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창업 - 프리미엄 김밥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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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밥이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김밥은 나들이의 가장 좋은 동반자였고, 간단하게 사람들의 한 끼를 해결해주던 가족적인 음식이었다. 그러나 IMF 이후 생겨난 저가형 김밥, 일명 천국의‘천원짜리 김밥’의 등장으로 그 느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김에 말린 밥과 반찬을 한입 크기로 썰어 먹는 한국적 패스트푸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재료의 단가는 비싸지는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야 하기에 김밥 속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웰빙’‘친환경’ 같은 단어들이 식품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프리미엄 김밥이 노린 틈새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제대로 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등장한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들은 한 줄에 4천원 이상의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바른’ 식재료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즉, 프리미엄 김밥도 김밥 군에서는 비싸지만 전체 식품군에서는 비싸지 않은 틈새를 잘 노렸다. 한 끼를 가볍게 때우려는‘분식’에 위치해 있던 김밥을 풍성한 식재료를 품은‘요리’로 끌어올리면서 말이다.

“음식에 대한 사랑만큼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조지 버나드 쇼는 말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먹을 것에 민감하고, 음식 장사를 하려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김밥 장사를 하는 건 좋다. 그러나 이제 김밥으로 천국에 갈 일은 없다. 현실에서 냉정하게 따져볼 건 따져보고, 천국보단‘미래’가 있는 시장을 선택해야 한다.

김밥 파는 분식집 VS 프리미엄 김밥집

1.저렴한 김밥으로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그래서 싸게 많이 파는 박리다매로 승부하기 때문에 김밥을 일종의‘미끼’ 상품으로, 다른 부메뉴를 많이 팔아서 수입을 올린다.

2.그냥 한 끼 때우려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라서 내부 설비나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래서 투자 비용은 건물 임대료 제외 4천~5천만원 선이다.

1.빵집에서 빵을 먹듯 김밥이 주메뉴다. 그리고 그 김밥에 맞는 사이드 메뉴가 추가되는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점주가 개인적으로 메뉴를 추가할 수 없다.

2.현재는 자기가 먹는 음식의 가치를 아는 20~30대 여성과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 보통의 분식점보다 2배 투자해 3~4배의 매출을 얻을 수 있다.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의 대표 메뉴

 

사나이김밥매장에서 직접 숯불로 고기를 구워 만든‘직화숯불갈비 김밥’
가마솥김밥가마솥에서 지은 밥으로 채소를 잘게 썰어 만든‘산채 김밥’
바르다 김선생향신 채소는 빼고 당근과 상추, 단무지만 넣어 고기 맛을 살린‘매운 제육쌈 김밥’
고봉민김밥떡갈비와 담백한 우엉을 조합한‘떡갈비 김밥’
로봇김밥국산 고추냉이를 첨가한‘참치마요 김밥’
서가원나트륨 함량을 줄인 햄을 사용한‘저염 햄 김밥’
리김밥새송이버섯과 네덜란드산 에담치즈를 넣은‘버섯 파프리카 에담치즈 김밥’
킹콩마더스김밥달걀지단을 두른 김밥에 어린잎채소, 치즈머스터드소스를 더한‘리코타치즈 김밥’
킴팝오징어튀김, 닭튀김, 새우튀김, 소불고기, 베이컨 등이 들어간‘모둠 스페셜 김밥’

목동 S 김밥집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투자액약 1억5천만원(프랜차이즈 14평.
가맹비 + 교육비 + 인테리어 + 설비 + 임대보증금 + 기타 비용)
월 순수익약 750만원(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김밥집인가?
마케팅 대행업체에서 일하다 보니 흐름이 보였다. 떡볶이 다음으로 김밥이‘프리미엄’화 될 것 같았고, 이왕 창업을 할 거라면 초기에 선점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얼리어답터들이 먼저 사용하다가 2~3년 뒤에 대중화된 것처럼 지금은 4천원짜리 김밥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김밥이 거기서 거기인데 너무 비싸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가게에서 김밥을 사서 먹어본 사람들은 저가 김밥과 다른 프리미엄 김밥의 가치를 이해하면서 손님이 늘고 있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맛’이다. 비싼데 맛이 없으면 누가 오겠나? 우리 가게는 숯불로 고기를 직접 구워 파는‘고기’김밥이 주메뉴다. 본사가 고깃집을 하던 곳이라서 일정하게 좋은 고기와 양념을 유지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손님들이 돈을 낸 만큼 만족할 수 있는‘맛’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다는 게‘프리미엄’ 김밥집의 강점 아닐까?

