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제대로' 못 먹어서 생긴 병이다?

기사 요약글

당뇨가 잘 먹어서 생긴 선진국형 병? 과거엔 마른 당뇨의 비율이 높았지만, 요즘엔 비만한 당뇨가 환자가 많아지면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안철우 교수는 지나친 음식의 양보다 잘못된 음식의 종류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기사 내용

 

*명의가 말하는 당뇨 시리즈*

 

1편. 김소형한의원 김소형 원장 "식사 순서만 바꿔도 혈당을 낮출 수 있습니다"

2편.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 "당뇨병 검사 시 합병증 검사는 필수"

3편.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 "당뇨병은 '제대로' 못 먹어서 생긴 병"

4편.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양예슬 교수 "스트레스 관리, 혈당을 지키는 첫걸음"

5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 "당뇨병 자각하고 관리하면 유병 장수"

 

안철우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이자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일선에서 당뇨병을 치료하며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을까요? 

 

 

당뇨병 환자들의 나이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엔 풍채 좋은 어르신들이 주로 걸린다고 해서 ‘부자병’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요즘은 고등학생들마저 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 본인이 당뇨병에 걸린 것을 어떻게 알게 되나요?

 

 

살이 빠지거나 갈증이 느껴진다면 이미 당뇨병의 정도가 심한 상태라 자각할 텐데,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본인이 당뇨병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건강검진을 통해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렇게 잠재적인 당뇨병 환자가 굉장히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부모 형제 중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염, 간염, 담낭염, 임신성 당뇨 등 특정 질병을 앓았던 경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오래 복용한 경우 등이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하니 꼭 주의를 기울여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과거와 요즘의 당뇨병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과거엔 ‘마른 당뇨’의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가족력 등으로 몸에서 아예 인슐린을 생성하지 못하는 경우 말랐어도 당뇨병 진단을 받았죠. 그런데 요즘은 인슐린은 제대로 나오는데 먹는 음식을 처리할 만큼 충분치 않아 당뇨병 진단을 받는 ‘비만한 당뇨’ 환자가 많습니다. 수입이 많아도 그보다 더 지출을 하면 가계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듯 인슐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너무 먹어서’ 당뇨가 생기는군요. 

 

 

비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제대로 먹지 않아서’ 생긴 병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패스트푸드나 기름진 음식 등에 친숙해지는 반면 신선한 과일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 제대로 된 음식을 멀리하면서 당뇨의 발병이 심화됐거든요.

당뇨병 환자는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찾게 마련인데, 당지수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즐겼던 음식이 사실 당뇨병에 아주 취약한 음식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죠.

 

 

예를 들면 어떤 음식들인가요? 

 

 

찐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양질의 식품이지만 생고구마가 아닌 이상 조리하면 당이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높입니다. 또 같은 닭고기라도 어느 부위를 어떻게 조리해 먹느냐에 따라 당지수가 달라지죠. 이렇게 ‘제대로 먹는다’는 의미는 생각보다 복합적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당뇨병을 미리 예방하고 조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은 식이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먹을 것’에 제한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하죠. 건강식만 먹어야 하나? 술 한 잔도 안 되나? 모든 음식에 ‘제약’이 따른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지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적당히 섭취한다면 기름기 적은 고기는 당연히 먹어도 됩니다. 흰쌀밥 대신 도정이 덜 된 현미밥을 먹고 식빵을 통곡물빵으로 대체하는 요령이 있다면 탄수화물도 즐길 수 있죠.

 

 

커피 같은 기호식품도 괜찮나요?

 

 

커피도 숙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 정도는 괜찮습니다. 당뇨병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치료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관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삶을 점검하고 새로운 건강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선이 되기도 하죠. 실제로 합병증 없는 당뇨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삶을 유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나 당대사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 외에 당뇨 예방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 

 

 

스트레스 지수와 함께 폭식이나 야식을 즐기는 습관도 꼭 확인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먹어도 먹어도 허전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당뇨병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되는 병이기 때문에 치료할 때도 원인을 세밀히 찾아내 ‘원 포인트 레슨’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혈당이 정상이면 안심해도 될까요? 

 

 

혈당이 중요한 기준이긴 하지만 그 외에 혈당, 콜레스테롤, 혈압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혈관 건강을 챙기자는 뜻인데, 앞의 지표들이 혈관 상태를 반영하는 수치이기 때문이죠.

 

혈관이 병들면 무서운 합병증이 생기므로 단순히 혈당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전신의 건강을 세심히 감지해야 합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은 당뇨병 관리에 꼭 들어맞습니다.

 

 

기획 장혜정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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