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금연클리닉 편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22년째 ‘애연가’로 살아온 40대 A 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폐기종 및 기관지 확장증 진단을 받았다. 늘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점이나, 한동안 떨어지지 않는 기침감기 등의 증상을 떠올린 A 씨는 당연한 수순처럼 금연을 결심했다. 하지만 금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니코틴 패치도 붙이고 껌과 사탕으로 심심한 입안을 달래보기도 했지만 매번 3일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담배에 손을 댔던 것. 금연 때마다 찾아오는 불안, 초조함, 변비, 속 울렁거림이 매번 그를 무너뜨렸다. 이번엔 꼭 끊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던 A 씨는 전자담배에 의지해 흡연 욕구를 다잡곤 했다. 한 달쯤 피우던 전자담배마저 끊고 본격적인 금연에 돌입했건만 아뿔싸, 술자리에서 얻어 피운 담배 한 개비가 그의 결심을 또다시 무너뜨리고 말았다. 하루 한 갑이면 충분하던 흡연량이 최대 세 갑까지 늘어나자 자괴감마저 들었던 A 씨는 결국 전문 클리닉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유태호 과장은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거나 10~15년 이상 담배를 피운, 이른바 ‘헤비 스모커’라면 전문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다”고 설명한다. 의사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의지를 다지고 생활 습관을 개선해가는 측면이 크기 때문. 실제로 금연클리닉에서 체계적으로 케어를 받을 경우 혼자 금연을 시도할 때보다 성공률이 약 10배 높아진다고 한다. 개인의 체질이나 상황에 맞게 적절한 금연 프로그램을 제시해 금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점도 큰 장점. 올 2월부터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돼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금연클리닉에서는 어떤 검사와 치료법을 제시할까?

 

 

STEP 1
니코틴 의존도 검사

의사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가족력에 대한 자세한 면담을 진행한 뒤 혈중 니코틴 농도를 재거나 타액, 혈액, 소변 등에서 니코틴 대사 산물인 코티닌을 측정하는 식으로 현재 흡연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기다란 관에 숨을 불어넣어 폐포 내 일산화탄소를 측정하기도 한다. 또한 니코틴 의존도를 알아보는 파거스트롬 테스트를 시행하는데 이는 흡연량, 기간, 시간, 태도, 금연 경력 등에 관한 객관식 질문지다. 왼쪽 페이지에 수록된 ‘니코틴 의존도 평가’가 바로 그것.

 

STEP 2
기타 검사

담배는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암 질환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거나 다른 질환이 우려될 경우 흉부 X선 검사 및 저선량 흉부 CT 등을 권유할 수 있다. 그 밖에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혈액, 소변 등의 검사를 선별해 시행하는데 최근에 시행한 건강검진 결과지가 있다면 특별한 검사 없이 금연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다.

 

STEP 3
니코틴 대체 요법

환자의 니코틴 의존도가 낮거나 처음 금연을 시도하는 경우라면 먼저 패치, 껌, 사탕 등 대체 요법을 시행해볼 수 있다. 한 연구 결과,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했을 때 자기 의지로 금연을 시도하는 것보다 4~5배 이상 높은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 패치는 금연하는 날 아침부터 매일 한 장씩 몸에 붙이는데 피부를 통해 담배의 유해 물질을 제거한 순수 니코틴만 흡수시켜 금단현상을 완화하는 원리다. 패치마다 니코틴 함량이 다르니 평소 흡연량에 따라 선별할 것. 이 밖에도 니코틴이 미량 함유된 껌과 사탕을 먹거나 가글린으로 입을 헹구며 흡연 욕구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지역 보건소를 방문해 금연 의지를 밝히면 다양한 금연 보조제를 무료로 나눠주는데 일주일마다 교체하는 금연 패치를 6주까지 받을 수 있다.

 

STEP 4
금연 약 처방

니코틴 의존도가 높거나 니코틴 대체 요법으로도 금연에 실패한 경우 바레니클린 성분이 함유된 약물을 처방한다. 담배를 피우면 10초 안에 니코틴이 뇌로 공급되어 도파민 분비가 활발해지는데 사람들은 보통 이때 편안함이나 행복감을 느낀다. 금연 약은 니코틴을 대체해 뇌에 작용하기 때문에 흡연 욕구와 금단증세가 조절되는 것. 의사는 환자의 건강 상태나 흡연 정도를 고려, 약의 용량과 횟수를 조절해 서서히 니코틴 의존도를 낮춰가는데 처음엔 약하게 약물 0.5mg을 1일 2회 복용하면서 흡연량을 서서히 줄이다가 1mg을 1일 2회 복용하며 금연을 유도한다. 보통 3개월 정도 복용을 권장하며 그 후에는 철저한 ‘사후 관리’로 완전 금연을 실행한다.

 

금연,이럴 땐 이렇게

술자리에서 참지 못하고 한 대를 얻어 피웠어요
순간의 충동으로 담배에 손을 댔다고 해서 금연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지나친 억제보다 차라리 한 대 피우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 방식을 만들어갈 것. 단 자포자기 심정으로 집에 가는 길에 담배를 한 갑 샀다면 금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금단현상을 견디기 힘들어요
변비, 두통, 식욕 감퇴 등의 금단현상은 마지막 담배를 피운 후 2시간 이내에 발생해 하루나 이틀 사이 최고조에 이르는데 대부분의 경우 1~2주 이내에 감소하므로 이 시기를 잘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이때 어지럼증이나 두통, 저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동안 정체돼 있던 신체 부위에 혈액 유입량이 증가하기 때문이고, 단 음식을 찾게 되는 건 신체 회복을 위한 에너지 구성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니 긍정적 신호로 이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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