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추천 - 부부 댄스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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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댄스반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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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5시. 강남 MBC 문화센터 3층으로 부부들이 속속 모여든다.

비즈가 반짝이는 화려한 댄스복부터 보타이를 맨 턱시도까지 의상만 보면 근사한 파티라도 여는가 싶지만 사실 이들이 열 일 제쳐둔 채 ‘드레스 업’하고 나타난 까닭은 바로 춤에 있다. 여기 모인 10여 팀의 부부는 한국라틴댄스 챔피언 출신이자 KBS 스포츠댄스 해설위원인 이만호 강사에게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동안 춤을 배운 댄스 마니아들이다. 라틴댄스, 차차차, 자이브, 룸바, 삼바, 왈츠, 탱고 등 10가지가 넘는 춤을 마스터한 만큼 음악만 나왔다 하면 주저 없이 몸을 놀리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건 배우자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호흡을 가다듬는 일이다. 중년 부부들답지 않은(?) 배려와 애정이 곳곳에 샘솟는 가운데 이만호 강사가 설명을 덧붙였다. “저는 남편들에게(부인에게) 손을 내밀어 춤을 청하거나 식당에서 의자를 빼주는 등 매너를 먼저 가르쳐요. 낯간지럽긴 해도 그런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나 배려가 싹트거든요. 공통 관심사가 생기니 대화도 더 많아지고 가끔 다퉈도 같이 춤 한 번 추고 나면 싹 풀리죠. 부부 취미로 이만한 게 없어요.” 집 안의 가구를 한 켠으로 싹 밀고 밤마다 춤 연습을 시작한 부부, 아내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 댄스복을 선물하는 남편 등 ‘함께 춤추기 시작한 부부들’의 로맨틱한 일화는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다. 비슷한 연배끼리 매주 한 공간에서 부딪히다 보니 저녁 식사를 함께하거나 서로의 집에 초대하는 등 자연스럽게 친목을 다지는 면도 있다. 순수하게 취미를 목적으로 만났으니 복잡한 일 얘기나 껄끄러운 돈 얘기 대신 ‘춤 얘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연말엔 호텔로 아들, 딸, 며느리, 손주 등을 초대해 그동안 갈고닦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도 하는데 한 부부당 10~20명씩 손님을 데려와 성대한 파티가 벌어지곤 한다. 앞으로 자녀들의 결혼식에서 다 함께 ‘축하 댄스 공연’을 열어줄 계획을 세울 만큼 이들은 당당하고 활기차게 취미를 즐기고 있다. ‘즐기며 사는 인생’의 롤 모델 같은 그들은 이번 일요일에도 춤을 출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 아내 곁에서.

 

 	4년 차/남편 손에 이끌려 왔다 춤에 푹 빠진 임은경 씨(55세)/“댄스로 부부 관계 개선에 효과를 봤냐고요? 우린 원래 좋았어요.(웃음)”,  	5년 차/골프 대신 댄스를 택한 전기수 씨(56세)/“저한테 이런 댄스 본능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요즘은 홍보 대사를 자처할 정도인데 2년 동안 친구 부부를 설득한 끝에 여기 데려왔죠. 지금은 저보다 더 춤을 좋아한답니다.”, 10년 차/댄스로 운동 효과 톡톡히 보고 있는 김호식 씨(64세)/“그동안 아내와 테니스, 합창단, 악기 연주 활동을 같이했어요. 부부 댄스를 하다 보니 대화도 많아지고 마음의 근심도 사라지더군요.”, 5년 차/춤추러 매주 지방에서 올라오는 한현각 씨(55세)/“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손잡고 배를 맞대며 춤추다 보면 부부 사이에 유대감이 팍팍 쌓여요. 권태기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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