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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라이나50+어워즈가 보여주는 ‘좋은 어른의 삶’
2025.09.30 조회수 130

지난 930, 시민공모가 마감되며 라이나50+어워즈 아홉 번째 수상자를 찾는 본격적인 심사의 여정이 궤도에 올랐습니다. 지금부터 내년에 있을 시상식까지, 시민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추천한 후보자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확인하는 서면 심사를 시작으로 실제 현장을 찾아 후보자와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심층 인터뷰, 그리고 수차례의 심사회의를 통해 주인공을 결정하기까지의 길고 치열한 심사 레이스가 시작되는데요. 라이나50+어워즈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회공헌부문 심사를 이끌고 있는 조흥식 심사위원장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넘어, 어떻게 나이드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인지 그 길을 보여주는 어른들이 사회공헌상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이 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라이나50+어워즈 사회공헌부문 

조흥식 (심사위원장)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 10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24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 32대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 회장

  • 5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의장

 

 

 

Q. 라이나50+어워즈의 사회공헌상이 가지는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 사회에 훌륭한 인물들의 공적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좋은 상들이 참 많지요. 그 중에서 라이나50+어워즈는 전 세대가 아닌, 유일하게 ‘50+세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에서 50+세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줍니다.

모두가 나의 성장과 가족의 안정을 위해 달려온 삶 이후에는 어떤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할까,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라는 아주 중요한 질문을 품고 살게 되지요. 라이나50+어워즈의 사회공헌상은 단순히 남을 돕고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을 넘어, 바로 이 질문에 답이 되어줄 '좋은 어른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100세에도 뜨거운 울림을 주는 삶은 계속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들이죠.  

 

제가 이런 큰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참말 꿈인 줄 알았습니다

망백(望百)을 향해 가고 있는 이 늙은이에게 어찌 이런 큰 상을 주십니까감사합니다

아흔 넘어 더 바랄 것도 없는 삶입니다만제가 가더라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 4회 사회공헌상 수상자 아가페정양원 박영옥 이사장 수상 소감 중에서 -  

 

 

 

 

 

 

Q. 모든 수상자들이 그런 분들이었습니다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을 꼽아주신다면요? 

 

 

A. 맞아요. 모든 해마다 모든 수상자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었습니다. 후세대에게는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감동을 준 것은 물론, 동년배들에게도 '좋은 어른이 되기에, 지금도 늦지 않았고 나눔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6회 수상자였던 오윤덕 사랑샘 이사장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봉사의 왕’으로 불리는 원로였던 분이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변호사 사무실을 문을 연 이후에, 어떤 이들은 변호사 개업하면 전관예우로 승승장구하고 부를 축적하기도 하지만 그 분의 삶은 전혀 달랐어요.

평생 모은 사재를 출연해 신림동 고시촌에서 치열한 경쟁에 실패한 청년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장학사업은 물론, 수험 생활에 지친 청년들에게 교양 강연, 심리상담, 다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청년 공익 변호사들을 발굴해 소외된 이웃의 권익 보호를 돕는 등 법률 복지 전반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의 나이 예순 이후에 시작한 일이지요. 라이나50+어워즈 수상 이후에도 그러한 활동이 변함이 없으신 것은 물론, 더 열정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변호사 시험에 5회 모두 낙방한 이들을 일컫는 '변시오탈자'를 위해 1인당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시작하셨죠. 낙심한 이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인생에는 여러 길이 있음을 알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활동을 계속 하신 겁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서울대학교와 법조계 안팎으로 큰 울림을 주어 '우리도 오윤덕 변호사처럼'이라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법조인으로서 또 많은 공부를 하고 높은 자리에 오른 어른으로서 어떻게 나이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사회공헌상의 상금은 1억원입니다. 하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욱 큰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요.    

 

A. 그렇습니다. 제 3회 수상자였던 강화도의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동일하게 정년 6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 재배 농장을 운영하는 곳인데, 2019년에 콩나물 공장이 몽땅 전소될 정도의 큰 불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어요.

그 때 라이나50+어워즈의 상금이 콩나물 공장의 재건에 큰 보탬이 되었고, 1년 6개월 만에 예전보다 더 넓은 면적에 생산 공정 자동화 시스템과 화재 방지를 위한 설비를 갖춘 콩나물 공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 7회 수상자였던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도 기억에 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236억원에 이르는 누적 체불 임금을 회수해주고, 노동현장에서 불합리한 차별과 구타로 고통받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곳이었는데요.

센터를 이끈 한윤수 소장은 전립선암 4기로 투병하며 심장에 심실보조장치를 단 상태에서도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금문제로 언제 센터의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이었는데 라이나50+어워즈의 수상으로 센터를 사단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본금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한 소장은 이제 본인이 세상을 떠나도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는 계속 남게 되었다며 말그대로 다시 살아난 것처럼 아주 큰 기쁨을 표현해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라이나50+어워즈 상금의 가치는 1억원이라는 숫자에 다 담을 수 없는 커다란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지요. 

 

 

 

 

Q. 이제 아홉번째 수상자를 찾는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됩니다. 어떤 방향으로 심사를 하실 계획이며,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지요?  

 

 

A. 반드시 생애 주기 전체에 걸친 봉사의 삶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만났던 수상자들처럼 퇴임 이후 제2의 인생을 살며 이웃을 돌보며 사회에 헌신하는 분들을 찾는 것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8회 수상자인 백령병원 이두익 원장은 남들이 다 꺼려하는 의료 취약 지역에 은퇴한 시니어가 자진하여 찾아가서 의사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모습으로 큰 귀감이 된 분이죠.  특히 의료 공백으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시기에서 그 분의 삶이 더욱 빛났습니다. 이렇게 은퇴 이후 삶의 방향에 대해 큰 깨달음과 영감을 주는 분들을 올해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갈 생각이고요.

그리고 높은 지위, 거창한 자리에 있는 분들만 아니라 평범한 이웃들도 이와 같은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잘 드러나지 않아, 말 그대로 '숨은 보석'과도 같은 분들인데요. 전국의 지자체부터 사회복지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NGO, 언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시대 좋은 어른의 삶에 지표가 되는 '숨은 보석'을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80세에도 계속 하고 싶은 일이 있고꿈을 꿀 수 있고

이렇게 상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덕분에 저는 늘 소년으로 살아요

인생의 마지막 구간을 완주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잘하라는 축복으로

감사히 잘 받아들이겠습니다.

 

 

- 6회 사회공헌상 수상자 사랑샘재단 오윤덕 이사장 수상 소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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