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상민이 안경 20개를 전성기에 준 까닭은?

기사 요약글

연예계 대표 기부천사 박상민이 7월 어느 날 안경을 들고 <전성기>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가 서랍 속에서 아끼던 안경을 꺼낸 특별한 사연.

기사 내용

 

 

“이곳이 안경을 기부한다는 전성기가 맞나요?”

 

멋진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슬며시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온 박상민. 그런데 들고 온 커다란 검은색 상자가 눈길을 끈다. “궁금하시죠? 안경 보관함입니다. 어젯밤 집에서 안경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여기에 담았어요. 저에겐 소중한 추억이 담긴 특별한 안경들입니다.”

보관함을 열어보니 20여 개의 선글라스들이 담겨 있었다. 베르사체, 휴고 보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로 그간 박상민이 착용한 안경이다. 이렇게 애지중지해온 안경들을 서랍 속에서 꺼낸 이유는 오는 7월 15일 오픈한 전성기 홈페이지의 기부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라이나전성기재단과 해외 안경기부단체 ‘안아주세요’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사용하지 않는 안경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시력 교정과 시력 보호가 필요한 해외 저개발국가 이웃들에게 보내는 안경기부사업이다. 이날 박상민이 기부한 안경은 10월 경 캄보디아 어린 학생과 근로자들에게 전달된다.

 

 

기부왕 박상민이 안경 기부에 참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단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어요. 안경도 기부가 된다는 걸 처음 알았거든요. 내가 사용하지 않는 안경이 캄보디아의 누군가에게 밝은 눈이 된다는 그 생각이 얼마나 멋져요. 눈이 나빠도 안경을 쓰지 못하니까 어린 학생들이 칠판 글씨도 잘 못 읽고, 특히 근로자들이 공장에서 많이 다친다네요. 저의 아주 작은 나눔이 그들에겐 생계이고 미래인 거죠. 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어서 기꺼이 동참했어요.

 

기부에도 매너가 필요하다는 말이네요?

나눔의 취지는 좋지만, 요즘 들어 반강제적으로 느낄 때가 많아요. 제가 기부를 많이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부터 이곳저곳에서 나눔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이 참 많이 옵니다. 거절 못하는 성격 탓에 대부분 참여하곤 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나눔도 많더라고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내게 없는 것까지 내놓으라는 식은 곤란하잖아요. 방송에서 나눔 캠페인을 볼 때도 연예인을 앞세워 자꾸 “전화주세요”라고 합니다. 저라면 “전화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할 것같아요. 단돈 백원, 천원도 소중한 돈이잖아요. 정중하게 동참을 요청하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전성기의 이번 안경 기부 캠페인은 ‘집에 사용하지 않은 안경이 있는데,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해요. 나눔이란 이렇게 자발적으로 우러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상민이 가져온 안경은 물론, 케이스까지 보관 상태가 뛰어났다. 또한 안경마다 그의 추억이 담겼을 만큼 평소 아끼던 안경들이다.


가져온 안경를 보니 작은 흠도 하나 없더군요. 평소 아끼던 안경인 것 같던데요.

제 몸의 일부니까요. 안경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합니다. 고등학교 때 집이 가난해 선글라스 살 돈이 없어 일반 안경에 사인펜으로 색칠해서 다닐 정도로 좋아했어요. 데뷔하기 전부터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노래했고요. 그러면서 안경을 하나씩 수집하게 됐죠. 특히 안경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저를 좋아했고 선물도 많이 주셨고요. 안경만 봐도 행복한데, 하나하나에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어요.  

 

행복한 추억이 담긴 안경을 기부하는 게 고민되지 않았나요?

전혀요. 어젯밤 두 시간 넘게 기부할 안경을 골랐어요. 하나씩 써보면서 눈이 안 좋았던 누군가가 ‘이 안경을 쓰고 세상이 밝아지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상상했습니다. 오늘 가져온 안경 중 2개는 사랑하는 두 딸이 쓰던 안경인데, 이 안경을 쓴 캄보디아의 어린이를 상상해보는 식이지요. 그런 순간이 참 행복해요.

 

그 행복감이 나눔으로 이끄는 힘인가요?

어떤 일이든 상대편이 나로 인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짜릿해요. 몸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고요. 그 짜릿함이 계속 행동하게 만들어요.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이 80억원을 넘는다고 하던데요.

세어보지도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어요. 액수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나를 드러낼 생각도 없고요. 그냥 기부를 어렵지 않게 생각할 뿐이에요. 저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ARS 전화 기부로 시작했어요. 차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안타까운 사연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계좌이체하고 고향인 평택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 결식아동 돕기를 25년째 하고 있고요. 한편으론 경기도 팽택 촌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대견해요. 저 출세한 것 같지 않나요(웃음)?

 

마지막으로 기부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기부를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이서 찾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기부부터 하다보면 어느 순간 짜릿함을 느끼실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경 기부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나눔이에요. 그저 안 쓰는 안경만 기부하면 되잖아요. 나를 귀찮게 하지도 않고요. 누구나 사용하지 않는 안경이 집에 한두 개는 있을 겁니다. 안경의 존재 이유는 쓰기 위해서입니다. 서랍 속에서 사용하지 않는 안경이 있다면 안경 기부로 따뜻한 마음을 열어보세요.

 

 

기획 이인철 사진 박충렬(스튜디오 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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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헤이데이
기부천사 박상민 대단합니다. 엄지척입니다.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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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사역자 소윤정
대박이지 말입니다.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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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
기부천사맞네요안쓰면서도기부할생각도못했는데이런기부환영합니다저도동참 하렵니다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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