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마음치유력] 드라마작가 송정림의 고독과 친해지기

기사 요약글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의 저자이자 '슬플 때 사랑한다', '미쓰 아줌마'와 같은 굵직한 드라마를 쓴 송정림 작가. 그녀의 마음 치유법은 고독과 친구하기다.

기사 내용

* 전문가의 수면력 시리즈*

1편. 이나미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잘라내는 연습"

2편.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의 "활동 레시피"

3편.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긍정적인 몰두"

4편. 송정림 드라마작가의 "고독과 친해지기"

5편. 심용희 펫로스 상담 전문 수의사의 "슬픔 인정하기"

 

 

 

 

‘드라마 대본을 쓰다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고 외롭다’고 하신 인터뷰를 봤어요. 그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세요?

 

 

사랑을 표현해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서로를 쓸쓸하게 만들어요. 사랑은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이고 꾸준히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글쟁이의 숙명이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친구 삼으려고 늘 노력해요.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자 남았을 때 어느 날 우두커니 앉아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 외로움을 언젠가 너도 겪을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아프다.” 그때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시간이 올 것이고 그 시간을 행복하게 누리는 법에 대해 배워야겠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최근 출간한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비롯해 관계와 외로움을 다루는 책을 많이 냈는데, 현대인의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나만 소외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불안과 외로움을 가져온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누가 나 좀 같이 끌고 가줬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타인에게 기대려고 하죠. 타인에게 기대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 일이 생겨요. 그럼 더 불안해지고요.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정해서 가는 길에 고독이 동반자가 되어야 해요.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외로움이 짙어지는 때 고독과 친구하는 법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은 고독과 친구하는 방법을 터득하셨나요? 

 

 

노력하고 있어요. 그 방법으로 매일 아침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요. 저는 어릴 적부터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심해서 타인의 시선과 평판에 스스로를 많이 옥죄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마음이 많이 무너졌고, 마음에 돌처럼 들어앉은 타인의 시선과 평판이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던 마음을 빼낸 자리에 외로움이 들어서기 전 무엇을 채워야 할까 생각하다가 시작한 게 매일 아침 에세이 쓰기예요. 

 

 

에세이 내용이 궁금해요.

 

 

혼자 동네를 탐색했던 일, 동네 도서관에 혼자 가서 책을 읽은 일, 혼자 영화관에 갔던 일 등 소소한 일상의 기록이에요. 혼자서 행복했던 일들을 적어보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외로우니까 사람을 만나려고 해요. 그런데 외로움은 전염성이 강해서 타인까지 힘들게 만들어요. 먼저 고독과 친해진 다음에 사람들과 만나서 행복을 전파하는 게 순서 아닐까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데, 어떤 점이 좋으세요? 

 

 

나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어요. 몰랐던 취향이나 장단점까지도요. 그리고 혼자서 했을 때만 알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해요. 예를 들면 혼자 영화 보는 게 습관이 되면 영화 한 편을 깊이 있게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다 보면 나에게 잘하는 법도 알게 돼요. 세상에 수많은 노후대책이 제시되지만 저는 이게 진정한 노후대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타인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요?

 

 

사람은 관계를 벗어나서는 살 수 없어요. 당연히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해요. 저는 그럴 때 언니를 찾아요. 저는 언니를 ‘기 살리기 대장’이라고 부르는데요, 제가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늘 응원해줘요. 가족이 아니더라도 내 편이 되어주는 한 사람을 만드는 것도 마음 치유의 방법 같아요.

 

 

기획 서희라 사진 박형주(율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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