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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우리의 목표는 ‘환자의 가정 복귀’

타이중츠치병원


몸에 병이 찾아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다. 얼마나 재빠르게, 적절한 관리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영영 병상에 누워 있을 수도, 툭 털고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대만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질 높고 실용적인 질병 후 케어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대만은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있으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없어 장기간 병원 신세를 질 경우 환자의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병이 발발한 직후 집중적으로 치료해 고비를 넘긴 뒤, 최대한 집으로 돌려보내 개인적으로 재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경우에 따라 의료진을 파견하는 식의 사후 서비스도 제공한다).

 

2012년부터 5년간 급성뇌졸중 환자 등의 급성기 후 치료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대폭 지원한 대만은 재입원율, 응급실 방문율 등이 떨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자 2017년부터 심부전, 대퇴 골절, 노쇠, 뇌신경 손상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최소 3주에서 최대 12주까지, 가정 복귀를 위한 급성기 후 재활치료(Post-Acute Care)를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급성기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좋으면 가정 복귀를, 좀 더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부설 요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가정 복귀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을 이용해 재활교육을 시킴으로써, 가정 복귀 이후에도 재활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다 쓰고 남은 휴지 심과 고무줄을 이용해 만든 근력운동 기구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직원.

 

보행을 못 하거나 의존적인 환자를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환자의 재활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불필요한 입원으로 의료 재원을 낭비할 염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의료 시스템을 잘 반영하고 있는 타이중츠치병원은 불교 재단을 모태로 2013년 1월에 개원했다.

 

이 병원의 재활교육 시스템은 매우 실용적이다. 환자들이 가정에 복귀해서도 재활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빨래집게, 고무줄, 구슬, 수저, CD, 컵, 약통 등을 이용해 훈련시키며, 재활치료에 참여할 때마다 병원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해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창의적인 활동 프로그램의 성과를 인정받아 QI(Quality Improvement)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대만] 소규모 요양시설의 스마트한 생존

타이페이 청복양로원
 

대만의 요양시설은 규모에 제한이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한 기관당 정원 30명을 초과할 수 없는데, 타이페이시의 청복양로원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소규모 요양원이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 청복양로원 건물 안에는 여러 개의 노인 요양시설이 입주해 있다. 마치 한 건물 안에 치과, 소아과, 내과 등이 입주해 있듯 총 16개의 요양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징적인 것은 시설별로 입소자들의 일상생활 능력과 인지 능력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건강상태에 따라 다른 시설로 이동할 수 있어 세심한 케어가 가능하다. 여러 기관이 한곳에 모여 있어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건물 중앙에는 16개 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진료를 책임지는 의원이 있는데, 투석실과 중환자실을 따로 갖추는 등 고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층 로비는 호텔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고 쾌적하며, 공연 시설과 커피숍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가족 방문 시에 유익하다.

 

 

 

그뿐 아니라 건물 내에 소극장이 있어 수시로 각종 공연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7일장이 열리는데, 입소자들은 건물 내 상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은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요양시설 규모에 제한이 없어서 보통은 하나의 요양시설과 하나의 의원급 병원시설이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형태인데, 조만간 이런 모델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한 곳에 세 가지 유형의 시설이 함께

북해도 보니의 숲


일본의 노인요양시설은 크게 재활이 목적인 개호노인보건시설(노인보건시설)과 돌봄 등 케어에 중심을 둔 개호노인복지시설(특별양호노인홈)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밖에 케어하우스라고 해서 우리나라 실버타운과 마찬가지로 자비를 들여 입소하는 시설이 있다. 일본 북해도에 위치한‘보니의 숲’은 한 건물에 이 세 가지 유형의 시설을 모두 갖춰 노인들의 건강상태나 취향에 맞게 서로 연계 서비스를 하는 점이 특징이다.


  
1. 개호노인보건시설

 

우리나라의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중간 단계인 개호노인보건시설은 의사와 간호 직원이 상주해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보니의 숲에서는 6~8명의 직원이 교대로 비교적 적은 수에 해당하는 10명의 입소자를 돌보게끔 하는 유닛케어(unit care)를 채택하고 있다. 입소자들의 행동을 한눈에 파악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개인실을 둬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되, 거실 공간은 공유해 개인 생활과 단체 생활의 장점을 적절히 차용한 것도 특징이다. 일본은 입소자의 인권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신체 억제대를‘신체구속’으로 간주해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한 치매 환자에게조차 사용을 금하고 있다. 또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와상 환자들에게는 예방활동 및 철저한 체위 관리에 신경을 써 욕창 발생률이 0%에 가깝다.

 

 

 

2. 개호노인복지시설

 

개호노인복지시설은 우리나라의 요양원처럼 촉탁의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입소자 100인당 3인의 간호 직원을 둬 기본적인 건강 케어까지 돕고 있다. 이곳은 전체를 1인실로 꾸몄으며, 원할 경우 부부가 사용해도 무방하다.

각 방에는 전동 침대, 옷장, 세면대, 냉장고, 전화기, 호출장치 등이 구비되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필요한 경우에는 헬퍼나 주간보호 서비스 등을 요청할 수 있다.

 


 3. 케어하우스

 

같은 건물에 개호노인보건시설, 개호노인복지시설이 있어, 향후 건강상태가 나빠진 경우에도 익숙한 복지관 내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부부 중 한 사람이 다른 시설로 옮긴 경우에도 한 건물 내에 거주하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보니의 숲을 운영하는 일본의 사회복지법인 행청회는 ‘평화롭고 재미있고, 존엄성 있는 생활’을 모토로 노인과 치매 환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봄에는 꽃놀이 여행, 여름에는 푸른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식사 모임, 가을에는 단풍놀이나 드라이브, 겨울에는 따뜻한 냄비 요리가 곁들여진 행사 등을 제공할 정도로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가족들이 급한 일로 노인을 돌볼 수 없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단기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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