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왔다간 얼굴마비-발음장애, 사실은 ‘미니 뇌졸중’?

기사 요약글

한번 불이 꺼지면 사라지지 않고 불씨가 계속 남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뇌졸중. 정근화 교수는 뇌졸중 신호를 단박에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기사 내용

 

*명의가 말하는 혈관 건강 시리즈*

1편.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 혈관 관리의 관건은 '첫 진료'

2편. 일산 차병원 순환기내과 김미현 교수, 폐경 후 여성에게 찾아오는 '혈관 적신호'

3편.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 '뇌졸중'을 말해 주는 신호들

4편. 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최윤석 교수, 나이와 상관없이 오는 '뇌졸중'

5편. 한동하한의원 한동하 원장, '살찐 혈관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

 

정근화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이자 대한뇌졸중학회 학술이사를 맡고 있다. 2018년부터 세계 뇌졸중기구(WSO) 이사회에 소속돼 뇌졸중 연구에 힘쓰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60명 중 1명은 뇌졸중 환자일 만큼 여전히 발병률이 높은 상황입니다. 뇌졸중 발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요?

 

 

유전적‧환경적‧생활 습관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겠지만,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니 스스로 조절 가능한 생활 습관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혈관이 망가지거나 뇌가 망가지는 병이 아닙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누적되면서 혈관에 부담을 주어 생기는 병이죠.

뇌는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어느 한쪽의 혈류가 부족해지면 다른 쪽에서 혈액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런 방어 체계가 무너질 때 병이 생기는 건데, 무너지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결국 오랜 시간 쌓인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흔히 아는 고전적인 위험 요소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과 그로 인해 생기는 위험인자들로 여러 연구를 통해 인과성이 명확히 증명된 것들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이 미리 조절만 하면 예방이 가능하므로 자신의 생활 습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검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혈관 상태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뇌혈관 상태는 다른 장기와 다르게 두개골이라는 딱딱한 뼈 안에 갇혀 있다 보니 혈관 상태를 외부에서 바로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간접적인 지표는 있어요. 바로 혈압 상태입니다.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차이를 ‘맥압’이라고 하는데, 맥압 차이가 커질 때 혈관 기능이 떨어졌다고 판단합니다.

또 혈압 변동이 심한 것도 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죠. 혈압 측정 도구가 없을 때는 맥박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심장박동이 불규칙하면 심장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뇌졸중 위험도 증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뇌혈관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뇌영양검사를 포함한 체계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뇌졸중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게 특징인데, 뇌졸중이 왔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나요?  

 

 

뇌졸중 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뇌졸중은 초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뇌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응급실에 내원해 혈관의 막힌 부분을 재개통시키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편측 마비입니다. 오른쪽 뇌가 손상을 받으면 왼쪽 반신마비가 나타나는 식이죠. 경미한 마비일 경우 얼굴만 비대칭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 언어장애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에 혈류 공급이 안 되면 말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발음이 어눌해집니다. 그리고 시야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뇌 특수 영역에 혈류 공급이 갑작스럽게 차단되면 오른쪽 또는 왼쪽 시야가 갑자기 검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위험 신호가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을 때도 병원에 가야 할까요?

 

 

얼굴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발음장애 같은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수시간 지속되면서 악화되는 과정을 밟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를 ‘일과성 허혈 발작’이라고 합니다. 미니 뇌졸중이라 부르기도 하죠.

일과성 허혈 발작이 나타나면 상태가 다시 좋아지는 특성 때문에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뇌졸중으로 넘어갈 확률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반드시 뇌졸중과 같은 위험도를 갖고 치료에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이 발생하면 이전 상태로 완벽하게 회복시키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대부분은 정상 상태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병원에 빨리 와서 혈관 재개통 수술을 받으면 환자의 40%는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요. 또 30%는 부분적으로 회복해 호전을 가져올 수 있고, 나머지 30% 정도는 변화가 없거나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결국 전체 환자의 70% 정도가 이전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후에 완전히 회복하면 다행이지만, 여러 후유증을 많이 남긴다고 들었습니다.

 

 

대처가 늦어져 결국 뇌가 손상된 경우 100% 정상 상태로 회복하기는 어렵습니다.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재생되는 장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후유증이 생기는데, 뇌졸중 초기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얼굴 마비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언어장애로 언어 소통이 어렵게 되는 거죠.

중요한 것은 뇌졸중은 한번 불이 꺼지면 사라지는 병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불씨가 계속해서 남아 있기 때문에 뇌졸중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요. 그래서 뇌졸중이 발생하고 어느 정도 좋아졌다고 해서 병이 나았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원인을 찾아서 없앨 수 있는 약물 조절, 시술, 수술적 치료 같은 방법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혈관 건강을 위해 다양한 건강식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혈관 건강에 좋다는 오메가3, 크릴오일 같은 건강식품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게 바로 건강‘보조’식품이라는 거예요. 아직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예방적인 차원에서 먹는다면 추천하지만, 병을 진단받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반드시 그에 알맞은 약물을 써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보조식품은 약물에 비해 효과가 매우 떨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스타틴’이라는 약이 있는데, 이 약은 오메가3보다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와 뇌졸중 예방 효과가 높다는 게 입증되었습니다. 뇌졸중 예방과 관련해 오메가3나 크릴오일을 다량으로 먹는 것보다는 스타틴 한 알을 먹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거죠.

 

 

선생님은 혈관 건강을 위해 어떤 관리를 하세요?

 

 

저는 혈압계, 혈당측정계를 구비해 두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혈관 건강을 체크합니다. 또 체중 조절을 혈관 건강의 주요 지표로 삼고 있어서 체중계를 자주 이용합니다. 체중 조절을 하려면 몸속으로 들어가는 양을 조절하거나 나가는 양을 조절하거나 두 가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해요.

결국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하면 식습관과 운동량의 적절성을 결정할 수 있어요. 물론 체중뿐 아니라 체성분도 중요하지만, 식사 조절과 아울러 운동을 할 경우 체성분 자체가 좋은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신경을 씁니다. 측정의 편리성을 생각하면 체중을 지표로 삼아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우성민 사진 표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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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유용하게건강프로그램좋으네요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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