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투자해볼까

기사 요약글

2007년 이후 2015년까지 일명‘중국 펀드의 악몽’이 8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 전체가 위축되었다.

기사 내용

 

여기에 브라질 국채 수익률까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해외투자 상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렇다면 올 1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1등 해외 주식형펀드는 무엇일까?

 

인도 약진 유럽 부진

 

먼저 국내 증시부터 점검해보자. 연초 2026포인트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8월 말 2327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약 15%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당한 선전이지만 최고는 아니었다. 같은 기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국가는 바로 인도였다. 연초 2만6590포인트였던 인도 센섹스(SENSEX) 지수는 8월 말 3만1730포인트로 약 20% 상승했다.
국가별 증시 상승률 2위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보베스파 (BOVESPA) 지수는 연초 5만9588포인트에서 8월 말 7만0835까지 오르며 약 19% 상승했다. 유독 부진한 나라도 있다. 바로 유럽 증시다. 유로존의 대표 증시이며 웬만한 유럽 펀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 닥스(DAX) 지수는 힘든 상반기를 보냈다. 연초 1만1598포인트에서 출발해 8월 말 1만2055포인트로 겨우 4% 정도만 올랐다. 연초 이후 유로화가 달러 대비 10% 넘게 오른 데 따른 역효과로 풀이된다.

 

해외 펀드 1위‘미래에셋TIGER 인도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해외 주식형펀드 중 1등 펀드도 역시 인도와 관련이 깊다. 1위는‘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로 무려 43.46%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상품을 자세히 보면 조금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일반적인 해외 주식형펀드가 아니라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ETF(상장지수펀드)라는 점, 그리고 인도 센섹스 지수의 움직임에 대해 두 배수로 등락하는‘레버리지(지렛대 투자)’ 상품이라는 사실이다. 즉, 인도 증시가 20% 올라서 여기에 2배 넘게 올라 무려 40%가 넘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 펀드가 약 28%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도에 진출해 현지화를 추진했는데 이번에 그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인도 증시는 왜 급등했을까?

 

첫째, 저유가를 들 수 있다. 인도는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하는데, 최근 2년간 국제유가가 3분의 1 토막이 나면서 국가의 유가보조금이 줄어 재정이 좋아졌고, 기업들 비용 부담도 줄어들었다. 둘째, 최근 2년간 유독 높은 강우량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도는 인구의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한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면서 풍년이 이어졌고, 이렇게 되자 소비가 늘면서 내수를 촉발시켰다. 특히, 인도 센섹스 증시의 경우 상장종목 중 80%가 내수기업이다. 최근 증시 조정에도 유독 인도 증시는 잘 버티는데 이 또한 내수기업 주가가 세계 경기와 무관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투자자들에게는 안정감을 준다.

 

앞으로 전망은?

 

요즘 은행이나 증권사에 해외 펀드를 문의하면 대부분 인도 펀드를 추천한다. 매달 평균 250억원이 넘는 국내 개인들의 투자금이 인도 증시로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무엇보다 인도 증시는 수출 비중이 큰 코스피와 성격이 달라 서로 헤징(가격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금융거래 행위이다. 주가, 환율,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인한 가격변동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손실을 방지하는 행위를 말한다)하는 매력이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7%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국가는 인도와 베트남 정도라는 점도 큰 강점이다. 전체 금융자산 중 15% 정도를 해외 펀드에 할애한다면 인도 펀드는 상당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꼼꼼하게 살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 중소형 내수주가 많다는 대목이다. 인도의 내수가 꺾일 경우 추락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인도 통화인 루피화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원화도 비슷하지만 이머징마켓 통화의 경우 변동성에 대한 위험이 상존한다. 현재 미 달러화가 워낙 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루피화도 잘 버티고 인플레이션도 잡혔지만,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인도에 목돈을 한꺼번에 넣는 거치식보다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하다.

 

그 밖에 주목할 만한 해외 펀드는?

 

해외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싶다면 브라질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브라질 증시(펀드)는 우선 국내 증시, 인도 증시 등과 다른 성격을 갖는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받는데,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움직임이 보이고, 실제 원자재 가격도 꿈틀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브라질 국채 투자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금액이 필요한 데 반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정철진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주식투자 이기려면 즐겨라><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등 재테크 서적을 10여 편 집필한 국내 대표적인 경제 칼럼니스트다. SBS 라디오<정철진의 스마트 경제>를 2년여간 진행했으며 현재 지상파와 종편 등에서 시사경제 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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