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구독합니다! 구독 전성시대

기사 요약글

사는(live) 재미가 없으면 사는(buy) 재미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런 형태의 소비를 부추기던 시대도 지났다. 요즘 사람들은 구매하지 않는다. 단지 구독할 뿐.

기사 내용

 

 

주부 강수지(52) 씨는 매달 신선한 꽃과 유리병을 집으로 배송받고 있다. 정기적으로 꽃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구독’했기 때문. 저렴한 비용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이처럼 예전에 신문, 잡지, 우유 등을 정기 구독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구독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구독 경제, 소비 개념을 바꾸다

 


구독 경제란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한 주오라(Zuora)의 창립자 티엔추오(Tien Tzuo)는 “판매가 아닌 반복적 수익을 만들기 위해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하는 게 구독 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려는 소비자의 요구와 안정적 수익 및 고정 소비층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목적이 정확하게 맞물리면서 구독 경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 소비를 통해 무언가를 ‘소유’하기보다는 ‘경험’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두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중심이 되고, 빅데이터, 스트리밍 서비스 등 디지털 플랫폼 기술 발전 역시 구독 경제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어디까지 구독해봤니?

 


구독 경제 업체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구독료를 납부하고 일정한 날짜에 물품을 배송받는 ‘정기 구독’ 모델이 있다. 칫솔, 이불, 생리대 등 생필품은 기본이고 다이어트 도시락, 술, 꽃, 취미 박스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일정한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구독’. 넷플릭스, 왓챠 등이 무제한 구독의 대표 모델이며, ‘밀리의 서재’ 같은 전자책 무제한 구독 서비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품목을 바꿔가며 이용 가능한 ‘대여(렌털) 모델’이 있다. 기존에는 고가 제품이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모델에서만 렌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오늘날에는 뷰티 디바이스나 미술품, 의류까지 분야를 넓히고 있다. 또 자동차를 장기 대여할 경우 한 종류의 차량만 이용 가능하지만, 구독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가입 금액에 따라 등급에 맞는 차종으로 번갈아가면서 골라 탈 수 있으며, 관리·정비·보험 등을 묶어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한다.

 

 

구독 서비스의 미래는?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구독 경제의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약 59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구독 경제 시장은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올해만 해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200여 개가 넘었으며, 대기업 역시 다방면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독 경제 열풍을 ‘게으름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제공받거나 사용하지도 않는 재화의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 사소한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것처럼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지불하는 금액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구독을 해지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한정된 재화로 다양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는 분명 합리적 소비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구독 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홍수처럼 불어날 구독 서비스 사이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구독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획 박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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