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요실금으로 병원에간 A씨

기사 요약글

미국에서는 요실금을 ‘사회적 암’으로 규정해 퇴치 운동을 벌일 정도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경향이 높다고. 병원에서는 어떻게 요실금을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자.

기사 내용

 

아침마다 동네 뒷산에 오르며 살뜰히 건강을 챙기던 50대 주부 A 씨에게 요즘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언제부턴가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 속옷이 젖곤 했던 것. 처음엔 크게 웃거나 재채기하는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만 증상이 나타났지만 요즘엔 걷거나 앉는 동작만으로도 소변이 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등산은 고사하고 바깥출입이나 모임 참석조차 꺼릴 수밖에 없었다. 몸에 냄새가 나진 않을까, 엉덩이에 흔적이 남진 않을까 하는 조바심은 늘 유쾌했던 A 씨의 성격마저 바꿔놓을 정도였다. 수치심에 가족에게 조차 털어놓지 못한 채, 하루에도 몇 번이나 속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A 씨는 큰맘 먹고 찾아간 비뇨기과에서 요실금 진단을 받았다.

요실금이란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보는 현상으로 우리나라 중년 여성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대개 골반 근육이 약해져 제대로 방광을 지지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여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요도 점막이 위축되거나 골반 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들이 유독 요실금에 시달린다.
 

STEP 1 의사 면담

요실금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진 경우, 잘못된 배뇨 습관 등으로 방광이 불안정해진 경우, 뇌경색·척수 손상·당뇨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기존 병력과 수술 경험, 현재 건강 상태 전반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다.

 

STEP 2 요실금 검사

소변검사

요로 감염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요실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요역동학검사(UDS)

요실금의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검사로, 요도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방광에 식염수를 주입한 뒤 어떤 상황에서, 얼마큼의 소변이 새는지 확인한다. 더불어 배뇨 속도, 잔뇨량, 방광 내압, 요도 내압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요실금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 검사를 받아야 요실금 수술 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초음파검사와 내시경

경우에 따라 콩팥, 방광을 관찰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나 방광 내시경을 실시한다.

배뇨 일기

평소 배뇨 습관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로 환자에게 1~3일간 배뇨 횟수, 배뇨량, 요실금의 유무 등을 기록하게 한다.

 

STEP 3 유형에 따른 치료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크게 복압성, 절박성으로 구분해 다른 치료법을 적용한다. 많은 여성들이 복압성과 절박성이 두루 나타나는 복합성 요실금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증상, 원인,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 질 수 있다.

 

STEP 3-1 복압성 요실금

복부 압력이 올라갔을 때 소변이 비치는 증상으로 여성 요실금의 80~90%가 여기에 해당한다. 튼튼한 골반 근육은 방광이 아래로 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확실히 지탱해주지만 임신, 출산, 고령화를 겪으면서 골반 근육이 약해져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재채기하는 등 배에 조금만 압력이 가해져도 소변이 새어 나온다.

치료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골반 근육강화에 도움이 되는 케겔 운동,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복압성 요실금에는 수술이 확실한 해결책이다. 예전에는 하복부나 질 벽 절개, 복강경 방법이 흔히 쓰였지만 요즘에는 자가 복직근막을 떼어내 요도를 받치거나 인체에 무해한 테이프(길이 20㎝, 두께 1㎝)를 이용해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를 들어올려 다시 처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슬링 수술(테이핑 수술)을 주로 사용한다. 슬링 수술은 사용 기구와 방법에 따라 TVT(요도 중간 부위에서 배 쪽으로 걸어주는 무긴장성 방법), SPARC(배 쪽에서 질 쪽으로 바늘을 넣어 테이프를 요도에 걸어주는 방법), TOT(질을 통해 요도 바로 밑에 테이프를 붙여두는 경폐쇄공 테이프 요법)로 나뉘는데 그중 어떤 수술법을 선택할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다. 슬링 수술은 국소마취를 하고 20분 내로 시술하며 통증이나 불편함이 적어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을 정도인데 배뇨 장애와 합병증이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STEP 3-2 절박성 요실금

방광 근육이 저절로 수축해 소변이 새는 증상으로 지나치게 자주 소변을 본다거나, 요의를 느껴 잠에서 깨기도 하고, 참다 못해 속옷에 실례를 하는 경우도 많다. 물 흐르는 소리에도 소변이 마렵거나 화장실에 다녀와서도 잔뇨감을 호소하는 등 생활의 불편함이 많은데 잘못된 배뇨 습관, 잦은 방광염, 스트레스, 예민한 성격, 비만 등 그 원인도 다양하다.

