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수면력] 이향운 교수의 불빛과 불면증

기사 요약글

당신의 침실을 밝히는 불빛에 숙면의 비밀이 있다. 이대목동병원의 수면센터 센터장 이향운 교수가 말하는 불면의 원인은 바로 빛이다.

기사 내용

 * 전문가의 수면력 시리즈* 

1편 자미원 허정원 원장의 불면의 진짜 원인 찾기
2편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이향운 교수의 불빛과 불면증
3편 피트니스 연구소장 이현아 트레이너의 숙면 운동
4편 제오 피부과 최형욱 원장의 수면 골든 타임
5편 히포크라타 면역클리닉  정가영 원장의 수면 교육

 

 

 

 

 

 

잘 자는 방법이 궁급합니다. 

 

 

휴대폰, 컴퓨터, 아이패드 등 침대에 다른 걸 두면 안 돼요. 그리고 빛을 차단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도시는 빛 공해가 너무 심해요. 불을 꺼도 창문으로 스며드는 밖의 빛이 너무 밝으니까 몸에 좋지 않죠. 우리 몸에서는 밤에 잘 때만 멜라토닌이 분비돼요. 또 수면의 가장 깊은 단계인 서파수면이 앞쪽에 몰려 있고요. 그때 멜라토닌이 최고조로 올라가야 졸린 건데 빛이 있으면 나오지 않아요. 불을 환하게 켜놓거나 휴대폰도 워낙 밝잖아요. 그러니까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서 잠잘 준비가 안 되는 거죠.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층 중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것은 대부분 이런 경우예요.  

 

 

어두운 정도는 어느 정도를 말하나요. 암흑 수준일수록 좋은 건가요? 

 

 

네, 멜라토닌이 분비되려면 완전히 깜깜해야 해요. 한 시간 정도는 말이죠. 치료 방법으로 암막  커튼이나 안대로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권하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수면에 관련된 질병은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잖아요. 수면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잠과 관련된 모든 걸 치료해요. 잠들기 어렵거나, 자꾸 깬다거나, 잠꼬대가 너무 심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한다든가,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다거나, 낮에 너무 졸리거나 집중이 잘 안 된다면 수면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잠과 관련된 문제가 3~4주 이상 지속되면 일단 병원에 가야 합니다. 수면 문제는 잠잘 때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 본인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오래 지속된다고 판단되면 병원에서 수면을 취하면서 뇌파, 안구 움직임, 근육 움직임, 심장박동 등을 모니터링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합니다.

 

또 코를 고는 분들이 병원에 잘 안 오는데 중년 남성의 경우 50%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산소가 반복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혈압, 심장, 뇌혈관 등에 많은 문제가 될 수 있죠. 예를 들면 코골이가 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머리가 띵하고 낮에 졸리고 집중이 잘 안 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일 확률이 높아요. 그럴 때도 수면다원검사를 하면 알 수 있습니다. 

 

 

‘코골이가 있지만 심각하게 생각 안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무엇보다 수면무호흡증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코를 고는 것조차 본인이 모르기 쉽거든요. 본인은 불편하지 않은데, 배우자가 못 주무셔서 같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특별히 질환이 없었는데 젊은 나이에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이 온 분들이 있어요. 왜 그렇게 됐을까 하고 보면, 아주 심한 정도의 무호흡증이 있는 분이 많았어요.

 

또 대사에 문제를 줘요. 혈액순환뿐만 아니라 당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거나 지방분해가 안 되면서 동시에 대사증후군까지 올 수 있죠. 또 나이 든 분 중에 잠꼬대를 넘어서 꿈 내용을 실제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어요. 보통 싸우거나 강도에게 쫓기는 등의 나쁜 꿈이 많아서 자다가 옆에 있는 사람을 치거나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옆에 있던 꽃병을 쳐서 다치기도 해요. 

 

 

물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거네요? 

