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하지정맥류

기사 요약글

하지정맥류로 병원에 간 A 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로 치료를 받은 사람은 15만 3천 명으로 이는 4년 전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40~50대 중년이었다.

기사 내용

 

50대 초반의 주부 A 씨는 틈만 나면 전신 거울에 다리를 비춰보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생겨난 허벅지 뒤쪽의 푸른 핏줄이 자꾸만 짙어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 여기에 오백 원짜리 동전 크기로 보라색 모세혈관 덩어리가 나타나자 A 씨는 반바지를 입는 일조차 꺼려졌다. 평소 종아리가 잘 붓는 데다 저리거나 쑤시는 듯한 통증을 자주 느껴왔던 그녀는 이것이 하지정맥류가 아닐까 의심했다. 고민 끝에 전문 병원을 찾아갔고 의사에게서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사람의 다리에는 정맥의 피를 심장으로 올려 보내거나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판막이 한쪽 다리당 60~70개 정도 있는데 이 판막이 손상되면서 위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다리 아래쪽으로 쏠려 정맥이 늘어나는 게 원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파란 핏줄이 잘 보이는 정도지만 점차 늘어난 정맥이 냉면, 라면, 우동면 굵기로 불어나 피부 표면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미용상은 물론 건강상으로도 좋지 않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완화되거나 자연 치유되지 않고 점점 진행되어 피부에 색소침착 및 궤양, 피부염, 혈전성 정맥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으므로 의사들은 조기 진단 및 치료를 권하고 있다.

 

하지정맥류 자가 진단법(이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이상 신호), 	1.다리가 무겁다. 	2.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쉽게 피로해진다. 	3.다리에 쥐가 잘 난다. 	4.다리가 자주 붓는다. 	5.다리를 올리고 있으면 다리가 아주 편해진다. 	6.다리 혈관이 꼬불꼬불하다. 	7.다리 혈관이 남보다 튀어나와 있다. 	8.다리에 피부병이 생기면 잘 낫지 않는다. 	9.남보다 다리 혈관이 많이 보인다. 	10.허리와 무릎이 자주 아프다.

 

초진

 

종아리와 허벅지를 살펴본 의사는 대개 육안으로도 하지정맥류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때 핏줄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모두 하지정맥류는 아니다. 중요한 건 ‘꼬불거림’의 유무. 촉진, 시진 등으로 판막 부전이 의심된다면 대개 초음파검사까지 시행한다.

 

초음파검사와 도플러 검사

 

초음파를 통해 정맥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검사다. 이를 통해 판막 손상 여부와 부위, 피가 역류되는 시간과 속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혈류의 소리를 증폭시켜 혈관 안의 피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도플러 검사를 동시에 실시하기도 한다. 대개 초음파검사로 하지정맥류의 원인 부위를 진단하지만, 드물게 하지정맥류가 재발했거나 정맥류의 모양, 위치가 특이한 경우 정맥에 조영제를 투여한 뒤 CT 촬영을 한다. 그러나 CT 촬영은 조영제의 부작용이나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압박 스타킹 착용

 

하지정맥류가 어떤 부위에서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고 나면 이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차례. 파란 힘줄이 보이긴 하지만 튀어나오지 않은 초기라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전문 병원에서 판매하는 압박 스타킹은 발목에 가장 센 압력을 주고 종아리, 허벅지 쪽으로 올라갈수록 압력을 줄여 다리의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도록 도와준다. 압력의 세기에 따라 1등급에서 3등급까지 있다. 무릎형, 허벅지형, 팬티형으로 나누어져 있어 용도에 맞게 골라 착용할 수 있다. 부종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나 하지정맥류 초기뿐 아니라 혈관경화요법이나 수술 이후에도 착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혈관경화요법

 

혈관 확장이 심하지 않고 직경 2mm 정도의 작은 힘줄이 튀어나온 초기 정맥류라면 혈관경화요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망가진 정맥 안에 혈관경화제를 주입해 딱딱하게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보기 싫은 정맥을 폐쇄시키고 다른 정맥으로 혈액의 흐름을 유도하는 원리다. 몇 주 간격으로 3~5회 주사를 맞으면 된다.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는 간단한 치료법으로 비용은 한쪽 다리당 30~50만원 정도.

 

레이저, 고주파, 냉동 요법

 

직경 2~4mm의 푸른 힘줄이 세 줄기 이상 튀어나오거나 힘줄이 뭉친 경우라면 이미 중기로 접어든 상태다. 이때는 레이저 요법(늘어난 정맥 속에 2~3mm 굵기의 광섬유를 넣은 뒤 레이저를 발사해 정맥을 응고시키는 방법)이나 고주파 요법(정맥에 얇은 관을 삽입해 전기에너지를 정맥 벽에 전달해 정맥의 수축과 폐쇄를 일으키는 방법), 냉동 요법(망가진 정맥에 섭씨 영하 80℃로 냉각된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어 핏줄을 얼린 뒤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들은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환자의 부담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이 대개 망가진 혈관을 막아주거나 제거하는 방식이라 제대로 피가 통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맥류의 문제 혈관을 제거하더라도 다른 우회 혈관을 이용해 심장 쪽으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므로 문제가 없다.

 

정맥 절제술과 정맥 발거술 (스트리핑)

 

불어난 핏줄이 직경 4mm 이상으로 누가 봐도 심각한 상태일 때는 확실한 해결법인 수술을 권한다. 수술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무릎 아래의 정맥류에 적용되는 보행성 정맥 절제술(국소마취 후 2~3mm를 절개한 뒤 뜨개질용 바늘코 모양의 작은 기구를 사용해 정맥을 제거하는 방법)과 정맥 발거술(사타구니에서 무릎 위까지의 대복재정맥을 제거하는 방법)을 시행한다. 심영기 원장은 “중기, 말기까지 진행된 하지정맥류의 경우 부위에 따라 복잡한 수술과 간단한 혈관경화요법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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