는 9~12만원 정도다.

복식호흡이 필요한가요?

소리를 낼 수 있다. 복식호흡은 흉식호흡에 비해 30%가량 많은 공기를 흡입할 수 있는데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잠시 참았다 서서히 내뱉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이때 빨대나 풍선을 이용해도 좋다. 참고로 배에서부터 소리를 끌어 올려 미간 사이의 공간을 울리는 듯한‘공명’을 연습하면 풍부한 성량을 갖을 수 있다.

노래 실력을 늘리기 위해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일단 객관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녹음을 해도 좋고, 머리에 양동이를 쓰고 노래를 불러봐도 좋다. 처음에는 낯설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친숙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되며 주저 없이 소리를 내는 연습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음정이나 발음에 문제가 없는지 스스로 체크한 뒤 차근차근 이 부분을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처럼 노래를 잘 부르려면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한다. 가수마다 발성이나 스킬에 차이가 있어 이 부분에 유의해 잘 듣고 자꾸 따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리가 갈라지거나 탁 막혀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몸의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등뼈가 휘지 않게 곧은 자세를 취하고 가슴을 편 뒤 턱을 약간 내리자. 앉아서 노래한다면 의자 등받이에 등이 닿지 않도록 신경 쓰고, 서서 노래한다면 몸의 중심을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한쪽에 두는 게 좋다. 고음을 낼 때는 목과 몸을 살짝 숙이도록 하자.

노래방에서 당당해지고 싶어요.

노래는 자신감이 반이다. 일단 스스로에게 ‘잘 부를 수 있다’는 주문을 걸고‘잘 아는 노래’를 하자. 마이크 사용법을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45도 기울기로 마이크를 잡고 저음과 중음에서는 입에서 3~5cm 정도, 고음에서는 7~10cm 정도 떼고 노래를 하는 게 관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는 무리겠다 싶으면 가창력보다 빛나는 춤 실력을 발휘하자.

음정, 박자가 불안해요. 어떻게 해야 하죠?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박자를 자꾸 틀리면 박자기의 도움을 받거나 하나, 두울, 세엣, 네엣 하면서 악보 길이에 따라 먼저 박자를 세어보는 습관을 들이자. 음정이 부정확하다면 피아노 등의 악기로 정확한 음을 잡아 이를 기준으로 노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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