+프리미엄 김밥집 창업에서도 두 가지 흐름이 있다.‘건강하고 좋은 재료’ 아니면 차별화된 재료를 통해 김밥의 가치를 높인다. 이 중‘건강하고 좋은 재료’ 시장 쪽을 선택하려면 정말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본사가 있는 프랜차이즈를 찾아라. 아니라면 아몬드, 직화구이, 크림치즈, 현미밥 등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김밥은 모방이 쉬운 아이템이다. 단순히 독특한 재료 사용을 넘어 남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양동 M 김밥집
프리미엄 김밥도
결국은 김밥이다

투자액약 8500만원(프랜차이즈 10평.
가맹비 + 교육비 + 인테리어 + 설비 + 임대보증금 + 기타 비용)
월 순수익약 380만원(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김밥집인가?
평범한 주부가 창업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데, 다른 것들에 비해 그나마 김밥은 익숙한 음식이라서 시작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기본에 집중했다. 김밥이니까, 김과 밥의 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 특색 있는 재료들은 사람마다 먹고 싶은 순간이 다르다. 참치김밥을 좋아한다고 매번 참치김밥만 먹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먹기 편하게, 김밥답게 잘 싸고, 썰었을 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크기에 대해 궁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날씨를 체크했다. 비가 오면 손님이 주니까 재료를 적게 준비하고, 날이 더우면 재료가 살짝 시원한 느낌이 들게 냉장고 온도를 조절해 손님들이 작은 부분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골손님들이 늘어나고, 점점 가게 운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프리미엄 김밥이라고 해도 김밥만 팔 수 없다. 그래서 업체를 고를 때 대표 메뉴인 김밥 외에 부가 메뉴의 경쟁력을 잘 살펴야 한다. 어떤 메뉴가 김밥의 동반 메뉴로 어울릴지 잘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가게를 운영할 때도 손님들이 좋아하는 사이드 메뉴가 무엇인지를 놓치지 말고 체크해야 한다.

반포동 O 김밥집
손님들이 주위에
자랑할 수 있는 가게가 되어라

투자액약 1억3천만원(프랜차이즈 12평.
가맹비 + 교육비 + 인테리어 + 설비 + 임대보증금 + 기타 비용)
월 순수익약 510만원(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김밥집인가?
원래 외식업 창업이 오랜 꿈이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김밥을 선택하게 되었다.

많은 프랜차이즈가 1호점은 잘해도 2호점부터는 맛과 서비스가 흔들리더라. 그래서 처음 브랜드를 선택할 때 이 점을 유의했다. 보통 김밥에 비해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니까 본사가 이를 안정적인 가격과 물량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지, 장기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내실 있는 브랜드인지, 운영이 탄탄한 곳인지도 면밀히 검토했다. 그다음으로 프리미엄 김밥이라면 포장에서 느껴지는 겉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것들이 손님들에게 어필을 해야 이슈가 되고, 그들이 SNS에‘요즘 이런 김밥이 괜찮다’고 사진이라도 찍어 올려줘야 짧게나마 인기를 끌 수 있으니까. 기본기를 잘 다지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이런 외적인 요소들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잘 생각해보자. 치킨 브랜드, 빵집 브랜드, 커피 전문점 브랜드 모두 그 종류는 굉장히 많다. 그러나 그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몇몇 브랜드다. 결국 이 시장도 조만간 옥석이 가려질 것이다. 어쩌면 프리미엄 김밥도‘찜닭’처럼 잠깐의 유행일 수 있고, 프리미엄 떡볶이처럼 극소수 몇몇 브랜드만 생존할 수 있다.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지 않으려면 처음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

봉천동 K 김밥집
손님의 마음을 훔치는
완벽한 방법

투자액약 2억원(프랜차이즈 20평.
가맹비 + 교육비 + 인테리어 + 설비 + 임대보증금 + 기타 비용)
월 순수익약 550만원(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김밥집인가?
평소 김밥을 좋아하고 가족들에게도 자주 만들어주는 편이었다. 그런데 가게마다 내가 만든 김밥보다 맛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창업을 하게 되었다.

프리미엄 김밥집이니만큼 손님들에게 기존의 김밥집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로 장사를 했다. 직원들에게도 보통의 김밥집이 아니라 커피 전문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한다는 느낌으로 일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남들과 똑같이 운영해서는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겠지만, 남들이 다 하는 걸 우리가 못하면 그게 더 문제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날 때면 틈틈이 유명한 김밥집을 방문했고, 우리 가게에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하나씩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쳐 나갔다. 특히‘배달’과‘테이크아웃’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다른 가게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둘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대기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였다.

+김밥집은 기본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종업원을 많이 고용하기 보다 점주가 직접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먹고 가는 고객이 많다는 점은 자칫 점주의 편의성을 떨어뜨리고, 이렇게 쌓인 육체적 피로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럴 때에는 내점 고객을 테이크아웃 고객으로 유도하는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작정 오는 손님 안 막다가 가게가 망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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