치료

소변을 내보내고 멈추는 근육, 즉 방광배뇨근을 안정시키는 항콜린성 제제를 3~6개월간 복용하며 수분 섭취를 조절하거나 배뇨를 조절할 수 있는 행동치료를 병행한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물리치료도 효과가 있는데, 질이나 항문에 전기 자극기를 삽입해 약한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불필요한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전기자극요법, 자기장이 흐르는 의자에 앉아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체외 자기장 치료 등이 있다.

 

의학 Q&A ‘요실금’의 이런점이 궁금해요

 

요실금은 여성만 걸리나요?

여성의 요도 길이는 남성(25~30cm)에 비해 3~5cm 짧은 편이다. 또 출산을 겪으며 골반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여성에게서 요실금 발생 빈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남성이라고 요실금을 피해갈 수 있는건 아니다. 중년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요실금의 위험을 높이는데,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방광이 과도하게 예민해져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본에서는 50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이 요실금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비뇨기과와 산부인과 중 어디로 가야 하죠?

비뇨기과를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오해다. 비뇨기과는 남성, 여성의 비뇨기관을 진찰하는 곳으로 신장, 방광, 요도에 관한 문제라면 비뇨기과를 가는 게 맞다. 요실금은 배뇨 장애 질환에 속하며 요즘은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비뇨기과에 요실금 클리닉을 두는 추세다.

 

요실금이 성생활에도 영향을 주나요?

요실금은 부부 관계 중 강렬한 요의를 느끼게 하거나 소변이 새어 나오는 등 원만한 부부 관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전국 60세 요실금 환자의 42.8%가 성생활에 불만족을 느낀다고 답했을 정도다.

 

요실금 수술은 건강보험이 되나요?

2011년 12월부터 요역동학검사를 통해 중증도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수술로 요실금을 해결하기 전까지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하나요?

요실금을 호소하는 50+ 중에는 자칫 냄새가 날까, 옷에 표가 나지 않을까 해서 외출은 물론 대인 관계마저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소극적인 태도가 장시간 지속되면 우울증까지 일으킬 수 있으니 평소대로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디펜드’를 출시한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성인용 기저귀는 90~105까지 속옷처럼 다양한 사이즈가 구비돼 있는 데다 얇아서 겉으로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며 “흡수력이 좋아 전과 다름없는 일상을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요실금이 심해져 활동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디펜드가 도움이 될 것. 다만 요실금은 대부분 쉽게 치료되므로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요실금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요?

노화에 따라 골반 근육이 약해지다 보니 방광을 지탱하는 힘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유독 중년층에서 요실금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 그러나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미리미리 준비하면‘오줌 지릴까’ 두려워 위축되는 일은 없을 터, 다음을 기억하자.

 

- 항문 괄약근 운동, 일명 케겔 운동을 한다.

과거 요실금 치료가 어려웠을 땐 일차적 치료법으로 항문 괄약근 운동을 권했을 정도다. 단기간에 효과 볼생각을 접고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있다. 오전, 오후, 잠자기 전에 10회씩 하루 30회를 실시한다.

1. 앉은 상태에서 양 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한 후 골반 근육을 5초 동안 수축시키면서 양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한다. / 2. 가부좌 자세에서 골반, 항문, 질을 서서히 조여준다. / 3. 선 채로 양 발끝을 바닥에 붙이고 의자나 탁자를 이용해서 몸의 균형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뒤꿈치를 들어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운동을 한다.

- 올바른 배뇨 습관을 들인다

5~10분 소변을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는 방법으로 하루 평균 5~6회 정도로 소변보는 횟수를 조절한다.
이를 꾸준히 시행하면 방광의 탄력과 용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 음식 조절

알코올음료, 카페인을 함유한 제품, 매운 음식, 신맛 나는 주스나 과일류, 인공감미료, 초콜릿, 시럽, 꿀, 설탕 등은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이므로 피해야 한다. 또 변비가 있으면 대장이 방광을 눌러 요의를 자주 느끼게 되므로 식이섬유가 들어간 음식을 챙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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