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추억을 싣고, 오랜 세월 거친 버스 승차권의 변천사

기사 요약글

버스 토큰, 버스 회수권... 이름만 들어도 그때 그 시절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승차권부터 지금의 교통카드까지. 한 번에 살펴보는 버스 승차권 변천사!

기사 내용

 

 

어느 날 문득 서랍 깊은 곳에서 빛이 바랜 버스 회수권을 발견할 때면, 지난 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지나간 세월 속에 어느새 그 모습을 감춘, 나조차도 잠시 잊고 있던 추억의 물건을 볼 때면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버스 승차권의 모습도 여러 모양으로 변해왔다. 카드 태그로 지불하는 지금의 버스와는 달리 과거에는 다른 형태의 승차권이 있었다. 토큰, 회수권 등이 바로 버스카드가 생기기 이전의 버스 전용 승차권이었다. 오늘은 중년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보자.

 

 

 

 

동전이 아니다! 버스 토큰이다!

 

 

1977년 동전 대신 새로운 버스 요금 지불 수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바로 가운데가 뻥 뚫린 버스 토큰이다. 토큰이란 버스 요금을 낼 때 돈을 대신하여 내는 동전 모양의 승차권으로, 동전보다는 작고 엽전의 무게보다는 상당히 가볍다.



시내버스에서 처음 실시한 토큰제는 버스 안내양에 대한 인권보호 차원에서 마련된 제도이다. 안내양들의‘요금 빼돌리기’를 막는다는 명목 하에 이뤄졌던 몸수색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토큰제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다. 또 토큰은 거스름돈의 번거로움을 없앤다는 취지도 있었다. 이렇게 토큰은 승객들에게는 더욱 편리한 요금 수단이 되어 22년간 지속되어 왔다.



토큰은 황동, 은색, 적색, 구리색, 흑색 등 다양한 색상이 있었는데, 색에 따라 상이한 요금을 나타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마다 토큰 색상에 대한 가격 구분이 달랐고, 용도에 따라 무늬와 크기가 달랐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무늬와 크기, 색을 잘 살펴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토큰은 1999년 카드에 밀려 22년 만에 전면 폐지되면서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대구는 2008년까지 토큰을 사용하기도 했다.

 

 

 

 

승차권(회수권)으로 버스를 탈 수 있던 시절

 

 

토큰만 추억하기엔 아직 2% 정도 부족하다. 토큰이 등장했던 동시대에 이미 회수권이 있었으니! 회수권이야 말로 7~80년대를 대표하는 버스 요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학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재산 목록 1호라고 불릴 정도로 회수권의 중요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간혹 10장을 묶어서 세트로도 판매하곤 했었는데, 이를 작게 오려서 11장으로 만들어 쓰던 추억이 생각난다.

 

회수권은 금액, 지역, 버스 회사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색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그 덕분에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다. 해마다 디자인과 색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회수권을 보면 역사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국민학생, 중고생, 대학생, 일반인으로 나누어 회수권을 판매했지만 사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반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요금이 50원으로 동일했다는 것이다. 같은 요금이었지만 디자인이나 색상이 달랐다는 것은 아직도 불가사의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당시 버스 요금은 단돈 10원이었지만, 1975년에는 25원으로 올라 불과 5년 만에 250%로 인상된 바 있다. 그리고 1980년 회수권이 사라지기 직전에는 요금이 85원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100원도 안 되는 셈이지만, 퍼센티지로 보면 10년 사이에 요금이 상당히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6년 교통카드가 도입되면서 회수권 또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회수권을 유통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드는 인력과 비용 부담, 고성능 컬러 프린터를 이용한 위조 범죄가 점점 치밀해지면서 회수권의 사용량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200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인천, 부산, 대구시가 버스 승차권 제도를 폐지했고, 2008년 초 주요 도시 대부분이 승차권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버스카드의 첫 등장과 변천사

 

 

토큰, 회수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후 버스카드는 또 다른 요금 수단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오차 없이 정확하게 버스 요금이 결제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버스카드 역시 첫 등장 이래로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편의에 따라 많은 변화 과정을 겪었다.

 

 

플라스틱 버스카드의 첫 등장

 

 

기술의 발달로 IC칩이 내장된 교통카드가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였다. 일일이 승차권을 살 필요 없이 기기에 대고 카드를 찍기만 하면 저절로 요금이 결제된다. 편의점이나 지하철 역에서 버스카드를 미리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이 없어도 카드만으로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맨 처음엔 은행에서 버스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버스카드 전문 유통회사가 등장하면서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게 되었다.

 

 

붐을 일으키다! 핸드폰 고리형 버스카드

 

 

90년대에 본격적으로 휴대폰이 보급화되면서 버스카드도 이에 맞게 진화했다. 핸드폰 고리 부분에 걸어 사용하는 핸드폰 고리형 버스카드가 등장한 것. 기존의 버스카드에 비해 디자인이 각양각색 다양하게 출시되었고, 캐릭터 모양의 액세서리 타입이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고리에 걸어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었던 덕분에, 잃어버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청소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던 제품이었다.

 

 

교통비를 한꺼번에 낸다! 후불카드

 

 

과거의 교통카드는 선불로 미리 충전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미리 선불로 결제하지 않아도 사용 후에 지불하는 후불식 교통카드가 등장했다. 추후 결제된다는 점 때문에 주로 신용카드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며, 신용카드를 후불로 결제함과 동시에 교통비를 한꺼번에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버스카드 전문 유통회사에서도 후불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카드 형태가 아닌 휴대폰으로도 후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한번만 쓰는 일회용 교통카드

 

 

일회용 교통카드는 지하철 내에서 발급이 가능하며, 목적지를 선택한 후 해당 거리에 맞는 금액을 미리 지불하여 일반 교통카드처럼 쓸 수 있다. 단 일회용이기 때문에 편도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보증금 환급기에서 보증금 5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버스 승차권의 변천사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재의 요금 수단은 과거에 비할 수 없이 매우 편리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지 기대해볼 만하지만, 때로는 친구들과 함께 승차권과 토큰을 모았던 추억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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