 

 

그렇죠. 수면은 뇌에서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중의 일부는 뇌기능 저하가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금 설명한 게 렘수면, 꿈꾸는 단계의 수면장애인데요. 렘수면 때는 꿈 내용이 활발하더라도 실제로 움직이진 않아요. 그런데 근육을 억제, 조절하는 뇌기능이 떨어지니까 꿈 내용을 실제로 행하는 거고, 이게 퇴행성 질환의 첫 번째 증상이 되죠. 특히 연령이 높은데 이런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몇 년 후 파킨슨 증상이나 뇌 퇴행성 질환의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수면장애도 자가 진단으로 건강을 점쳐볼 수 있을까요? 

 

 

환자 케이스로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분이 자신이 불면증이라고 생각해서 각종 수면유도제를 복용해왔는데, 제대로 진단해 보니 무호흡증인 경우가 있었어요. 무호흡이 생길 때마다 깼는데, 미세 각성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니까 잘못 알고 반대로 치료한 거죠. 자가 진단을 해볼 만큼 수면장애가 판단된다면 먼저 전문의를 만나는 게 맞습니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고 하죠. 의학적으로 맞는 말인가요? 

 

 

맞는 말입니다. 멜라토닌이 확 분비되고 밤새 유지되다가 아침에 떨어져야 하는데, 조금만 분비되고 금방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잠을 깊게 못 자고 금방 깨는 거예요.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불면증도 굉장히 많아요. 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남성에게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폐경기가 지나면서 여성에게 급격히 증가해요. 그래서 폐경기 이후로 코를 많이 곤다면 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잠을 못 주무시는 이유엔 멜라토닌 분비 감소가 크지만 퇴직 후 낮 활동이 적어진 영향도 무시할 순 없고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적정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수면 시간은 사실 개인 차이가 심하죠. 수면 시간보다 중요한 건 사실 수면 단계예요. 깊은 잠 단계인 서파수면이 충분히 나와야 해요. 긴 시간 잠을 잤는데도 졸리다면 무언가 깊은 잠을 방해하는 수면장애가 있다는 거예요.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꿀잠의 비결, 과연 있을까요? 

 

 

꿀잠은 깊은 잠과 렘수면의 조합이 잘된 숙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면 각성 패턴은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기에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은 저축이 되지 않아요. 주중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몰아 잔다? 안타깝게도 피로가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는 주기만 흐트러져 월요일에 일어나는 게 힘들고 피곤해지기 일쑤죠. 다시 주중의 스케줄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면 권위자이신 선생님도 수면에 문제가 있나요?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웃음) 만성 수면 부족이라 피곤해서 주말에 낮잠을 자곤 합니다. 잠이 금방 들긴 하지만 나이가 드니까… 밤에 커피를 마셨다고 생각만 해도 잠이 안 오더라고요. 

 

 

커피를 마셨다는 생각만으로요? (웃음) 그렇다면 숙면을 취하는 선생님만의 습관이 있다면? 

 

 

일단, 무조건, 밤에 침대에서 휴대폰, 노트북, 아이패드를 싹 치웁니다. 커튼을 치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고 침대에서 다른 걸 하지 않아요. 침대에선 잠만 자는 거죠. 오로지 잠을 목적으로 침실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수면 환경부터 개선하라는 말씀이시네요.

 

 

오랫동안 잘 못 자면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러면 몸이 잘 준비가 안 돼서 눈이 말똥말똥해요. 오히려 ‘오늘도 못 자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에 긴장돼서 만성불면증이 될 수도 있고요. 왜, TV를 볼 땐 졸렸는데 막상 자려고 누우면 말똥말똥해지는 사람들 있죠? 30분 이상 말똥말똥한 시간이 지속된다면 침실에서 나오는 게 좋아요.

 

대신 TV를 크게 틀거나 불을 밝게 켜는 것보다 적당히 어두운 상태에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단순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제 환자 중에는 뜨개질을 하는 분도 있어요. 그러다 피곤해지면 들어가서 잠들면 됩니다. 절대적인 수면 시간보다는 누워 있는 동안 얼마나 자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 꼭 기억하세요. 누워있는 시간의 80~85% 이상 주무셔야 합니다. 

 

 

기획 서희라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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