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위한 약 사용설명서_2 없어서 못 판다는 크릴 오일, 필수일까?

기사 요약글

혈관 건강에 탁월하다고 소문나며 불티나게 팔리는 크릴 오일. 현직 약사가 들려주는 허와 실.

기사 내용

 

 

“크릴오일 있나요?”

최근 들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는 중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제품은 단연 크릴오일이다. 몇 해 전 유행했던 오메가3보다 더욱 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혈관 건강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혈관 건강을 걱정한다. 혈관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젊을 때는 마치 고무줄과 같이 탄력성이 좋아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온 몸에 혈액을 원활히 돌게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늙어가듯 우리의 혈관도 손상과 복구를 반복하면서 함께 늙게 된다. 혈액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혈관에 축적되기도 하고 산화된 콜레스테롤은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관벽이 잘 복구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결국 뇌졸중, 심장마비,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흔히 노인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서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식습관 변화로 인해 일찌감치 혈관 노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최근 혈관 노화를 되돌려준다는 각종 시술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부작용의 위험만 더할 뿐이다. 중금속을 빼주는 방법으로 알려진 킬레이션 시술은 중금속 중독이 없는 사람이 받을 경우 뼈와 신장이 손상되거나 부정맥, 정맥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깨끗한 피를 뽑아 산소 처리를 한 후 다시 혈관에 넣어준다는 시술법 또한 오히려 혈액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혈관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특히 약국을 방문하는 중년 이후의 환자들의 경우 그 누구보다 '혈관 건강'에 관심이 많은데 혈압약, 고지혈증약, 당뇨약 등을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더욱 그 관심이 높다. 복용 중인 약들을 평생 끊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서인지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경험담들에 더욱 솔깃하게 된다. 요즘은 여러 방송들에서 몸에 좋다는 기능성 건강식품에 대해 선전하는 덕에 어쩌면 의사나 약사보다도 더 빨리 환자들이 유행하는 제품에 익숙해지기도 한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크릴 오일도 그렇다. 오메가3보다 더 흡수율이 좋고 살도 빼주고 심혈관계 질환 예방도 해준다니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는 없다. 심지어 이 크릴오일에 대한 믿음 때문에 복용하던 약을 중단하고 병원을 가지 않으려는 환자들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이다. 크릴 오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소개되는 인지질은 사실 다른 식품들을 통해서도 충분한 섭취가 가능하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크릴 오일을 통해 인지질을 섭취할 이유는 없으며 인지질 자체가 건강상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는 없다.

크릴 오일에는 인지질 이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아스타잔틴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 성분은 먹이사슬 하위단계인 새우에서 추출한 것이 가장 청정하기 때문의 기존의 오메가3보다 중금속 등으로 인한 오염이 적다고도 한다. 항산화 물질은 사실 우리 몸의 면역 증진과 혈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를 위한 아스타잔틴의 적정량은 크릴 오일 제품을 수천알 복용해야 하는 양이다. 그보다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비타민C를 한알 먹는 것이 더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다 할 수 있다.

 

 

 

크릴 오일에 함유된 성분 중 건강에 도움을 주는 주 성분은 인지질형태의 지방산인 PL이다.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은 분자구조에 따라 TG, EE, rTG, PL(인지질)로 구분되는데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의 혈중농도 증가 및 심혈관질환의 잠재적 변화를 평가한 연구결과 rTG 섭취군에서 혈액 내 오메가3지방산 수준이 가장 증가했다.
우리가 보통 약국에서 구매하는 오메가3는 rTG형태인데 크릴 오일보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오메가3 제품이 그 기능을 인정 받았다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크릴 오일은 아직 이렇다할 탁월한 효과를 주장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생체 이용률이 높기는 하지만 DHA, EPA 등의 몸에 좋은 지방산의 함유량은 오메가3보다 현저히 낮다.

혈관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 기능성 건강식품에 의지하고픈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의 개선이다. 잘못된 식습관만 바로 잡아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육류나 달걀을 먹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고열량 음식으로 야식을 하는 습관,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량이 일정하지 않은 습관이 체내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음식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생성은 약 20~30%를 차지하며 70~80%의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몸에서 만들어 진다. 우리 몸은 굶거나 식사량이 너무 적을 경우 당을 더 흡수하려 하고 간에서는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만들어 낸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 자동 조절 장치'를 고장내고 이 때문에 혈관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유행하는 기능성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보다 내 몸을 관리하는 습관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기사 보기]

 

 

>> 과음한 다음 날 약사들의 숙취해소제는?

 

>> 심혈관 질환에 좋은 집밥

 

>> 홍석천이 방치했다가 우울증까지 앓았다는 주부습진, 4가지만 실천하면 예방 끝!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