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의 첫 명절이 찾아왔다. 며느리를 배려해 차례상을 간소화하려는 시어머니, 하지만 어쩐지 더 부담이 되는 며느리.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보자.
시어머니 K여사는 명절을 보내면서 요즘 가슴이 답답하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며느리와의 관계’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설날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최대한 간소하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준비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며느리들의 반응이 어딘지 마음에 걸렸다. 며느리들의 일손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음식을 시댁에 모여 같이 만드는 대신 각자 집에서 나눠 해오라고 했는데 반응이 찜찜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방향에서 기껏 배려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며느리들이 어쩐지 기분 나쁜 기색이 역력하다. 뭐가 문제일까?
다음은 며느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Case. 내 나이 환갑, 차례상 정도는 이제 며느리 몫 아냐?
k여사: “그 동안 명절 마다 하루 전 날 다 같이 모여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번 명절은 우리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 당일 일찍 왔다가 차례만 지내고 헤어지는 거로 하자. ”
명절 때 많은 여성들이 가사 노동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와 성차별적 대우, 가족 간 비교 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선물 비용, 차례상 등 경제적 부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가급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시어머니부터 차례상이 여자들의 몫이며, 젊은 며느리들의 당연한 몫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며느리들도 당신네 아들처럼 주 5일 일하고 돌아와 가사, 육아까지 하는 바쁜 시대 아닌가! 먼저 며느리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접근해야 며느리의 자발적인 동참과 협조를 구할 수 있다.
① 준비해야 하는 음식을 시어머니가 일방적으로 정해주기 보다 며느리 스스로 선택하게 해서 부당함으로 인한 불만을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② 여자들만 동동거리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남자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심리적 지지를 줘야 한다.
③ 차례상 음식에 드는 비용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해 경제적 부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미리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며느리와 대화를 시도해 보자.
Solution. 일하랴 육아하랴 힘들지! 손 많이 가는 걸 내가 하마~
코로나19 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명절을 그냥 지나치거나 건너 뛸 수는 없다. 현재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갈 지혜가 필요하다. 가족 갈등이 있다면 마음의 병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로 긍정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여자들의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면서 가족 모두가 명절 준비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족 간 유대감을 키워야 한다. 즐거운 명절이 된다는 것은 모든 가족이 가사 노동을 분담하고 서로에게 더 많은 배려를 실천할 때 가능한 일이다.
기획 임소연 글 김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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